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사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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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전예술재 학술대회 개최
‘자신이 지은 죄업을 참회하고 육바라밀을 실천’하는 생전예수재
▲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조계사(주지 원명 스님)와 한국정토학회(회장 신규탁)는 9일 오후 1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무형문화유산으로서의 생전예수재’를 주제로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봄에 뿌린 한 알의 씨앗은 가을에 가서 천만 개의 씨를 맺는다. 예수재를 지낸 공덕 또한 이와 같으니라.” 『불설관정수원왕생시방정토경』
수륙재, 영산재와 더불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불교의례인 생전예수재(生前豫修齋)에 대해 학술적으로 조명하는 자리가 열렸다. 생전예수재란 ‘생전에 미리(豫) 닦는(修) 재(齋)’ 의식으로, 죽은 뒤에 실천할 불사를 살아 있을 때 미리 닦아 사후 명복을 빌기 위한 불교 의식이다.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조계사(주지 원명 스님)와 한국정토학회(회장 신규탁)는 9일 오후 1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무형문화유산으로서의 생전예수재’를 주제로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대회는 중앙승가대 교수 정인 스님사회로 입재의식, 인사말, 환영사, 내빈 축사, 종단 의례위원장 인묵 어장스님과 작법스님들이 생전예수재에서 ‘화청’을 시연한 다음, 기조강연과 주제발표순으로 진행했다.
신규탁 교수는 인사말에서 “생전예수재는 한국인의 문화 속에 긴 세월 동안 역할을 해온 우리의 중요한 문화재의 하나로 죽음을 준비하는 한국인의 생사관이 반영되어 있다.”면서 “생전예수재의 교리적 근거와 역사를 규명함으로써 지금 우리 시대에 바람직한 예수재 규범을 제시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했다.
주지 원명 스님도 환영사에서 조계사의 “생전예수재는 부처님의 수행과 나눔의 의미를 실천하는 상구보리 하화중생의 보살도 정신을 잘 계승하고 있다.”면서 “불교문화유산을 후대에 보전하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생전예수재가 지금 불교계에 전할 수 있는 메시지를 발굴하고 이를 현대에 맞게 보급 전파하는 일“임을 강조했다.
▲ 보광 스님(동국대 총장)이 기조강연에 나섰다.
이어 홍윤식 명예교수(동국대)와 보광 스님(동국대 총장)이 기조강연에 나섰다.
먼저 홍윤식 교수는 ‘예수재의 의례와 그 의미’의 기조강연에서 “예수재 핵심은 시왕사상에 있으며 시왕신앙은 사후에 심판을 받게 되는 특징을 지니며 사후, 명부에서의 심판이란 생사관을 바탕으로 그에 대한 문화적 복합요소가 융합되고 형성되어 오늘날까지 전승되고 있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한편 보광 스님은 “불교의 의례로 망자를 위한 수륙재와 영산재, 생자와 망자를 동시에 위하는 의례인 생전예수재를 대표적인 불교의례로 거론”하고 그중 생전예수재는 “다른 의례와 비교할 때, 실행의 기간이 길고, 의례대상이 살아있는 사람과 죽은 사람이 함께 공존하고, 수행이 중심이 되는 의례이며, 또한 죽음을 스스로 준비하고 체험하는 의례”라고 밝혔다.
주제발표에서는 이성운 겸임교수(동국대)가 ‘한국불교 생전예수재의 특성’에 대해 ‘회편과 차서와 상례화’를 중심으로 발표하고, 노명열 불찬범음연구소장이 ‘생전예수재 발전방향에 대한 제언’, 구미래 연구교수(동방문화대학원)가 ‘생전예수재의 종교, 문화적 의미와 위상’, 성청환 연구교수(동국대)가 ‘조계사 생전예수재의 역사와 의의’를 발표했다.
다음은 이날 발표된 주제발표문의 요약 내용은 다음과 같다.
