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조계사 뉴스

조계사 뉴스

문화

“행복보다 더 깊은 것 있다”

  • 입력 2012.05.11
  • 수정 2024.11.23

국제선센터 ‘외국인 스님들을 위한 연수’에 참여한 자광 스님 인터뷰

한국에선 승려에게 출가 동기를 묻는 것이 결례가 된다. 자광 스님(Kitson, 캐나다)은 곰곰이 생각한다. 정확한 의미전달을 위해 한 마디 한 마디 심사숙고하여 한국어로 답한다.

“책을 통해 처음 불교를 알게 되었습니다. 참선을 통해 어떻게 하면 평화롭고 자비로운 마음을 가질 수 있을까를 생각했습니다. 평생 참선하기를 원했기에 출가하게 되었습니다.”

 

자신과 같은 서구인의 불교에 대한 관심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발생하는 온갖 스트레스, 삶의 불균형으로 인한 마음공부의 필요성 때문이라고 말하는 스님은 놀랍게도 스스로의 행복 여부에 주저한다.

“행복이란 무엇입니까? 행복은 생겼다가 사라지는 것, 사라졌다가 생겨나는 것. 인간의 삶에는 항상 기쁜 일과 슬픈 일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끊임없이 이러한 것들이 반복되는 것이 삶의 순리이기에 우리는 마음의 평안을 찾을 수 없습니다. 그러니 행복이 영원하겠습니까?”

 

스님은 간화선 수행의 궁극적인 목표가 우리가 흔히 말하는 ‘행복’을 위한 것은 아니라고 답한다. 그렇다면 간화선 수행자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을 ‘영원한 행복’으로 바꿔 표현할 수 없겠느냐는 질문에 스님은 또 다시 심사숙고한다. 긴 침묵이다.

 

“행복이 어떤 마음에서 일어나는지 살펴야 합니다. 행복은 생각과 감정입니다. 그것보다 깊은 것. 더 깊은 것. 행복이 일어나는 마음. 그 마음을 찾습니다.”

 

자광 스님은 캐나다에서 한국의 삼우 스님을 만난 것이 출가한 계기가 됐다. 삼우 스님은 일반적인 한국스님과 달리 영어에 능통했다. 평생 참선하며 살기를 원했던 자광 스님은 스승과의 인연으로 한국행을 결정하게 된다.

 

스님은 오늘 참석한 ‘조계종 외국인스님들을 위한 연수’ 프로그램에 대해선 “이렇게 많은 외국인 스님이 다 같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처음”이라며, “서로의 이해관계가 깊어질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한국어에 능숙한 본인조차 이해하지 못한 부분이 많았다며, 보다 성공적인 연수를 위해선 통역사가 필요함을 조언했다.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저작권자 © 미디어조계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