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사 뉴스
조계사 뉴스
조계사 탑은 왜 짝수층인가
조계사 탑은 왜 짝수층인가
총무원장 지관스님 ‘팔각십층탑을 新建하며’
지관스님/ 조계종 총무원장
이달 말 준공예정인 조계사 8각10층탑과 관련 총무원장 지관스님이 탑 조성의 경위와 ‘탑의 층수가 왜 짝수인가’ 를 밝히는 글을 본지에 보내왔다. 총무원장 스님은 ‘조계사 팔각십층탑(八角十層塔)을 신건(新建)하며 - 공덕(功德)은 무상(無上)하고 법수(法數)는 무진(無盡)하다’는 제목의 글을 통해 탑의 층수에서 조성법식, 종류, 조성공덕에 이르기까지 탑 조성과 관련한 경전적.역사적 근거 등을 상세하게 설명했다.
“功德은 無上 하고 法數는 無盡하다”
조계사 대웅전 앞마당에 있는 7층탑에 봉안한 사리는 태국왕실에 모시고 있던 부처님진신사리 중 1과이다. 스리랑카의 달마파라(達磨婆羅)스님이 얻어 모시고 있다가 1913년 8월20일 한국을 순방하였을 때, 불연(佛緣)이 깊고 아름다운 나라라면서 환희심을 일으켜 당시 불교청년대표인 김금담(金錦潭)에게 전해준 것을 1914년 각황사(覺皇寺)를 마련하여 봉안하였다. 수년 동안 탑을 세워 봉안하지 못한 것을 안타깝게 여긴 경호(瓊湖)스님의 주관으로 태고사(?古寺:지금의 조계사)의 앞마당에 7층탑을 세우고 봉안해 왔다. 일제강점기(日帝强占期)에 건립된 이 7층탑이 8.15광복 이후 양상(樣相)이 완전한 일식(日式)이어서 바꿔야 한다는 비판이 줄곧 강하게 제기되었다.
Ⅰ. 탑의 층수에 대하여 (왜 홀수이고 짝수인가)
필자(筆者)가 총무원장직을 수임한 이후에 반드시 개건(改建)키로 하였으나 차일피일 미루면서 오늘에 이르러 조계사(曹溪寺) 세민(世敏)주지에게 주관토록 하고는, 8각 10층을 기본 틀로 하여 교상(敎相)에 근거한 전통적 도상(圖相)과 역사적인 면을 고려하여 설계하고 2008년 9월 29일자로 시공계약을 체결하였다.
종래의 통례로는 대개 홀수로 탑의 층수를 따랐는데 이번 이 탑은 8각 10층인 짝수로 층탑(層塔)하게 되었다. 8각은 정견(正見).정사유(正??).정어(正語).정업(正業).정명(正命).정정진(正精進).정념(正念).정정(正定) 의 팔정도(八正道)를 상징하였고, 10층은 불살생(不殺生).불투도(不盜).불사음(不邪).불망어(不?語).불양설(不兩舌).불악구(不?口).불기어(不綺語).불탐욕(不貪慾).불진에(不瞋).불치암(不痴暗) 등의 십선법(十善法)을 뜻하였다. 팔정도와 십선법은 부처님의 근본교설 중 전법(傳法)과 수행의 핵심 기조이다. 그간 탑을 건립함에 있어 층을 홀수로 마감하여야 한다는 주장이 여러 차례 제기되기도 하였다. 이에 건탑(建塔)의 역사를 돌이켜 보았다.
67년(후한 명제10) 처음으로 불교가 중국에 전래될 때부터 낙양(洛陽)의 백마사(白馬寺)를 비롯하여 각지에 8각탑이 건립되었을 뿐만 아니라 372년(고구려 소수림왕2) 불교가 고구려에 전래된 이후 평양을 위시하여 여러 곳에 8각탑이 세워졌음을 역사를 통하여 알 수 있다. 나아가 현존하는 우리나라 탑 중에서도 저 유명한 경천사탑(敬?寺塔)과 탑골공원의 원각사탑(圓覺寺塔)도 모두 10층인 짝수이다. 산청 대원사탑(?源寺塔) 또한 8층이니, 탑의 기단까지 포함시켜 9층으로 보는 설도 있지만 마땅히 8층으로 보아야 한다.
