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사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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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워지는 조계사 대웅전 단청이야기
목재 건축물에 단청을 하는 이유는 목재표면이 갈라지거나, 비, 바람 등 자연현상으로 인해 부식되지 않도록 하고 또 충해를 방지하기 위함이다. 그리고 건축물의 성격을 나타내거나 건물의 특수한 성격에 맞는 장엄과 위엄을 보여주기 위한 목적도 있다. 특히 사찰에서의 단청은 화엄장엄의 성격 등을 각종 문양으로 화려하게 채색하여 장식한다.
보수공사를 하고 있는 조계사 대웅전에서 단청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문화재수리협회 단청기술자협회장 김한옥선생께 대웅전 단청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조계사 단청 공사는 2005년 11월 19일부터 시작되어 2006년 5월 말 회향 예정으로 진행하고 있다.
기존의 단청은 얼마나 오래되었는가 여쭤보니 내부 단청은 각황사에서 옮겼을 때부터 80-90년 된 것이고, 외부 단청은 1974년도에 보수를 한 것이며, 내부 하단의 12지상도는 1974년 보수 때 기존의 벽화를 재 도색(덧칠) 한 것이라고 한다.
이번에 새로 하는 단청작업은 기존의 것을 덧칠 하는 것이 아니라 새롭게 다시 그리는 것이라고 한다. 그 이유는 기존의 단청 문양중에 이교적 교리의 문양이 있었기 때문에 이번에 불교 1번지인 조계사 대웅전에 맞게 새로 그리기로 하였다는 것이다.
사찰이나 궁궐에 가면 눈에 보이는 형형색색의 단청들이 다 똑같아 보이지만 우리 조계사는 외국인 관광객들이나 일반인 그리고 불자들이 많이 오는 곳이기에 좀 더 자세히 대웅전 단청에 사용된 문양 및 내용을 여쭈어 보았다.
“내부 천장 우물반자는 궁궐이나 향교에서 사용하는 문양을 피하고 부처님을 상징하는 연화 문양이나, 봉불(棒佛)문양, 파련문 등의 문양으로 극락정토 아미타의 무궁무진한 조화와 법력을 상징하였습니다. 빗 반자는 여러 불제자들을 표현하면서 사이에 산수화를 넣어서 보는 이로 하여금 안정과 편안함을 주제로 하였으며, 또한 불법의 오묘함과 한번만 보아도 소원을 이룬다는 대승불교의 법신불 사상을 염두에 두고 문양을 그린 것입니다“고 하였다.
대량 계풍에는 용, 봉황, 비천상 등을 그렸다.
용의 무늬는 권위만 상징하는 것이 아니고 상서로운 행운을 가져다준다 하여 예부터 사중에서 많이 그려오는 그림이다. 봉황도 선계에서만 산다는 상서로운 새로 표현되고, 천년장수 학을 넣으면 무궁무진 불법세계를 사방에 전달한다는 뜻이며, 수행구도 차원에서 기개가 당당한 국화문양도 있으며 불국토 정법의 오묘하고 장엄함을 뜻하는 쇠코문양과 연화문양도 그렸다.
김한옥 선생은 "사바세계의 중생을 구하는 길은 오직 부처님 가르침인 불법을 구하는 길이라 생각되어 문양 하나하나 신경 써서 선택하여 반영한 것“이라고 하였다.
범서, 십파라밀, 비인도, 학, 용, 봉황문 등등은 개판에 넣어서 억조창생 바른길을 선택코저 그린 내용이며, 외부 갈모산방 네 귀에 입을 다문 용을 넣어서 시끄러운 세상에 조용하기를 기원하는 문양이다. 또한 사방의 지붕을 바치는 역할을 하는 동시에 동서남북 사방에서 불법세계가 천년만년 빛나게 되리라 하는 생각으로 그린 것이다.
앞으로 그릴 문양으로는 불벽에는 3존 불상을 넣어서 보는 이 누구나 신심이 나도록 할 것이며, 벽화는 팔상도나 심우도를 그림으로 부처님 일생을 기념하고 수행 정진하는 마음이 생기도록 유도해 나갈 것이라고 한다. 특히 이번에 새로이 창작된 봉불문양(부처님을 받드는 것을 표현)과 삼세문양(과거, 현재, 미래를 표현)을 대웅전 천장에 처음으로 그렸다고 하였다.
현재 공사는 김한옥, 양용호, 홍춘의 3인의 책임자와 30여명의 화원들이 밤낮없이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김한옥선생은 어려서부터 오랜 세월 문화재수리를 해오면서 1974년 조계사단청보수도 직접 참여하였고 그 외 대표적인 건물들로 민속촌, 설악산 신흥사, 영동 봉은사, 문경 봉암사, 수원 봉령사, 안동 용수사, 통도사 서축암, 캐나다 서광사 등 국내외 200여 곳이나 된다고 한다. 한편 요즘 나오는 단청 관련 책 등에 잘못된 것들이 많아 새로운 책 출간을 준비 중이라고 하셨다.
바쁜 시간에 마루바닥 공사로 소음도 심하고 불편하였지만 구석구석 자세한 설명에 감사드리자 오히려 조계사 사부대중께서 많이 배려해 주셔 공사참여자 전원이 감사드린다는 말씀을 하신다. 또한 남은 공사에 정성을 다해 원만회향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하셨다.
아름답게만 느꼈을 대웅전이 구석구석의 문양들의 뜻까지 깊이 새겨 더욱 경건한 마음으로 수행을 해야 하는 도량임을 알게 된 의미 있는 취재였다.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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