무언가 알 수 없는 그리움들이 낙엽처럼 가슴에 쌓이는 늦은 가을날,
그 그리움의 정체가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우린 눈물을 글성이기도 하며
마냥 센티해 지곤 합니다. 혹여! 그 옛날 눈물 같은 첫사랑 때문일까? 혹여!
지나간 시절 꿈결 같은 첫 키스의 그 황홀한 기억 때문일까?
지나온 아득한 시간들과 방금 지나쳐온 거리의 풍경들이 그새 그리운 건가,
되돌아보면 그리워하고 아쉬워해야 할 이야기가 너무 많습니다.
그래서 심하게 가을엔 가슴앓이를 하고_
당신의 마음에 구김이 생겨 시리고 아픈 날,
우리 절 조계사(曹溪寺)에 꼭 한번 와 보세요.
법당 앞에 앉아 두런두런 세상사 속상한 얘기도 부처님께 아뢰고,
어디선가 뵌듯한 스님께서 은근히 권하는 녹차 한잔 못 이기는 척 받아 마시며,
법문(法文) 한 자락 청해 듣는 일, 대웅전 처마에 초승달 들면,
작은 식사공간 승소(僧笑)에서 정갈한 절 밥으로 허기를 때우고,
기도 삼매에 빠져 밤을 지새우는 일,
긴 밤 무서리에 그 고운 들국이 다 시들어진다 하여도,
당신은 내일 우리가 꿈꿔 왔던 아름다운 세상의 빛나는 별처럼 언제고 그리움으로 기억될,
아무리 쌓여도 무겁지 않은 추억을 한 아름 챙겨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 행복해질 터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