▲ 이성운(동국대 겸임교수)
이성운(동국대 겸임교수) ‘한국불교 생전예수재의 특성’
우리나라는 10세기경부터 시왕사상에 입각한 사후 칠칠재나 명부 시왕에 권공하여 명복을 비는 신앙이 발달했으며, 현재 한국불교 예수재의문 고형은 예수시왕생칠재의찬요(豫修十王生七齋儀纂要)로, 대우스님에 의해 16세기 중반에 집술되었고, 이후 역사를 거듭하면서 의례의 차서가 재구조화되고 상례화되었다. 현재는 생전예수재가 일상 예수로 의미가 축소되었지만, 20세기에 들어서면서 영산재와 수륙재 등 종합의례들이 재정리되고 신행되면서, 예수재 또한 본래의 기능을 되찾게 되었다. 지금의 생전예수재는 윤달에 주로 행해지고 있지만, 향후 전통을 유지하면서도 현실의 수요를 수용하여 새롭게 변화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진단하면서. 우리 시대 예수재를 보다 정기적으로 자주 거행되어야 하는 이유와 필요성을 역설했다.
▲ 혜일명조 스님(불찬범음연구소장)
혜일명조 스님(불찬범음연구소장)은 ‘생전예수재 발전방향에 대한 제언’
현재의 생전예수재 절차와 진행은 문헌적으로 나타나는 조선 시대 거행되었던 생전예수재의 절차에 비해 상당한 부분이 축소되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이는 근대에 들어오며 보급된 영산재의 영향이라 할 수 있다. 누구나 현장 상황에 맞게 의식절차를 견기이작(見機而作)할 수 있지만, 자칫하면 설행목적과 무관하게 본질을 벗어난 재의식이 진행될 수 있음을 간과해선 안 된다. 따라서 전통의 바른 전승을 위해서는 절차만이라도 제대로 이해하고 전승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마무리했다.
▲ 구미래(동방문화대학원 연구교수)
구미래(동방문화대학원 연구교수) ‘생전예수재의 종교 문화적 의미와 위상’
생전예수재의 핵심은 ‘살아있을 때 미리 치르는 스스로에 대한 자행의 의례와 천도재이다. 죽음은 인간을 가장 성찰적으로 이끄는 주제이며, 산자를 대상으로 죽음을 다루는 것이기에 많은 이들이 기복적 의례로 여기는 경향이 크지만, 이는 의례요소의 내재적 의미를 주목하지 않고 그 자체로 받아들여 의례의 상징성을 읽지 못한 것이다. 예수재의 신행관이 수행과 보시에 기반을 둔 것으로 삶과 죽음의 세계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함을 설명하고, 예수재는 기복과 성찰의 경계에서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보다 큰 공덕을 실천하는 것이 요체임을 주장했다.
▲ 성청환(동국대 연구교수)
성청환(동국대 연구교수) ‘조계사 생전예수재의 역사와 의의’
서울 도심 한가운데 자리한 조계사는 일본 침략시대 한국불교계가 지향하던 불교계 통일운동이라는 염원을 담은 역사적 배경과 함께, 공간적으로는 전통문화의 중심에 위치하고 종교적 의미를 가진 장소로서 조계사의 상징성을 성스러움의 공동체라 정의했다. 조계사는 생전예수재를 1960년부터 종단 주도로 진행해왔고, 1976년 이후로 조계사 예수재의 정형화가 이루어졌으며, 2004년 이후 사회적 회향과 신행의 예수재를 봉행해 온 역사성을 확인했다. 또한, 종교 문화적 의미에서도 전통의례가 지닌 원형의 가치를 보존하면서 그를 바탕으로 ‘신앙에서 신행’으로 새로운 수행의례를 창출해 왔다. 특히 조계사 생전예수재는 우리나라 근현대 사회와 사회문화적으로 사회의 공통 기억과 역사적 배경에 영향을 받으면서도 잘 보존 되어 왔다. 그러나 보다 더 발전을 위해서는 1960년 이전의 생전예수재 관련 증거나 근거를 발견하기 위한 노력과 함께, 현존하는 문헌적 자료보다 구술적 자료를 중심으로 연구를 지속적으로 진행해야 하고 앞으로 시행할 생전예수재에 대해서도 참여관찰의 연구를 진행할 것을 제안했다.
대회는 포교연구실장 법상 스님의 ‘한국불교 생전예수재의 특성’에 대한 토론, 서정매 부산대 한국 음악학 박사의 ‘생전예수재 발전방향에 대한 제언’에 대한 토론, 생전예수재의 종교문화적 의미와 위상에 대한 청매의례연구소 미등 스님의 토론, 이재수 동국대 불교학술원 조교수의 조계사 생전예수재의 역사와 의의에 대한 토론이 있었고 이어 참가자 모두의 자유토론 질문과 답변을 끝으로 행사를 마쳤다.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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