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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사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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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회행사

아시아 문화축제 ‘카티나(가사공양)법회’

  • 입력 2012.10.28
  • 수정 2024.11.28

남방불교 전통체험과 아시아 음식축제

▲ 카티나 법회에 참석한 이주민들이 기도하고 있다

비가 그친 후 가을 하늘은 더욱 높고 푸르고, 물을 머금은 국화꽃은 한결 싱그러운 조계사 도량에 이색적인 특별 행사가 열렸다. 불기2556년 10월 28일 오전 10시 30분 마하이주민 지원단체협의회 주최,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조계사•문화체육관광부 후원으로 ‘카티나(가사공양)법회’가 열린 것이다.

스리랑카, 태국, 미얀마, 네팔, 캄보디아, 몽골에서 온 10명의 외국 스님과 이주민 150여 명은 조계사 주지 도문 스님을 비롯한 조계사 사부대중의 환영을 받으며 일주문에서부터 대웅전까지 걸어갔다.
선두에는 두 사람이 맨발에 머리에 터번을 쓰고 ‘갯더비라야’라는 북을 쳤다. 스리랑카에서 모든 법회의식의 시작을 알리는 전통공연 ‘캔디 댄스’이다. 그 뒤를 각국 스님들과 이주민들이 합장하고 따라갔다.

▲ 스리랑카 전통의식 ‘캔디 댄스’를 따라 대웅전으로 이동하는 사부대중

대웅전에 도착한 스님들과 이주민들은 마주 앉아 카티나 법회를 시작했다. 법회는 팔리어로 진행되었으며, 한국어로 번역한 안내책자를 나누어 주어 조계사 신도들도 같이 법회에 참가하였다.

‘카티나 법회’는 스리랑카를 비롯해 미얀마,인도, 태국, 네팔 등 남방불교에서 행해지는 하안거 해제 기념 법회로 일 년 중 가장 중요하고 뜻깊은 행사이다. 해제일 한 달 내에 사찰에 따라 적정한 날을 정해 행하는데, 다음 주 일요일부터 본격적인 행사를 시작한다고 한다.

사회자의 진행에 따라 참가한 나라의 스님들과 조계사 주지 스님, 국장 스님들의 소개 후에 팔리어로 ‘삼귀의’가 이어졌다.

스리랑카의 와치싸라 스님(양주에 있는 마하보디사 주지 스님)은 능숙한 한국어로 “안녕하세요! 불자 여러분 반갑습니다.”로 인사를 한 후, “다른 색깔의 가사를 입은 다른 나라의 스님들께 가사공양을 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한 조계사에 감사한다. 지금 여러분들이 손에 잡고 있는 흰색 실은 세 가닥으로 되어 있는데, 흰색은 깨끗함을, 세 가닥은 불•법•승 삼보를 의미한다. 세 가닥 실을 꼬아 한 가닥으로 만드는 것은 이 자리에 함께한 불자가 삼보 안에서 한마음으로 하나가 되어 부처님 말씀을 듣는다는 의미이다. 오늘 이 자리는 남방불교의 의식 자리이지만 남방과 북방, 대승과 소승을 구별하지 말고 모두가 부처님의 가르침을 믿는 같은 불자이자 삼보의 제자이므로 하나 된 마음으로 삼보께 예를 올리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라고 인사말을 하였다.

▲ 와치싸라 스님

이어서 주지 도문 스님은 “각 나라 스님들과 함께 법연으로 인연을 맺어준 이 자리는 ‘세계일화’로 모두가 다 같은 부처님의 가족이다. 이주민들은 어려움이 많겠지만, 부처님의 자비로 건강하고 편안하게 생활하기를 바란다. 여러분께 항상 부처님의 자비광명이 함께하길 기도하겠다.”라고 간단한 인사말을 하였다.

▲ 조계사 주지 도문 스님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모두가 팔리어로 오계와 자애경(까라니야 메타 숫타)을 봉독하였다.
‘누구나 착한 일을 실천하고 평화로운 경지에 이르고자 한다면 반드시 이 경을 수지 독송하라. 수행인은 매사에 올바르고 정직하며 순종적이고 사납지 않으며 겸손하여야 한다.’로 시작하는 자애경에는 10가지의 수행덕목에 대한 가르침이 담겨 있다.

독송이 끝난 후 가사공양 의식이 진행되었다. 자주색 가사를 넓게 펼쳐 네 모서리를 잡고 앉아있는 사람들의 머리 위에 얹은 뒤, 와치싸라 스님이 가사공양 기도문을 독송하였다.
“존경하는 스님들께 저희들이 이 가사와 보시물을 포함하여 공양을 올립니다. 저희들의 행복과 해탈을 위해서 스님들께서 이 가사와 보시물을 함께 받아주십시오.”

▲가사공양 중, 불자들이 머리 위로 가사를 펼치고 있다.

넓게 편 가사를 다시 잘 접어 노란 보에 싸서 스님들께 올리자 가사공양 의식이 끝났다.

법회가 끝난 후 스님들은 발우를 들고 우정국 공원에서 탁발하고, 이주민들과 같이 공양을 함께하였다. 공양을 마친 후에 스님들은 함께한 모든 이주민들과 불자들에게 부처님의 자비와 복덕이 함께하기를 기원하는 축원으로 오늘 행사를 마무리하였다.

▲ 이주민이 스님의 발우에 음식을 담아주고 있다

이날 행사가 고국을 떠나 어렵고 힘든 상황에 놓인 근로자들과 문화적 갈등을 겪고 있을 결혼이민자들에게 부처님의 가르침을 믿는 한가족으로서 따뜻한 도움을 줄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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