● 홀수탑의 문헌적 근거
탑의 층수를 홀수로 건립해야 한다는 근거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중국(中國)에서 의존(依存)해 온 홀수탑의 문헌적 근거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전거를 찾아볼 수 있다.
<주역(周易)> 계사전(辭傳)에 ‘홀수는 양수(陽數)이고 짝수는 음수(陰數)로 보아, 양(陽)인 천수(?數)는 일(一)이요 음(陰)인 지수(地數)는 이(二)이며, 천수는 삼(三)이요 지수는 사(四)이다. 천수는 오(五)이고 지수는 육(六)이며, 천수는 칠(七)이요 지수는 팔(八)이다. 천수는 구(九)요 지수는 십(十)’이라 했고, <사기(史記)> 율서(律書)에서는 ‘수는 하나에서 시작하여 10에서 끝나는데 양인 1과 음인 2가 합하여 3이 된다. 數?於一하여 終於十하되 陽一陰二가 合成於三’이라 하였으며, <성리대전(?理?全)> ‘율려신서(律呂新書)’ 권1에는 ‘살펴보건대 천지의 수는 1에서 시작하여 10에서 마치니 1.3.5.7.9를 기반하여 양(陽)이 되니 9는 양의 완성이다. 2.4.8.10을 기반하여 음(陰)이 되니 10은 음의 완성이다. 按호니 ?地之數가 ?於一하여 終於十하나니 基一三五七九로 爲陽하니 九者는 陽之成也요 基二四六八十으로 爲陰하나니 十者는 陰之成也라’하였다.
홀수는 천수(?數)며 짝수는 지수(地數)이다. 탑은 수미산의 구체적 형상의 표현이므로 하늘로 솟은 탑의 층수는 반드시 홀수(양수)를 지니고, 땅을 상징하는 탑의 평면은 반드시 짝수(음수)로 나타내야한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나아가 종래 우리나라에도 이러한 영향을 받아 홀수 탑을 세운 예가 상당수에 이르지만 일률적(一律的)으로 그러했던 것만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공민왕(?愍?) 때 노국공주(魯國公主)의 명에 따라 건립된 개풍(開豊) 경천사탑은 10층이며, 서울 탑골공원 내의 원각사탑도 10층이고 산청 대원사탑은 8층으로 건립되었다.
● 짝수탑의 문헌적 근거
불전(佛典)을 살펴보니, 홀수와 짝수에 관계함이 없이 층탑해야 한다는 전거를 볼 수 있다. 예컨대 <법원주림(法苑?林)> 권37 ‘경탑편(敬塔篇 : 대정장53, p.580a25~b2’에서 다음과 같이 <아함경(阿含經)>을 인용하고 있다.
“아함경에 이르시되, 네 부류 성인(聖人)에 해당되어야만 마땅히 탑을 세울 수 있나니 첫째는 여래(?來), 둘째는 벽지불(支弗), 셋째는 성문(聲聞), 넷째는 전륜왕(轉輪?)이다. 또 <십이인연경(十二因緣經)>에서는 여덟 부류에 속하면 탑을 세울 수 있나니 첫째는 여래(?來), 둘째는 보살(菩薩), 셋째는 연각(緣覺), 넷째는 아라한(阿羅漢), 다섯째는 아나함(阿那含), 여섯째는 사다함(斯陀含), 일곱째는 수다원(須陀?), 여덟째는 전륜왕(轉輪?)이다. 전륜왕 이하의 부류는 탑을 세우되 하나의 노반(露槃:層)만 둘 수 있으며, 친견은 하되 예배를 할 필요는 없나니 성탑(聖塔)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초과(初果)는 2노반(二露槃:二層), 이과(二果)는 3노반(三露槃), 삼과(三果)는 4노반(四露槃), 사과(四果)는 5노반(五露槃), 연각(緣覺)은 6노반(六露槃), 보살(菩薩)은 7노반(七露槃), 여래(?來)는 8노반(八露槃:八層)을 둔다. 8노반 이상이면 모두 불탑(佛塔)이다. 阿含經云 有四種人 應起塔 一 ?來 二 支弗 三 聲聞 四 轉輪? 又十二因緣經云 有八人 得起塔 一 ?來 二 菩薩 三 緣覺 四 羅漢 五 阿那含 六 斯陀含 七 須陀? 八 輪? 若輪?已下 起塔 安一露槃 見之不見禮 以非聖塔故 初果二露槃 乃至?來安八露槃 八露槃已上 是佛塔”라고 하였으니, 이에 따르면 초과(須陀?).삼과(阿那含).연각(緣覺).여래(?來) 등의 탑은 모두 짝수에 속하는 셈이다.
