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사 봉축문화마당
5월 16일 세계적인 축제로 자리 잡은 연등축제의 분위기 속에서 조계사 신도들은 조계사 앞마당에 모여 2시부터 봉축문화마당을 마련하였다. 조계사에 소속된 법회들이 꾸미는 문화마당으로 어린이 합창단, 길상풍물패, 유아법회, 회화나무합창단, 초등법회, 어머니·혼성합창단들이 합창과 율동으로 무대를 꾸몄다. 하트 모양을 손으로 그리며 ‘사랑합니다’란 외침의 소리에 등장하신 부주지 도문스님은 “신도들이 문화강좌를 통해 익힌 솜씨로 부처님 오신 날을 축하하는 자리입니다. 흥겹게 봐주시기 바랍니다” 라는 인사말과 함께 ‘흥타령’의 노래 한 자락으로 흥의 물꼬를 트시고, 5월의 멋진 조계사만의 사랑스런 봉축문화마당이 시작되었다. 첫 주자는 어린이 합창단이다. 흰색, 빨강, 남색으로 배합된 개량한복을 입고 피아노 선율에 맞추어 노래를 부르는 어린이합창단의 모습은 마치 조계사 마당의 태극기 등을 연상하게 한다. 두 번째 등장한 길상풍물패의 징, 장구, 북, 꽹과리 사물소리와 날라리의 가락소리는 조계사 전역에 울려 퍼지는 봉축 분위기를 한껏 축하하는 흥겨운 울림이었다. 미취학어린이들의 유아법회는 그야말로 병아리 같은 모습으로 노랑옷에 연두색 새싹 모자를 쓰고 삐약대며 걸어 나와 우는 아이, 손 흔드는 아이 제멋대로의 본능이지만 나름 질서를 유지하며 예쁘게 무대를 소화한다. 중간 시간 주지 토진스님께서 깜작 등장하여 노래 한 자락을 시작하며 한층 흥을 돋구어 주시며 로터스 월드(캄보디아 보육활동 후원 단체)를 소개하며 인사를 건내신다. 65세 이상만이 가입할 수 있는 회화나무합창단의 무대! 곱게 연지곤지로 물들이시고, 품위있게 당의를 갖추신 한복차림의 곱디고운 모습. 19살 딸기 같은 여린 심정으로 노래하신다. 어느덧 세월의 흔적으로 안경 쓰신 어르신들과 희끗희끗한 하얀 머리칼이 눈이 띠지만 오늘 만은 19살 처녀도 울고 가리라. 초등법회는 1~3학년의 여자어린이팀과 남자어린이팀, 4~6학년 혼성팀의 세 팀이 등장한다. 그 나이 때는 1년간 밥그릇차 크다더니만 저학년 팀은 아직도 어린 듯 아장 아장하게 무대를 꾸미고, 고학년 언니, 오빠들은 질서정연한 모습으로 의젓하게 무대를 꾸민다. 사회자의 “어린이 법회 소개와 어떤 점이 좋으냐?”는 갑작스러운 질문에 “새 친구들을 만날 수 있고, 학교에서 배울 수 없는 체험학습이 있어 즐겁다고 한다”. 또 다른 친구는 “글쎄, 시간을 때울 수 있죠...” 관객의 “하하하...” 터지는 유쾌한 웃음소리들... 꾸밈없고 솔직한 어린이의 모습이다. 어머니·혼성합창단은 조계사 단체 분홍 티셔츠와 청바지 차림으로 건강한 젊음의 한 마당임을 노래 소리에 맞추어 표현하고, 또 보너스도 있었다. 오수시간에 밖이 너무 시끄러워 나오셨다는 사회자의 재미있는 멘트에 동자스님들이 무대에 올라가고, 하지만 낮잠 자다 나오셔서 그런지 우리의 동자스님들은 개구쟁이 짓만 하시고 결국 반야심경을 짧게 독경하시고 내려온다. 이렇게 조계사 신도들로 이루어진 우리의 봉축문화마당은 마무리되었다. 오색 찬란한 연등 아래서 앞마당을 꽉 채운 국적을 불문한 외국인들, 연령을 초월한 세대들. 여기 저기 각자 편한 곳에 자리잡고 앉았지만 사회자의 진행아래 집중되고, 모두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하는 노래 소리와 율동, 그리고 모아지는 마음은 축제의 한마당이었다. 온 마음 다해 자신을 투영함으로써 우리는 또한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의자에서 일어나는 사람들, 이곳저곳 자리를 정리하는 사람들의 표정에선 소통과 화합을 체험한 따뜻함이 전해졌다. 이로써 우리는 이 마음을 안고 부처님 오신 날을 봉축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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