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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사 동자승들 군법당 방문

  • 입력 2010.05.11
  • 수정 2024.11.17

회색 법복에 운동화, 그리고 챙넓은 모자를 쓰고 스님 손잡고 일주문을 나선다.

“부처님, 잘 다녀오겠습니다.”

 

동자승들은 5월 3일 대웅전 부처님앞에서 삭발 및 수계식을 하고 오늘로써 7일째를 보내고 있다.

지금까지 동자승들은 시청앞 점등식과 불교아동미술잔치참석, 용산중앙박물관 견학, 서울지방경찰청 법회까지 크고 작은 절 행사와 대외활동을 소화하고 있다.

부처님오신날을 즈음한 20여일 동안 조계사의 마스코트이자 명예홍보대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대웅전 부처님도 매일 보지만, 매일 매일이 새롭다.

 

“스님, 뭐하러 가세요?”

“군인아저씨요.”

“탱크요.”

이것이 말로만 듣던 스님들의 선문답인가?

한번 더 생각하게 하는 대답에 절로 웃음이 난다.

 

5월 9일 조계사 동자승 지도법사 일진스님과 7명의 동자승(현승, 현수, 현기, 현종, 현동, 현재, 현찬스님)들은 대승법회 회원들과 군법당 방문에 나섰다.

 

버스를 타고 가는 동안도 재잘 재잘 제비새끼들 마냥 쉬질 않는다.

지나가는 파랑, 빨강 자동차에 눈이 즐겁다.

광화문 광장 분수대 물줄기에 절로 “와! 저기 가고 싶다. 재밌겠다.” 가 나온다.

달려 달려 도착한 곳은 파주 문산 1사단 전차부대, 조계사에서 후원하고 있는 군법당이 있는 곳이다.

 

박경숙 대승법회 부회장은 “한달에 한번 넷째주 일요일 오전 8시면 여길 찾고 있죠. 회원들 14~20명정도가 방문하고 있구요. 단주를 선물하거나 퀴즈를 풀어서 피자나 절에서 가져온 떡, 과일을 나눠주고 있습니다. 올해로 19년째인데 초파일에도 올겁니다.”라며 군법당 활성화에 자부심과 열성이 대단하다.

 

일진스님의 집전으로 7명의 동자승들이 평소 절생활 그대로 삼배, 삼귀의, 반야심경을 봉독했다. 풀썩 풀썩, 쿵쿵 절을 해도 스님과 속도 맞춰 꾸벅 절도 잘한다.

 

가사 장삼 맞춰 입고 법당에 선 스님들은 역시나 나름의 카리스마가 있다. 옷과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니 그 말이 맞다. 위로금과 초코파이를 전달하고 가사 장삼 벗고 홀가분하게 자리잡고 앉아 두손으로 간식을 받아든다.

일찍 찾아온 여름 날씨에 땀흘리고 먼길 걸어온 뒤 먹는맛이 꿀맛이다.

입가득 미어지게 넣으면서도 오물오물 잘도 먹는다. 물 한모금이 감로수다.

 

온종일 기다리던 탱크와 군인아저씨들을 눈앞에서 봤다.

동자승들이 말하던 탱크와 전차, 그리고 장갑차를 설명듣고 보고 직접 올라타 만져보고 연방 좋단다.

동자스님들은 그곳에 없었다.

5살 아무 생각없는 통제불능 7명의 개구쟁이들이 있을뿐이다.

 

군인들도 쩔쩔맨다.

현동스님은 철제 헬멧을 쓰고 총도 잡고 전차위서 폼잡으며 으쓱여 본다.

무거운 기관총도 들었다 놨다 해본다.

조용하고 목소리 작은 현종스님은 장갑차가 너무 좋고, 지치지 않는 얘기꾼 현수스님은 탱크타고 출동하고 싶고 탱크가 제일 좋으시단다. 영어가 장난이 아니신 현재스님. 신발이 벗겨져도 잘도 뛰어 다니시는 현찬스님. 바지가 틑어진줄도 모르고 여기 저기 두리번거리며 생각도 많으신 현승스님

 

모두들 장갑차를 직접 타보고 군인아저씨와 악수도 한번하고 차에 뛰어오른다.

 

“잘 다녀왔습니다.” 일주문 들어서며 합장 반배 하며 다시 부처님 품안으로 들어선다.

조계사 동자승들은 5월 22일 환계식까지 다양한 대내외 활동을 하며 부처님 공부도 하고 서울 시민들과 더욱 가까워질것이다.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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