이상과 같이 중국이나 우리나라에서 홀수를 주장하는 것은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주역(周易)의 건곤(乾坤)인 음양(陰陽:?地)설에 의해 우수(優數:吉數)인 천양(?陽)의 홀수를 취한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불전(佛典) 등에 의하면 형편에 따라 짝수이든 홀수이든 아무런 상관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Ⅱ. 탑을 조성하는 법식(作塔法)에 대하여
전적(典籍)에 나타난 작탑법(作塔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①<마하승기율(摩訶僧祇律)> 권33 ‘명잡송발거법(明雜誦跋渠法 : 대정장22, p.498a6)’에 “탑을 세우는 법은 기단(基壇)의 사방에 난간을 설치하고 원형으로 2층을 쌓되 사면에 각이 나오도록 한다. 위에는 반개(盤盖:屋盖)를 얹고 그 위에는 길게 윤상(輪相:寶輪)을 세운다. 만약 어떤 사람이 비판하되 ‘세존께서는 이미 탐·진·치 삼독 등 모든 번뇌를 소멸하였거늘 무엇 때문에 탑을 세우느냐’고 한다면 이는 성인(聖人)에 대해 존경하는 태도가 아니므로 월비니죄(越毘尼罪:突吉羅罪이니 말로 하는 것은 ?說이고, 몸으로 행동함을 ?作이라 한다)를 범하게 되니 그 죄보가 매우 무겁기 때문이다. 이를 탑을 조성하는 법이라고 한다.
그리고 탑을 봉사(?事)함에 있어서는, 사원경내(寺院境內)에 세울 때는 먼저 적당한 장소를 선정하여 남쪽과 서쪽에는 세우지 말고, 가능한대로 동쪽이나 북쪽에 세우도록 하라. 승지(僧地)에서는 불지(佛地)를 침범하지 말고 또한 불지(佛地)에서는 승지(僧地)를 점령하지 말라. 탑의 근처에서 화장하거나, 개가 먹다 남은 음식 찌꺼기를 탑 주위에 버리지 말아야 한다. 주변에는 담장을 쌓아 격리하고 서쪽과 남쪽에는 시탑(侍塔)하는 승방(僧房:塔殿)을 지어야 한다. 승방(僧房)의 오수(汚水)가 불지(佛地)에로 들어오지 못하게 하며 또한 불지(佛地)에서 나오는 물도 승방(僧房)으로 흘러들어오지 못하게 하여야 한다. 또한 탑은 마땅히 높은 위치에 세워야 하고 탑의 경내에서는 빨래를 하거나 세탁물을 말리지도 말아야 한다. 가죽신을 신거나 머리와 어깨를 덮고 탑 난간 안에 들어가지 말며 침을 뱉거나 오물을 버려서도 안 된다.
만약 어떤 사람이 비판하되 ‘세존께서는 이미 탐·진·치 삼독 등 모든 번뇌를 소멸하였거늘 무엇 때문에 탑을 세우느냐’고 한다면 이는 월비니죄(越毘尼罪)를 범하게 되니 그 죄보가 매우 무겁기 때문이다. 이를 탑을 봉사하는 것이라고 한다.
作塔法者 下基四方 周欄楯 圓起二重 方牙四出 上施槃蓋 長表輪相 若言世尊 已除貪欲 瞋愚癡 用是塔爲 得越比尼罪 業報重故 是名塔法 塔事者 起僧伽藍時 先預度?地 作塔處 塔不得在南 不得在西 應在東 應在北 不得僧地侵佛地 佛地不得侵僧地 若塔近死尸林 若狗食殘 持來汚地 應作垣牆 應在西 若南 作僧坊 不得使僧地水 ?入佛地 佛地水 得?入僧地 塔應在高顯處作 不得在塔院中 ?染衣 著革 覆頭 覆肩 ?唾地 若作是言 世尊 貪欲瞋愚癡 已除 用是塔爲 得越比尼罪 業報重 是名塔事”라고 하였다.
