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범종각
그대 수종사에 오시려거든 <김택근> 시를 접하면 정말 수종사에 가고싶다.
그대여!
수종사에 오시려거든 세욕(世慾)의 옷 훌훌 벗어버리고
선(善)마음 하나만 가지고 오십시오
행여, 힘들다고 차를 타고 오시질랑 말고
그져 산길따라 산다랑치 논 쟁기질 하듯
그렇게 천천히 고삐를 늦추고
산길에 핀 원추리꽃 달맞이꽃
그리고 금불초 양지꽃 같은 그 이름들을 불러내어
손인사라도 나누며 천천히 오십시오
오시는 길에 혹,
조안면 능내리에 이르거든
잠시, 다산 유적지에 들러 초당에 앉아
오순도순 대화도 나누시고
목민심서 한구절 읊어도 좋고
내친김에 여유당, 기념관을 둘러봐도 좋으리
그러나 북한강 남한강이 서로 그리움을 안고 흐르다가
양수강(兩水江)에서 만나 포옹을 하며
몸을 섞는 것을 보시고
행여, 발길 멈춰 유혹되지 말고 눈인사만 나누고 오십시오
누구나 수종사에 오실때는
세월에 옹이 박힌 가슴의 상처 하나쯤 안고 오시겠지만
그렇다고 북한강이나 남한강물에게
속마음 내비치시는 마십시오
삼정헌에 앉아 마음의 문 활짝 열고
녹차 한잔 음미하기 전까지는
그대는 아직 수종사에 이르지 못한 것,
비로소 수종사에 올라 감로수 한잔 드시고
맘 깊은 곳에서 들려오는 水鐘소릴 들어보십시오
그럼, 아미타불의 미소가 마음에 떠오르면
그땐, 세욕(世慾)의 짐 모두 부려놓고
허리 굽혀 두손을 합장해도 좋으리
이 시 한편으로 수종사로 가는길 수종사에서 가져야 하는 마음을 굳이 표현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대한불교조계종 제25교구인 봉선사의말사 수종사는 남양주시 조안면 운길산 중턱에 자리하고 있다. 가파른 포장길이 힘들다면 옆의 샛길로 도란도란 이야기를 하며 걸으면 된다.
▲ 대웅전
▲ 삼정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