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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사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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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그대 수종사에 오시려거든

  • 입력 2011.04.15
  • 수정 2024.11.23
▲ 일주문
봄은 봄이란 단어만큼 짧다.

반가움에 맞을 채비를 끝냈는데 어어~~ 하다보면 벌써 저만치 달음박질을 하고 있다. 하지만 봄이 주는 의미는 길다. 희망이고 생동감이고 축복이다. 그리움이고 사랑이며 부드럽다. 나만의 의미를 만들고 간직하려 애를 쓴다. 흐르는 것을 잡아 놓을 수 있는것 작은 렌즈 속에 꼭꼭 눌러 담아 펼쳐 놓으면 시간은 거기 '그대로 멈춰라' 다. 아니 카메라가 없다면 메모장에 적어 놓아도 좋고 가슴과 피부로 충분히 느끼면 된다.

▲ 범종각

그대 수종사에 오시려거든 <김택근> 시를 접하면 정말 수종사에 가고싶다.
그대여!
수종사에 오시려거든 세욕(世慾)의 옷 훌훌 벗어버리고
선(善)마음 하나만 가지고 오십시오
행여, 힘들다고 차를 타고 오시질랑 말고
그져 산길따라 산다랑치 논 쟁기질 하듯
그렇게 천천히 고삐를 늦추고
산길에 핀 원추리꽃 달맞이꽃
그리고 금불초 양지꽃 같은 그 이름들을 불러내어
손인사라도 나누며 천천히 오십시오
오시는 길에 혹,
조안면 능내리에 이르거든
잠시, 다산 유적지에 들러 초당에 앉아
오순도순 대화도 나누시고
목민심서 한구절 읊어도 좋고
내친김에 여유당, 기념관을 둘러봐도 좋으리
그러나 북한강 남한강이 서로 그리움을 안고 흐르다가
양수강(兩水江)에서 만나 포옹을 하며
몸을 섞는 것을 보시고
행여, 발길 멈춰 유혹되지 말고 눈인사만 나누고 오십시오
누구나 수종사에 오실때는
세월에 옹이 박힌 가슴의 상처 하나쯤 안고 오시겠지만
그렇다고 북한강이나 남한강물에게
속마음 내비치시는 마십시오
삼정헌에 앉아 마음의 문 활짝 열고
녹차 한잔 음미하기 전까지는
그대는 아직 수종사에 이르지 못한 것,
비로소 수종사에 올라 감로수 한잔 드시고
맘 깊은 곳에서 들려오는 水鐘소릴 들어보십시오
그럼, 아미타불의 미소가 마음에 떠오르면
그땐, 세욕(世慾)의 짐 모두 부려놓고
허리 굽혀 두손을 합장해도 좋으리

이 시 한편으로 수종사로 가는길 수종사에서 가져야 하는 마음을 굳이 표현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대한불교조계종 제25교구인 봉선사의말사 수종사는 남양주시 조안면 운길산 중턱에 자리하고 있다. 가파른 포장길이 힘들다면 옆의 샛길로 도란도란 이야기를 하며 걸으면 된다.

▲ 대웅전

 

▲ 삼정헌

 


▲ 삼정헌

▲ 삼정헌에서 차(茶) 한잔

우선 깔딱하고 돌 계단을 올랐다면 먼저 대웅전을 들러 부처님께 예를 올리고 삼정헌에서 녹차 한잔으로 숨을 고르자 남한강과 북한강이 서로 그리움을 안고 흐르다가 양수강에서 만나 포옹을 한다는 두물머리를 눈 아래 놓고 마시는 차 한잔은 세욕의 옷을 훌훌 벗어 버리기에 충분한 평온함을 준다.

이제 수종사에 취할 시간이다.앞면3칸 측면 2칸의 대웅보전과 작은규모의 응진전. 삼신각.약사전과 단청이 없어 더 정갈하고 친숙한 선불당이 인상적이다.

▲ 부도탑

선불당과 대웅보전사이에 부도(경기도 유형문화재 제157호)와 오층석탑(경기도 유형문화재 제22호) 고려시대 팔각다층석탑의 양식을 계승한 조선전기의 석탑으로 중요한 자료라 한다.

▲ 수종사에서 내려다 본 두물머리

두물머리를 내려다 보는 범종각을 지나 해탈문을 나서면 세조가 수종사 창건후 기념식수를 했다는 500년 수령의 은행나무가 오랜시간 오고 갔을 많은 이야기들을 묵묵히 간직하고 있다.

사찰이라기 보단 아담한 암자같은 고조녁한 모습의 수종사가 운길산역이라는 지하철노선이 들어서면서 수 많은 등산객들로 혼잡하다. 이용하는 분들의 질서와 보호가 절실한 실정이다.

돌아오는길 다산 정약용 유적지와 서울종합촬영소. 세미원의 볼거리도 많다.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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