②<근본설일체유부비나야(根本說一切有部毘奈耶)> 권7(대정장23, p.658a5)에 따르면, “是時 獸覺愍彼故 縱身而下 ?師?感 拔毒箭 以物繫之 白言聖者 願至我家 辦瘡藥 若須金泥 用塗瘡上 亦求覓 于時 獸覺 便作是念 今我此身 臭爛膿血 所應得者 今已得之 我今當可入無餘依?涕槃界 還昇虛空 琅諸神變 而入涕槃 時彼?師 太財?富 以諸香木 焚聖者身 復持牛乳 而滅於火 便將餘骨 盛置金 四衢道邊 起舍利羅塔 持種種繒蓋幢幡 花香伎樂 申供養已 至心禮塔 而發願言”이라고 하였다.
③<근본설일체유부비나야(根本說一切有部毘奈耶)> 권43(대정장23, p.864c2)에 따르면, “時勝光? 聞是事已(烏陀?比丘 被他殺 棄糞聚中) 及勝?人 便以四寶 莊校喪輿 躬從?來 至糞聚所 出尊者屍 香湯?? 置寶輿中 ?衆伎樂 幢幡滿路 香煙遍空 ?及?臣 傾城士? 從佛及僧 送出城? 至一空處 積衆香木 灌灑蘇油 以火焚之 誦無常經畢 取舍利羅 置金內 於四衢路側 建堵波 種種香花 及衆音樂 莊嚴供養”이라고 하였다.
Ⅲ. 불탑의 종류에 대하여
● 불탑의 용어
불탑(佛塔)의 종류에 있어서는 부처님의 사리(舍利)를 봉안한 탑을 탑파(塔婆 stupa).솔도파(覩婆).수두파(斗婆).불도(佛圖).부도(?圖 또는 ?屠).불탑(佛塔) 등으로 음사하고, 고현처(高顯處).공덕취(功德聚).방분(方墳).원총(圓塚).탑묘(塔廟).대취(?聚).영묘(靈廟) 등으로 한역한다. 차라파국(遮羅頗國)의 제발리민중(諸跋離民衆), 라마가국(羅摩伽國)의 구리민중(拘利民衆), 비유리국(毘留提國)의 바라문중(婆羅門衆), 가유라위국(迦維羅衛國)의 석종민중(釋種民衆), 비사리국(毘舍離國)의 리차민중(離車民衆), 마갈타국(摩竭陀國)의 아사세왕(阿世?), 교살라국(薩羅國)의 파사익왕(波斯匿?), 구시국(拘尸國:一名 波波國. 拘尸那伽羅城)의 말라중(末羅衆) 등 팔대국왕(八?國?)이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봉안한 곳을 탑파(塔婆)라 하였다(장아함경 권4, 대정장1, p.29b12).
부처님 탄생처인 룸비니탑, 성도처인 붓다가야탑, 초전법륜처인 녹야원의 전법륜탑, 열반처인 구시나가라의 열반처탑(涕槃處塔), 기원정사의 대신통처탑(?神通處塔), 곡녀성(曲?城) 주변의 삼도보계처탑(三道寶階處塔), 기사굴산(耆堀山)의 대승경처탑(?乘經處塔), 암라위림(菴羅衛林)의 유마현질처탑(維摩琅疾處塔) 등 팔대영탑(八?靈塔)을 비롯하여, 부처님의 사리는 모시지 않았으나 성지(聖地)에 신앙(信仰) 대상으로 세운 탑을 지제(支提 caitya)라고 음사하며 탑묘(塔廟).영묘(靈廟).방분(方墳) 등으로 한역하는데 비록 사리는 모시지 않았지만 사리를 모신 탑과 다름 없이 존숭하여 예경의 대상으로 삼는다.
