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2 보충대 근처 호국금강사(조계종 군종특별교구)
2012년 1월 17일 2시. 날씨가 풀려 다행이다. 날씨마저 추웠으면 마음이 더 얼어붙었을 것을. 하나씩 둘씩 차가 주차장에 모여든다. 친구끼리 가족끼리 연인끼리 차에서 내려 손에 손잡고 102 보충대로 들어간다.
연병장 한 쪽의 무대에서는 먼저 군에 온 ‘선배’들의 장기자랑이 한창이다. 노래도 부르고 음악도 연주하고. 가족, 친구, 연인들이 박수를 친다. 이제 30분 있으면 이들은 헤어진다. 한쪽은 군대로 다른 한쪽은 집으로.
80년대 초반에 군에 갈 때는 곧 통일이 되어 우리 자식 세대는 군대에 안 가리라 생각했다. 아버지 세대도 휴전 직후에 그런 생각을 하셨으리라.
안내 장병의 말에 따르면 102 보충대에만 1,400여 명이 입대한다. 모두 누군가의 아들이자 누군가의 형-동생, 또는 누군가의 친구이다.
모인 사람들은 줄잡아 8,000명 수준. 우는 사람, 웃는 사람, 표정이 다양하다. 속마음은 다들 노래 가사 같을 것이다. ‘웃고 있어도 눈물이 난다.’
군에 가기 며칠 전부터 부처님 말씀을 전해 주었다. 기본 교육 기본 교리 시간에 들은 이야기, 기자학교 시간에 들은 이야기들을 쉽게 풀어 이야기해주었다.
인내하라고, 상처받지 말고 승화시키라고.
얼마만큼 소화했을지 모르지만 그래도 조금은 마음이 놓인다.
돌아 나오는 길에 ‘대한불교 조계종 호국불국사’ 팻말이 눈에 띈다. 군에 가면 주말마다 꼭 절에 가라고 한 말을 지키겠지 아들?
그렇게 큰아들을 군에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