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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사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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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평생을 수행과 봉사로 살아온 이길자(법륜화)보살!

  • 입력 2004.05.17
  • 수정 2024.11.22

                                                 만발에서의 보살의 모습

 

 

"남에게  보시를 하려면 잠도 덜 자야하고 남들보다 덜 먹어야 하고 남들보다 덜 써야 합니다. 모든 것을 다 채우고 하려면 절대로 할 수 없습니다."

  많은  사람들 앞에 서면 갓 시집온 새 색시처럼 두 볼이 붉게 상기되어지는 모습,  만발의 많은 일들을 힘차게 일할 때 모습은 온데 간데 사라지고  어머니처럼 부드러운 언변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쏙 빠져들게 하는 이길자(법륜화)보살!

봉사와 더불어 일상의 소박한 즐거움을 나누는 그의  미소에서 극락정토가 그리 멀지 않음을 느낀다.

 

그릇에 담은 국수위에 다양한 반찬을  이것저것 놓아주는 손이 오랫동안 해온 일처럼  쉬지 않고 일정하게 기계처럼 움직인다.

“맛있게 드세요”

“모자라면  많으니까 더 갖다 드세요”

줄을 서서 공양을 받아가는 많은 사람들에게 한사람, 한사람 인사를 놓치지 않는다.

조계사 만발식당엔  하루에 500~800여명의 사람들이 점심 공양을 하러 온다.

공양주 보살을 제외한  모든 봉사자들 손길로 이루어진 만발식당의 점심시간은 일손이 부족한 관계로 일을 하는 봉사자들의 손이 늘 정신없이 바쁘다.

따뜻한 음식을 자식에게 챙겨주고자 하는 부모의 깊은 사랑까지 담아 주고 싶은 마음일까? 이마에  송글 송글   맺혀 있는 땀을 닦는 모습이 가슴 뭉클하게 다가온다.

 

 

 

젊은 시절의 수행과 봉사

 

불교대학 2학년에 재학중인 이길자(법륜화)보살은 매일 새벽 5시면 일어나  집에  모셔 놓은 부처님 앞에  향, 초를 공양하고 관음기도 금강경 기도로 하루를 시작한다.  사는 곳이 암사동이라 아침 6시30분이면 마을버스를 타고 출발하여 좌석버스로 갈아타고  조계사를 온다.  법당 안에서 금강경 15편을 독송하고 봉사를 시작한다. 봉사를 하는 동안에도 기도를 놓치지 않는다.  청주에서 불심이 가득한 유복한 집안에서 자란 이길자(법륜화)보살은 결혼 후 아이들을 키우면서는 집에서 가까운  송광사 말사인 광덕사 에서  재무,총무등 12년이 넘도록 봉사를 하였으며 그 후론 조계사로 옮겨와 인연 맺은 지 벌써 30년이 넘었다.

결혼 후 사업을 하며  4명의 아이들을 홀로 키우며 봉사활동을 손에서 놓아본 적이 한번도 없었다.  40대에는 강화도 보문사에 가서 하루에 3000배씩 오랫동안  정진하는 등  보리암, 홍련암등  정진 하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가  기도하며  일년에 일억 3000배 절을 하며수행하는 젊은 시절을  보냈다. 홀로 자식들을 키우며 힘들 때마다 조계사를 찾았다. 그 때나 지금이나 조계사 법당은 친정집이고 조계사 부처님은 친정아버지처럼  정겹고 편안하다.

살면서 가장 많이 울었던 기억

 

조계사에 소란이 일어났던 해! 조계사 법당 안뿐만 아니라 주위에서 얼씬도 못하게 하는 바람에  얼마나 많이 울었는지 모른다.  집에서 조계사를  바라보며 기도하고  울다가 어느 날은  못 견디게 그리워서 무작정 조계사로 왔지만  조계사 일주문 앞에도 갈 수 없는 상황이였다.  할 수 없이 조계사가 바라보이는 골목에서  무릎 꿇고 기도하고 집에 돌아간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때  얼마나 울었는지  지금까지  살면서  그때처럼  많이 울어 본적이 없다며 앞으론  절대로 그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하는 보살님의 모습에서 눈물이 맺혀 있었다.

 

 

진정한 불자로서의 삶

 

“ 모름지기 불자는 입을 막고 눈을 막고 귀를 막는 바보가 되어야 합니다.  그 실천이 이뤄지지 않으면 불자로서 자격이 없습니다.  나이가 있어서인지 새벽이면 가끔 꽤가 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홀로 아이들 키우며  정진하고  봉사 활동하며 몸이 부셔져라 일하며  지내온 삶들이 파노라마처럼 기억되고 그때에 비하면 훨씬 편안한 삶인데  하고 벌떡 일어납니다.

건강이 허락되는 날까지 열심히 공부하고  봉사활동 하며 여생을 보낼 것입니다“

 

젊은 사람들에게  한말씀만 해주세요?  하는 말에 “ 첫째는 우리 가정에 잘해야 합니다. 가족이 내 부처님이고 가정이 법당입니다. 절일 본다고  남편, 자식  부처님들에게 소홀해선 안 됩니다.  그리고 살아계신 조상들에게도 잘해야 합니다.  가정의 화합이  최우선입니다. 마음에 화합이 안 되면  아무것도  되는 일이 없습니다.  항상 마음을 비우고 기도를 해야 하며  어떤 일이라도 내 탓이라고 생각하며 기도하면  누구를 원망하는 마음도 없어지고 업장소멸이 될 것입니다”

평생을 봉사하며 정진해온 탓일까?

67세란 나이가 무색 할 만큼  젊고 건강했다. 

“모든 사람에게 조금이나마  보탬이 된다고  생각될 때 가장 행복합니다.”라고 말씀하시는 이길자(법륜화)보살!  

 내일도 만발에서 정성스럽게  음식을 담아주고 계실 것이다.

봉축행사로 많은 사람들이 조계사를 방문할 것을  생각하면 벌써부터 마음이 설레인다고  말씀하시는 모습이  한창 예쁘게 피어올라 향기 품어대는 아카시아 나무를 보는듯했다.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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