● 봉안성물(?安聖物)에 따른 분류
탑 속에 봉안하는 성물에 따라 분류해 보면, 사리를 봉안하면 사리탑(舍利塔), 수달다장자가 부처님의 손톱과 머리카락을 얻어 세운 조발탑(爪髮塔), 불아(佛牙)를 봉안한 치아탑(齒牙塔), 만불상(萬佛像)을 봉안한 만불탑(萬佛塔), 가사를 봉안한 의탑(衣塔), 발우를 봉안한 발탑(鉢塔), 고승의 전신(全身)을 안치한 전신탑(全身塔), 화장터의 재를 넣은 회탑(灰塔), 유골을 분쇄하여 넣은 쇄골탑(碎骨塔), 중승(衆僧)의 유골을 합봉(合封)한 해회탑(涇會塔), 유연(有緣)과 무연(無緣)의 일체고혼(一切孤魂)을 합안(合安)한 삼계만령탑(三界萬靈塔), 우순풍조(雨順風調)로 풍년을 기원하는 립탑(粒塔), 작은 돌맹이(小石) 하나마다 <법화경>의 경문(經文)을 한 글자씩 사경(寫經)하여 넣은 일자일석탑(一字一石塔) 등 많은 종류의 탑이 있다.
● 형태에 따른 분류
탑의 형태에 따른 분류는 복발형탑(覆鉢形塔).종탑(鐘塔).감탑(龕塔).주탑(柱塔).안탑(雁塔).노탑(露塔).옥탑(屋塔).무봉탑(無縫塔).라마탑(喇塔).방탑(方塔).원탑(圓塔).오륜탑(五輪塔).난탑(卵塔).누각형탑(樓閣形塔).밀첨식탑(密式塔).묘탑(墓塔).판탑(板塔) 등으로 다양한데, 그 중 몇 가지만 조탑인연(造塔因緣)과 모양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안탑(雁塔)은 부처님께서 인행(因行) 때 보살(菩薩)로서 소승(小乘)들이 정육(?肉)을 먹는 것을 경계코자 자신을 비둘기로 변화하여 대중 앞에 떨어져 죽었다. 대중이 참회하고 그 죽은 비둘기를 위해 탑을 세운 데서 기인(起因)한다. 무봉탑(無縫塔)은 하나의 둥근 계란 모양(塊卵形)으로 만들어졌는데 남양혜충(南陽慧忠)국사가 열반할 때가 다가오자 대종(代宗 재위 763~779)에게 사세(謝世) 인사를 하였다. 대종이 섭섭함을 금치 못하여 ‘스님께서 입적(入寂)하시면 제자(弟子)가 무엇으로 기억(記憶)할 수 있겠습니까?’라 하니 스님이 ‘단월(檀越)에게 일러 무봉탑을 세워주시면 좋겠습니다’라고 한 데서 시작되었다. 라마탑(喇塔)은 티베트(Tibet)의 라마교식 탑인데 중국(中國) 북평(北平) 묘응사(?應寺)의 백탑(白塔)과 같은 예이다.
오륜탑(五輪塔)은 밀교(密敎)에서 세우는 탑이니 방(方).원(圓).삼각(三角).반월(半月).보주(寶?) 등 5종 형상(形狀)의 돌로 만든 탑으로서 지.수.화.풍.공(地水火風空) 등 오대(五?)를 상징한다. 난탑(卵塔)은 타원형(圓形)으로 된, 마치 계란과 같은 모양이니 무봉탑과 비슷하다. 밀첨식탑(密式塔)은 보탑형식(寶塔形式)의 일종으로 8각형 또는 12각형으로 9층.11층.13층 등 다층(太層)으로 된 탑이다. 묘탑(墓塔)은 묘 앞이나 좌우에 세우는 탑이고, 판탑(板塔)은 가늘고 긴 판자에 오륜탑(五輪塔)의 모양을 새겨 묘 앞에 세워 사자(死者)의 명복(冥福)을 빌기 위해 세우는 탑이다.
