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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바람(願)과 바람(風)이 머문 처마 끝에서

  • 입력 2011.12.07
  • 수정 2024.11.22

 

내면의 소리를 청한다

 

▲ 백제 불교 최초 도래지/ 영광 법성포 '마라난타'사에서

캘린더 한 장 달랑-
처마 끝 풍경도 달랑-

하늘한번 마음 놓고 쳐다보지 못한
도시의 삶이 허전해서
한해의 뒤끝을 배웅하고 새로움을 마중하러 산사를 찾는다.

모든 것은 고요 속에 침묵하는데
나뭇잎만 바삐 흔들며 꼬리를 친다.

▲ 포구에서 먼 바다로 열려있는 마라난타사에서 바라본 법성포 앞바다.

어떻게 살아왔나?
반복된 자문의 화두를 찾아
막다른 끝자락에 매달려 반성의 희생양을 삼고자한다.

모자람으로 점철된 돌이킬 수 없는 시간들의 낭비-

이승의 삶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어제 세상 떠난 사람이 그리도 그리워했을 오늘의 몫을
얼마나 비우고 배려와 보람으로 채웠을까.

내면의 세계에 자리해가는 종교라는 콘셉트를
정작 제대로 정진시키고 다듬어는 왔는지
정체된 스스로에 대한 질책에 두려움의 몸을 사린다.

풍경소리는 자비심을 불러일으킨다했거늘
바람(風)이 답해오길 바라(願)보지만

역사는 마음을 비워도 반복된다는데
현실은 그 어디에도 머물지 않는가보다.

휑하니 지나가는 허공의 바람소리뿐이다.

2011.12. 4. 혜강 이상년

▲ 사면대불을 모신 마리난타사 ‘法聖浦’라는 지명에 마라난타 海路 전래설, 이 포구를 통해 4세기에 중국으로부터 마라난타 존자가 상륙하여 백제에 처음 불교를 전했다고한다.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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