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사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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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초, 한해를 시작하는 기도
정초 7일 기도 회향 및 정월조상천도재
▲ 정초 7일 기도 회향 및 정월조상천도재 봉행
계사년 2월 18일 조계사 대웅전에는 한 해의 가족 건강과 화목을 발원하는 정초 7일간의 기도 회향이 있었다. 회향 기도와 함께 ‘정월조상천도재’도 봉행되어, 조상의 극락왕생과 후손의 번창을 위해 부처님 전에 공양 올리고자 하는 마음들로 대웅전이 발 디딜 틈도 없이 채워졌다. 법당의 중심부터 구석구석까지 앉은 불자나 서 있는 불자, 절을 하는 불자 모두가 한마음으로 관세음보살을 간절하게 불렀다.
정초 기도 회향일인 음력 1월 9일은 마침 24절기 중 대동 강물도 풀린다는 ‘우수’였다. 조계사 주지 도문 스님이 불자들의 마음에도 이미 따뜻한 봄이 왔음을 인지시켜준 덕분인지, 공간이 협소한 와중에도 서로 배려할 수 있었다. 축원문 행렬이 들어 올 때는 고개를 숙이고 몸을 낮추는 불자들의 따뜻한 배려가 함께했다.
주지 스님 법문에 앞서 ‘조계사 사찰운영위원 위촉식’이 있었다.
작년 7월에 제정된 ‘사찰운영위원회법’에 따르면, 사찰은 사부대중이 함께 관리·운영하여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이끌어 간다는 취지에서 사찰운영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
주지 도문 스님은 “조계사는 종법 제정이 있기 전부터 이미 사부대중이 함께 운영하고 있었다.”며 실천행의 모범을 보여주었다. 주지 스님은 “27명의 운영위원을 위촉하는 것은 사찰 관련 규정을 체계적으로 정비한다는 의미에서 모범이 되는 것이기에, 운영위원들이 실천수행의 장이 될 수 있도록 힘써 달라.”는 부탁도 덧붙였다.
▲ 조계사 주지 도문 스님이 사찰운영위원에게 위촉장을 전달하고 있다
▲ 조계사 사찰운영위원 위촉식 기념 촬영
이어진 법문에서 주지 도문 스님은 ‘복 짓기를 게을리 하지말라’는 부처님 말씀을 전하며 “복을 짓는 건 공덕을 짓는 것과 같으며 곧 보시의 즐거움이 곧 행복이다.”라고 설명했다.
“보시할 때는 그것이 많거나 적거나 마음을 두지 말고, 좋고 나쁨에 차별을 두지 않고 정성을 들여야 한다. 후세에 다리가 되고 길이 될 것에 원을 세우고 훌륭한 곳에 태어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진 채 행하는 것이 진정한 보시다.”
▲ 조계사 주지 도문 스님
수달다 장자의 이야기를 예로 들며 법문한 주지 스님 덕택에 신도들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보시를 즐겁게 실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따사로운 봄 햇살 같은 감로법이었다.
웰라마라 장자의 팔만사천 미녀들에게 보시한 공덕보다, 삼천대천 세계를 칠보로 장엄하는 것보다, 사구게 한 구절을 수지 독송하여 다른 사람에게 전해주는 복덕이 더 크다는 것이 금강경의 핵심이다. 또 모든 법이 무상하여 집착을 벗어나는 것이 가장 큰 보시이다. 이 진리를 불자들은 알게 되었다. 정초 기도를 통해 느낀 환희심이 동안거 방생까지 이어져 계사년을 출발하는 원력이 될 것을 믿을 수 있었다.
법회를 마치며 주지 도문 스님은 서산대사의 편지 속 임종게를 읽어주었다. 주지 스님의 목소리에서 따뜻한 마음이 전해져, 아쉬우면서도 행복함을 선물 받은 회향이 되었다.
여보게 보살들아
자네가 움켜쥔 게 웬만큼 되거들랑
자네보다 더 아쉬운 사람에게
자네 것 좀 나눠주고
그들의 마음 밭에 자네 추억 씨앗 뿌려주게
사람, 사람 마음속에 향기로운 꽃 피우면
천국이 따로 없네
극락이 따로 없다네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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