● 재료에 따른 분류
탑은 다양한 재료로 조성되며 그 중 전탑(塔).목탑(木塔).석탑(石塔)이 가장 일반적이며, 그 외 재료에 따라 다양하게 이름한다. ①옥탑(?塔).수마노탑(水瑪瑠塔).금탑(金塔).은탑(銀塔) 등이 있는데, 금탑은 <법화경> 방편품(方便品)에 보이고 은탑은 인도 화씨성(華氏城)의 한 바라문(波羅門)의 집에 3자(尺) 높이로 세웠진 탑이라고 한다. ②사탑(沙塔).니탑(泥塔).토탑(土塔) 등이 있으니, 사탑은 법화경 방편품에 보이는데 어린아이가 모래를 모아 만든 탑이고, 니탑은 진흙 벽돌로 만든 탑이다. ③분탑(糞塔)은 가니색가왕(迦色迦?)이 성 동쪽으로 행차하였을 때 네 명의 동자(童子)들이 소똥을 포개어 3자(尺) 높이의 탑을 쌓았으나 곧 바로 무너지는 것을 본 왕이 그 자리에 세운 탑을 말한다. ④그 외 철탑(鐵塔).동탑(銅塔).수정탑(水晶塔).유리탑(琉璃塔).향분(香紛)을 반죽하여 세운 향탑(香塔) 등이 있다. 오월왕(吳越?)인 전홍숙(錢弘)이 경산(徑山) 아육왕사(阿育?寺)의 아육왕탑을 본받아 동탑을 세웠으며, 수정탑의 예로는 일본(日本)의 국보(國寶)인 파본보장방(坡本寶藏坊)의 수정사리탑(水晶舍利塔)이 있다.
● 기탑목적(起塔目的)에 따른 분류
복을 짓기 위해 세운 기복탑(祈福塔), 부모(父母).사승(師僧).삼보(三寶) 등의 은혜를 갚고자 세운 보은탑(報?塔), 경전인 법보(法寶)를 봉안한 법신탑(法身塔), 부모 또는 자신이나 단명자(短命者)의 수명연장(壽命延長)을 발원하기 위해 세운 수탑(壽塔) 등이 있다. 보은탑의 예는 서울 강남 봉은사(??寺)와 경기도 남양주 봉선사(?先寺)에서 볼 수 있다.
● 배열위치에 따른 분류
배열하는 위치.형태에 따른 탑으로는 정중(庭中)의 좌우 쌍탑(雙塔)이 아니고 단독으로 세워진 고립식탑(孤立式塔), 좌우 양쪽에서 서로 마주보도록 세워진 대립식탑(對立式塔)이니 중국 섬서성(陝西省) 서안(西安:長安)의 대안탑(?雁塔)과 소안탑(小雁塔), 일렬로 나열된 배립식탑(排立式塔), 四方에 배열된 방립식탑(方立式塔)이니 중국 요녕(遼寧) 심양(瀋陽)의 사문사탑(四門四塔), 차수(叉手) 즉 양손을 마주잡고 고개를 숙이고 공손히 서 있는 모양의 공립식탑(拱立式塔), 여러 개의 탑이 산만하게 들쭉날쭉 서 있는 모양의 분립식탑(分立式塔) 등이 있다.
불탑의 종류로는 이 밖에도 법화경 견보탑품(見寶塔品)의 다보탑(太寶塔), 유기탑(瑜祇塔), ‘보협인다라니(寶印陀羅尼)’를 넣은 보협인탑(寶印塔), ‘무구정광다라니(無垢?光陀羅尼)’를 봉안한 무구정광탑(無垢?光塔:경주 불국사 釋迦塔의 예), 병(甁) 모양으로 된 보병탑(寶甁塔), 일산(日傘) 모양과 같은 산탑(傘塔), 방주상부(方柱上部)에 지장보살상(地藏菩薩像)을 새긴 육지장탑(六地藏塔), 사각주(四角柱)에 범자(梵字)를 새긴 각탑(角塔), 금강보좌탑(金剛寶座塔:중국 北平 眞覺寺의 예) 등이 있다.
<선견율비바사(善見律毘婆沙)> 권1(대정장24, p.681a25)에 따르면 아육왕(阿育?)은 자신이 통령(統領)했던 8만 4천국왕에게 각각 자기 국토에 탑을 조성토록 명함에 따라 8만 4천탑을 세웠다고 전하고 있다. <아육왕전(阿育?傳)> 권1(대정장50, p.102a8~b8)에도 <선견율비바사>와 같이 전하고 있다.
Ⅳ. 불멸후 건립된 남북전(南北傳) 불교국의 대표적인 탑에 대하여
불멸후(佛滅後)로부터 남북전의 모든 불교국(佛敎國)에 탑이 건립되었는데 대표적인 탑을 든다면 대개 다음과 같다.
