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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기 2567년 음력 6월 초삼일 신중기도 회향법회

  • 입력 2023.07.20
  • 수정 2024.09.08
‘열암곡부처님 바로세우기 불사’ 기금 전달식 

  

불기 2567년 7월 20일 대웅전에서 음력 6월 초삼일 신중기도 회향법회가 열렸다.

 

불기 2567년 7월 20일 대웅전에서 음력 6월 초삼일 신중기도 회향법회가 열렸다. 상단불공의식을 마친 동참 대중은 부주지 남전스님의 소참법문에 앞서 ‘열암곡부처님 바로세우기 불사’ 기금 전달식을 가졌다. 부주지 남전스님은 이날 시주자인 온성녀 불자에게 은단주를 직접 채워 드리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어진 소참법문에서 부주지 남전스님은 “전국에 비가 많이 와서 수재피해가 아주 많습니다. 오늘 기도 끝에 수재 당하신 여러분들을 위해서 마음을 모아 기도하고 축원하도록 합시다.”라며 이번 집중호우로 희생된 영가들의 넋을 위로하며 법문을 시작했다.

 

“<화엄경>에 보면 어떤 사람은 가는 곳마다 온 세계에 부처님이 가득하심을 보고 또 어떤 사람은 무량겁 동안 부처님을 보지 못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어떤 사람은 가는 곳마다 부처님의 아름다운 음성을 듣는데 또 어떤 사람은 백천만겁이 지나도 부처님의 음성을 듣지 못한다고 합니다. <화엄경>에서 그 이유는 마음이 맑지 못해서 그렇다고 합니다.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어느 날, 조선 시대 황희 정승이 낙향해서 시골에 있는데 마을 주민들이 황희정승에게 묻습니다. ‘대감님 우리 집 소가 새끼를 낳았는데 하필이면 오늘이 아버님 제삿날입니다. 제사 지내면 안 되겠죠?’ 황희정승이 ‘그럼 지내면 안 되지!’하자 고맙다고 절하고 물러났어요. 또 한 사람이 찾아와서 묻기를 ‘오늘 저희 돼지가 새끼를 낳았어요. 그런데 어머님 제사는 지내야겠죠?’ 그러자 ‘그럼 그래야지!’라고 대답합니다. 황희정승의 부인이 옆에서 이 얘기를 듣고는 이상해서 묻습니다. ‘왜 한 사람은 안 된다고 하시고, 한 사람은 된다고 하십니까? 그러자 황희정승이 대답합니다. ‘소나 돼지가 새끼를 낳은 것이 문제가 아니라 제사가 문제인데 제사를 지내고 싶은 사람은 지내고, 지내기 싫은 사람을 지내지 말라고 했을 뿐이요.’

 

여러분! 무슨 일이든 그 일을 함에 있어서 마음이 그 방향으로 가는 겁니다. 하기 싫은 사람은 안 하는 방향으로 가고, 하고 싶은 사람은 하는 방향으로 가는 겁니다. 오늘 신중기도에 동참하셔서 소원성취의 마음을 내셨으니 기도의 방향은 잡혔습니다. 이제 남은 건 성취만 하면 됩니다. 방향도 잡고 노력도 하고 정성을 기울이고 간절함까지 더했으니 이제 되는 겁니다. 거기에 우리 스님들도 힘을 보탰으니 이루실 겁니다. 여러분 문수동자의 유명한 게송이 있지요?

 

‘성 안내는 그 얼굴이 참다운 공양의 그릇이 되고, 부드러운 말 한마디가 묘한 향이로다. 깨끗해 티가 없는 그 마음이야말로 청정법신의 보배요, 소원성취의 인연이로다.’ 

 

늘 화를 다스리고 좋은 말을 하는 건 참 어렵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기도하면서는 다스려집니다. 기도하면서는 마음이 순수하고 깨끗해집니다. 쉽지 않은데 그 어려운 걸 여러분들은 기도를 통해서 해내고 있습니다. 법문을 듣고 그렇게 살려고 노력하고 계십니다. 훌륭하십니다. 남은 건 소원성취밖에 없으니까 정성과 간절함마저 보태면 모두 이루실 겁니다.

 

옛 중국 속담에 ‘유득천상재 불파몰시소 아완유호흡 당연만족료(留得青山在 不怕没柴烧 我還有呼吸 當然滿足了)’라는 말이 있습니다. ‘푸른 산에 나무가 많이 있으니, 땔 나무 걱정은 하지 말아라’ 우리에게 이 속담을 잘 정리해보면 나에게 아직도 숨을 쉴 수 있는 힘이 남아 있고 당연히 이제는 기도를 통해서 내 삶을 하나하나 정리하고 마쳐나가면 됩니다. 인연이 성글고 때가 만들어지면 당연히 우리의 기도는 반드시 성취될 것입니다. 늘 편안하고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법문에 앞서 ‘열암곡부처님 바로세우기 불사’ 기금 전달식을 가졌다.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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