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전 앞마당서 펼쳐진 김장 행사
평소 우리 조계사 불자들은 법회 후 공양간에서 따듯한 밥에 자연 그대로의 맛을 낸 나물, 잘 익은 김치로 공양하곤 한다.
오늘은 겨우내 불자들이 먹을 김장 김치를 담그는 날, 불기2556년 12월 7일 오전 10시 대웅전 앞마당에는 비닐 장막이 처져있고 그 안은 난로를 피워 따듯하다. 테이블 위에는 2,000포기의 배추가 준비되어 있고, 김치 속에 넣을 빨간 양념이 그릇마다 가득 담겨있다.
조계사 각 본부에서 나온 100여 명의 신도들은 앞치마와 고무장갑으로 단단히 준비했다. 조계사 주지 도문 스님을 포함한 사중 스님들도 김장을 위해 무장했다. 올해는 특별히 불교문화정보진흥원에서 20여 명의 거사들이 도와주러 왔다.
주지 도문 스님은 빨간 고무장갑을 낀 채 “우리 보살님들이 김치를 맛있게 드시고 건강해져서 기도 잘하게 되기를 바란다.”고 인사하며, “오늘이 마침 대설인데 추울 때 김치를 담그면 더 맛있다 한다. 이번 김치 정말 맛있겠다.”고 불자들을 격려했다.
▲ 조계사 주지 도문 스님이 불자들과 함께 김치를 담그고 있다.
사부대중은 빨간 고무장갑을 낀 붉은 주먹을 흔들며 화이팅을 외치고 김치를 담그기 시작했다. 추운 줄도 모르고 열심히 배추 속을 넣으니, 어느새 완성된 김장 김치가 통에 가득가득 담긴다. 간식으로 준비된 따듯한 호빵과 막 담근 김치를 함께 먹으니 그 맛이 별미다.
▲ 배추와 버무릴 양념을 푸는 사부대중
신도회 부회장 윤자명 보살은 “부처님 전에서 우리 신도와 스님들이 한마음으로 김장 운력을 하고 있으니 정말 행복하다.”며, “사랑으로 버무려진 이 김치를 모두 나누어 먹을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따듯해지고 추운 줄도 모르겠다.” 고 하면서 열심히 속을 채웠다.
어느덧 쌓여 있던 배추는 점점 줄어가고, 우리의 마음속 행복은 점점 쌓여간다. 마지막 김치통을 옮기고 발그레해진 얼굴에는 행복한 미소가 가득하다.
만발에 준비된 따듯한 밥과 오늘 담근 겉절이로 모두 함께 공양한 뒤 김장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