인도와 동남아시아에는 인도 산치(Sanchi) 복발식대탑(覆鉢式?塔).건타라국(建羅國)의 높이 220자(尺)인 작리부도(雀離?圖), 미얀마 랑군(Rangoon)의 높이 180자(尺)인 서덕궁불탑(瑞德宮佛塔), 태국 방콕(Bangkok) 근처 아유티야(Ayuthia)의 높이 125자(尺)인 탁모마헐제탑(托?麻歇提塔 Phra-Thomma chedi), 라오스(Raos)의 유은상탑(維?常塔 Vienchang), 인도네시아 자바(java)의 42자(尺)인 보로부드르사원(Borobudur)탑,
네팔 카트만두(Katmandu)의 스바얌부나트사원(Svayambhunata)탑 등이 있다. 티베트에는 가장 크고 높은 라마탑(喇塔)이 있다. 중국에는 45자(尺)인 낙양(洛陽) 백마사탑(白馬寺塔), 강소성(江蘇省) 건업(建)의 오왕(吳?) 손권(孫權)이 세운 건초사(建初寺)의 8각9층탑, 북위(北魏) 때의 선무제(宣武帝)의 비(?) 영태후(靈?后)가 세운 320자(尺)의 9층 목탑, 북위의 효무제(孝武帝)가 세운 64자(尺)의 숭산(崇山) 숭악사전탑(崇嶽寺塔), 수(隋)나라 양제(煬帝)가 천태지의(?台智)스님을 위해 세운 74자(尺)의 천태산(?台山) 국청사전탑(國?寺塔), 당(唐)나라 태종황제(?宗皇帝)가 현장(?)스님을 위해 세운 58자(尺)의 서안(西安) 대자은사전탑(?慈?寺塔) 등이 있다. 일본에는 성덕태자(聖德?子)가 세운 세계최고(世界最古)인 나라(?良) 법륭사(法隆寺)의 5층 목탑이 있다. 우리나라에는 경주 불국사(佛國寺)의 석가탑(釋迦塔)과 다보탑(太寶塔), 경기도 개풍군(開豊郡) 경천사(敬?寺)의 10층석탑, 오대산(五臺山) 월정사(月精寺)의 8각9층석탑, 서울 종로구(鐘路區) 탑골공원의 10층석탑 등이 유명하다.
Ⅴ. 조탑공덕(造塔功德)에 대하여
부처님사리(佛舍利)와 나한사리(羅漢舍利)를 봉안함에 따른 공덕을 살펴보니, <무상의경(無上依經 : 대정장16, p.469a23)에서는 “부처님의 사리를 봉안하되 개자(芥子)만한 사리를 얻어 아마라과(阿摩羅果)만한 크기의 탑을 조성하면서 대찰(戴刹:刹竿)은 바늘 크기, 노반(露槃)은 대춧잎 크기, 불상은 보리알만한 크기로 조성하여 봉안하더라도 아라한(阿羅漢)의 사리를 모신 공덕에 비교하면 백분(百分)의 일(一), 천만억분(千萬億分)의 일, 내지 산수(算數)와 비유(譬喩)로도 능히 미칠 수 없다. 佛涕槃後 取舍利 ?芥子? 造塔?阿摩羅子? 戴?針? 露槃?棗葉? 造佛?麥子? 此功德 於前所說 百分不及一 千萬億分不及一 乃至算數譬 所不能及”라 하였고, <법원주림(法苑?林)> 권39(대정장53, p.591c1)에서도 <무상의경>을 인용하고 있으니, ‘비록 아라한의 탑을 4천하에 가득히 세우고 평생 동안 예배 공양을 올린다하더라도 부처님 사리탑에 비교하면 백천만억분의 일에도 비유할 수 없다(無上依經云 雖造四果聖人塔廟 滿四?下 盡形供養 不?有人 佛涕槃後 取佛舍利 造塔供養 所得功德 勝前功德 百千萬億分 不可也)’라고 하였다.
탑을 세움에 그 공덕이 커서 무상(無上)하다. 중생을 구제함에 있어 홀짝과 화복(禍福)의 경계를 넘어 법수(法數) 또한 무진(無盡)함을 밝힐 뿐이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가산지관(伽山智冠) 考
[불교신문 2548호/ 8월12일자]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저작권자 © 미디어조계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