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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사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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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원심회 여름수련회

  • 입력 2011.08.07
  • 수정 2024.11.22

땅끝마을에서 집착은 내려놓고 참 나를 찾는다


조계사 원심회(회장 엄재면)에서는 지난 8월 6일(토)부터 7일(일)까지 해남 미황사에서 2011년 여름수련회를 실시했다.

수련회에는 원심회 회원들 40여 명이 동참했는데, 달마산 등산, 나를 찾아가는 수화와 함께하는 수화명상, 수화로 표현하는 12연기, 백련사와 다산기념관 탐방 그리고 대흥사 순례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6시간을 달려오니 무더위와 뜨거운 뙤약볕이 아닌 해남의 시원한 바닷바람과 흐린 하늘이 원심회 회원들을 맞았다.

 

수많은 돌계단을 올라 대웅전 앞마당에 들어서니 그 빼어난 아름다움 때문에 남도의 금강산이라 불린다는 달마산이 절 뒤편에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다. 달마산은 바위들이 갖가지 형상을 하고 있어 마치 만 불의 모습을 보인다 하여 만불산이라고도 한다. 달마대사가 중국에 선을 전하고, 해동의 달마산에 늘 머물러 있다고 하여 달마산이라고 이름 지어졌다고 한다.

짐을 방사에 내려놓고 달마산의 일부분이지만 봉화대까지 올랐다. 만 명의 부처님을 모신 곳에 들어오니 여기가 깨달음의 세계다.

해마다 약 10만여 명이 미황사를 찾는다고 한다.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절의 주지스님이 궁금한데 드디어 원심회 회원들이 만났다. 바로 주지 금강스님이다. 종교는 세상 사람들과 함께 호흡해야 하며 사람들과 함께 일하고 수행하는 것이 종교의 가장 큰 역할이라 말씀하시는 분이다.

▲ 법문하시는 미황사 주지스님(좌)과 수화로 통역하는 원심회 회장(우)

산행을 다녀온 원심회 회원들은 대웅전에 모여 금강스님으로부터 직접 미황사의 창건설화와 절 이야기를 들었다.

미황사는 한반도 최남단에 위치한 사찰로서 바닷길 불교 전래를 추측게 하는 신비로운 전설을 간직한 천 년 고찰이다. 바위의 누런 이끼, 금빛 나는 금샘, 달마전 낙조를 미황사의 3황으로 꼽는다.

조계종 제22교구 본사 대둔사의 말사인 미황사는 신라 경덕왕 8년에 창건되었다.
미황사사적비(1692년)에 따르면 서역 우전국왕의 인도로 화엄경 80권, 법화경 7권과 비로자나불, 문수보살, 40성중(聖衆), 16나한, 탱화등과 금가락지, 검은 돌이 한 개씩을 실은 배가 땅끝에 도착하였다. 이에 의조화상과 향도(香徒) 100여 명이 그 배를 맞이하였는데 바닷가에 내려놓은 검은 돌이 저절로 벌어지며 검은 소 한 마리가 나타나 문득 커졌다. 그날 밤 의조화상 꿈에 금인(金人)이 말하길 “나는 본래 우전국(인도)왕으로 여러 나라를 두루 다니며 경전과 부처님을 모실 곳을 구하고 있던 중에 이곳에 이르러 산 정상을 바라보니 1만 불이 나타나므로 여기에 온 것이다. 소에 경을 싣고 가다 소가 누워 일어나지 않은 곳에 성상을 봉안하라.”고 일렀다.
이에 소 등에 경을 싣고 가는데 소가 한번 눕더니 벌떡 일어나 다시 걷더니 산골짜기에 이르러 누워 일어나지 않았다. 이에 소가 처음 누운 자리에 통교사를 짓고 뒤에 누워 일어나지 않은 자리에 미황사(美黃寺)를 지었다. 미황사의 ‘미’는 소의 아름다운 울음소리에서 따왔고, ‘황’은 금인(金人)의 황금빛을 따와 이름 붙였다.
불교가 중국을 거치지 않고 인도에서 바로 전래되었다는 남방전래설을 뒷받침하는 창건설화다.

▲ 미황사 대웅전 천불 벽화

보물 947호인 대웅보전은 미황사의 중심전각으로 석가모니불, 좌위에 아미타불, 약사여래불이 모셔져 있다. 내부의 대들보와 천장은 산스크리트어 문자와 천불벽화로 장엄되어 있는데 그 아름다움이 인도의 아잔타 석굴 벽화, 중국 둔황막고굴의 천불벽화에 비견된다고 한다.
천장 곳곳에 그려진 1천 분의 부처님 때문에 이곳에서 세 번만 절을 올리면 한 가지 소원을 이루어진다고 하니 모두들 좋아한다.

산사에 어둠이 내려올 무렵 저녁예불을 올리는 원심회 회원들의 마음의 소리가 대웅보전을 가득 채운다. 비장애인들이 옆에 서서 한 글자 한 글자 짚어가는 예불문을 보면서 두 손 모아 지극한 불심을 태운다.

▲ 수화로 자기소개하는 원심회 회원들

이후, 수화를 통해 나를 찾아가는 108배를 진행하였다. 이것은 매주 목요일 원심회 불교수화교실에서 진행되는 프로그램이다. 우리 스스로에 대한 잘못된 인식에서 벗어나 참된 자아를 발견하고 결국에는 나와 남의 구분 없이 모두가 해탈의 길로 나아가며 장애인과 함께 깨달음을 추구하기 위한 서원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다음날, 오전에는 불교의 교리인 12연기를 장애인과 비장애인들이 함께 수화로 표현하고 익혀 봄으로써 바쁜 생활 속에 우리의 심성이 얼마나 급하고 답답한지를 느낄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체험하기도 했다.

▲ 백련사 숲길을 걷는 원심회 회원들

미황사를 내려와 들른 곳은 대한불교조계종 제22교구 본사인 대흥사의 말사인 백련사이다. 백련사 경내에서 올라서서 바라보는 강진만을 바라보니 절로 눈과 가슴이 환해진다.
고려시대 무인집권기 및 대몽항쟁기에 불교개혁운동인 백련결사운동을 이끌었던 사찰이고 다산 정약용 선생이 강진 유배생활을 하면서 백련사를 여러 차례 들러 차를 마시고 주지와 대화를 나누웠던 역사 깊은 곳이라고 한다. 이어서 20분 정도 숲길을 걸어 다산초당과 기념관을 둘러보았다.

지난 5월1일 조계사에서 다문화가정 합동결혼식을 올린 원심회 신동열 마이셀(필리핀) 회원은 어머님과 함께 수련회를 참여했다. 임신 4개월 입덧으로 몸은 힘들지만, 내내 행복한 모습이다. 힘들지 않느냐는 주위의 질문에도 “괜찮아, 괜찮아, 재미있어.” 라며 항상 웃음이 끊이지 않는 명랑한 모습이다. 1박 2일의 짧은 수련회가 마이셀에겐 오랫동안 소중한 추억이 될 것이라고 한다.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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