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양시 지회 총무 배분자(만덕심)
이제는 자비행, 실천이다
안양시 지회는 안양시를 비롯해서 안산과 수원 지역을 포함하고 있다. 이 넓은 안양시 지회를 이끄는 이가 만덕심 배분자(57세) 총무다. 펄펄 넘치는 기운과 상대방을 끌어들이는 말솜씨가 예사롭지 않다.
배분자 총무의 어릴 적 기억에는 여섯 살 무렵의 부산 범어사가 선명하다. 절 마당에서 흙을 주워 먹으며 놀고 있으면 주지스님이 사탕을 손에 쥐어주곤 했다. 초등학생 때는 학교를 빼먹고 놀러갈 정도로, 절이 마냥 좋았다.
청소해서 얻은 집 한 채와 상가
그에게는 신기한 일이 곧잘 일어난다. 부산에서 살던 20대 새댁 시절, 새벽 3시면 잠이 깨서 매일 마을 길을 청소하고 다녔다. 1년쯤 되었을 무렵, 며칠째 그를 따라다니며 같이 청소하던 60대 노인이 말을 걸었다. 동네에 자기가 지은 빌라가 있는데 한 채도 분양이 안 됐으니, 기도해서 그걸 나가게 해주면 한 채를 거저 주겠다고 했다. 무엇을 보고 그런 부탁을 했는지 모르지만, 그이가 한 일은 매일 빈 빌라 18동을 청소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한 달 반 만에 모두 분양이 되었다. 노인은 고맙다며 빌라 한 동과 상가 하나를 등기까지 해서 건넸다.
공짜 집이 생기자 주변에서 그걸 팔아 사업을 하라고 남편을 꼬드겼다. 결국 얼마 안 가 그걸 팔아 부천으로 올라와서 금형기계 사업을 시작했다. 한 4년 돈을 많이 벌었고, 다섯 시동생을 고등학교까지 공부시켰다. 그런데 그가 절을 짓고 싶어 사놓은 터에 몰래 공장을 짓더니 큰 손해를 남기고 가정 풍파까지 불러왔다. 쉽게 얻은 재물이 가져온 불행이었다.
일주일 내내 봉사, 요양원 설립이 꿈
그는 하루에 3시간 정도만 잔다. 새벽 3시경에 잠자리에 들어 6시에 일어난다. 오고가는 차에서 잠깐씩 쪽잠을 자면 활기를 잃지 않을 정도로 건강을 타고났다. 왜 잠잘 시간이 없는지, 그의 일주일 일정을 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월요일만 빼고 매일 봉사 일정이 빼곡이 잡혀 있다.
“봉사하려고 이․미용기술을 일부러 배웠어요. 상장례문화사 교육도 받아서 무연고자 입관 봉사도 합니다. 하지만 주로 이․미용 봉사를 많이 하지요.”
일산 동국대병원(화), 안산자원봉사센터(수, 금), 섬 지역인 풍도와 육도(마지막 목, 아침 7~저녁 6시) 등에서 짧게는 1년째, 길게는 7년째 봉사하는데, 요즘은 이․미용 봉사만 하고 있다.
뒤늦게 방송통신고에 진학한 것은 사회복지사가 되기 위해서다. 목표는 요양원 설립이다. 그것도 남의 도움 없이…. 그래서 한식요리도 배우고, 요양사, 간호사, 호스피스 등의 자격증은 요양원을 세우는 데 필요해서 이미 따두었다. 부모 때문에 상처가 있는 큰딸이 사회복지학과에 들어가면서 그이도 복지에 관심이 생겼고, 그래서 봉사를 시작했다고 한다.
지난 15년간은 전국 산중 골골의 절마다 그의 기도처가 아닌 곳이 없을 만큼, 새벽이고 밤이고 기도하러 다녔다. 일주일에 서너 번은 설악산 봉정암에, 한 달에 한 번씩 남해 보리암에, 불탄 낙산사에는 주말마다 내려가 화주 노릇을 했다. 3천배, 성지순례, 템플스테이는 기본이었고 틈만 나면 아무 절에서나 기도에 매진했다. 어디 기도에 끝이 있으랴만, 그는 “이제 기도는 다 했다”라며 ‘자비행’ 즉, 봉사를 실천으로 정했다.
안양시 지회 모임은 둘째나 셋째 주 토요일에 갖고, 20~25명이 참석한다. 줄곧 조계사 강의실을 쓰고 있는데, 요즘 그는 자기가 사는 안산지역에 임대 공간을 마련해볼까 궁리중이다. 사찰이 적은 안산지역에서 수행과 포교 등, 여러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겠다 싶다. 무엇이든 원하면 이루어진다는 그의 확신이 또 무슨 일을 벌일지 궁금할 지경이다. 그간의 일로 봐서는 반드시 좋은 일일 거라는 믿음이 있어, 봄소식을 기다리듯 느긋하게 기다려볼 참이다.
▲ 안양시 지회 총무 배분자(만덕심) 불자가 방생 접수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