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사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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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천 불자와 함께한 생명살림 기도
대운맞이 5복 성취 정월 생명살림(방생) 기도
▲ 대운맞이 5복성취 정월 생명살림(방생) 기도
불기2557(2013)년 3월 3일 속리산 법주사에서 조계사 5,000여 명의 신도들과 함께 동안거 회향 정월 생명살림(방생) 기도를 가졌다. 그동안의 방생과 달리 자연으로 회귀하자는 뜻에서 올해 생명살림 기도는 더욱 폭넓고 새로운 의미를 가진다. 미물을 놓아주는 소극적이고 무조건적인 방생에서 이제는 자신을 놓아주고 불성을 찾아 참자유의 삶을 영위하자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조계사에서 처음 시행하는 새로운 생명살림 기도가 불교계의 본보기가 되리라 본다.
봄을 시샘하는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새벽 시간부터 생명살림 기도에 동참하는 불자들은 각 지역별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누구보다 일찍 도착하여 불자들을 따뜻하게 맞이하는 지역 임원진들과 청정한 심신으로 달려온 불자들의 모습에는 자비가 묻어났다. 그 모습에서 불자들의 마음 속에 이미 오래전부터 자리하고 있었을 불성을 발견했다. 생명살림 기도에 참여하는 5,000여 불자의 불심이 모여 무사무탈한 하루가 되길 바랐다.
용인지역 차량을 1등으로 각 지역에서 출발한 버스들이 도착하기 시작했다. 살짝 진눈깨비가 날리며 환영의 인사를 해주더니, 곧바로 환하고 따스한 봄 햇볕이 들었다. 부처님 미소 같은 햇빛은 일주문을 지나 금강문을 넘어서 법주사 마당을 가득 메우고 넘쳐났다.
▲ 생명살림 기도에 동참한 불자들로 법주사 마당이 가득 메워졌다
▲ 생명살림 기도에 동참한 불자들로 법주사 마당이 가득 찼다
국립현악단(조계사 혼성합장단지휘자 김혜경)의 잔잔한 찬불음악이 경내에 들어서는 불자들의 발걸음에 거룩한 기쁨을 더했다. 차가운 바람 속에 살며시 일어나는 봄기운에 힘 입어, 부처님의 가피를 받으려는 마음이 절로 우러났다. 행정 국장 성진 스님은 2개의 대형화면을 통해, 앞으로 진행될 기도 의식을 모두에게 자세히 소개했다.
대웅보전 앞마당에서는 40여 명의 조계사와 법주사 스님들이 취타대의 연주에 맞춰 십이지 번을 들고 입장하며 생명살림 기도의 시작을 알렸다. 팔상전을 지나 미륵대불 단상으로 오르는 길에는 많은 신도들이 합장으로 경배를 표하여, 그 장엄한 광경에 마음이 뭉클했다.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부처님의 모습은 현세처럼 차갑게 얼어붙은 마음에 온기를 불어넣어, 걸음걸음에 절로 고개가 숙여졌다.
▲ 조계사와 법주사 스님들이 십이지 번을 들고 입장하고 있다.
세상 번뇌를 끊고 참 진리 불을 밝히는, 불교의 향기를 가득 담은 청동대향로에 헌향하고 헌촉한 조계사 주지 도문 스님은 고불문을 낭독했다. 그 순간 찬란한 햇빛이 금동미륵불상 얼굴에 가득히 퍼져 부처님이 온화한 미소로 대중을 바라보고 계신 듯했다.
“청량도량 법주사 미륵부처님께 개금공양을 올리는 것은 부처님을 위한 것이 곧 우리 몸을 위한 것이니, 이 모든 인연을 공덕으로 모든 불자가 세세생생 불법의 진면목을 굽어 주시기를 부처님께 청하오며, 모든 소원이 원만성취 되도록 큰 가피로 호법선중을 옹호해 주심을 발원합니다.”
주지 도문 스님의 고불문에 5,000여 불자의 마음속에 있는 모든 소원이 하나 됨을 느끼며 합장했다.
▲ 조계사 주지 도문 스님이 고불문을 낭독하고 있다
법주사 주지 현조 스님은 법주사의 내력을 세세히 알려주었다.
“1,500여 년 역사의 법주사는 5층 목조탑인 ‘팔상전’을 비롯하여 국보 3점과 쌍사자 석등·철확·마애여래의상·희연 보살상 등 보물 12점을 가진 대한불교조계종 제5교구 본사다.”라며 예전 배우 이소룡의 마지막 영화 ‘사망유희’가 촬영되었다는 이야기도 곁들였다.
▲ 법주사 주지 현조 스님
현조 스님은 “20년 세월이 지나면서 금동미륵불상의 가사가 많이 남루해졌는데 이번 개금불사 공양으로 새 옷을 입게 되어서 기쁘다. 조계사 불자들의 모든 공덕이 헛되지 않게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보은군수 정상혁의 활기차고 따뜻한 환영사가 이어졌다.
박애리님의 음성공양 ‘미륵님 오시네’와 ‘제행무상’으로 더욱 분위기가 절정을 향해갔다
대중시식과 금박공양을 통해, 올 한해 모든 불자의 소원이 성취되길 발원하는 의식이 엄숙하고 장엄한 분위기 속에서 질서 있게 진행되었다.
▲ 불자들이 금박공양과 대중시식을 하기위해 줄지어 단으로 올라서고 있다
처음 봉행된 ‘마정수기’와 ‘모주(일 년간 기도를 통해 염주알을 모아서 염주를 완성하는데, 이번 생명살림 기도의 모주가 그 첫 번째다)’를 받는 행사에 불자들의 관심이 높았다.
▲ 조계사 주지 도문 스님이 마정수기를 해주고 있다
▲ 불자들이 조계사 주지 도문 스님으로부터 마정수기를 받고 있다
마정수기를 받고 감격한 장양희(수선행, 동대문지역) 보살은 “그동안 가족의 건강발원이 오늘 꼭 이루어질 것 같다. 생명살림 기도를 통해 새로운 자신의 불성을 찾은 것 같다.”며 눈시울을 붉힌 채 내내 ‘나무아미타불’을 염송했다.
▲ 마정수기를 받은 불자가 미소 지으며 돌아가고 있다
▲ 마정수기를 받은 불자들이 환하게 웃으며 돌아가고 있다
중구 인솔자로 장내 질서유지에 애쓴 이경택(성산) 거사는 “추운 날씨에도 모든 불자가 한몸이 되어 움직이니, 그 모습에 더 큰 은혜를 받는다. 의식 내내 스님들과 함께 경을 염불하니 이곳이 극락정토가 아니겠느냐.”며 기쁨으로 봉사에 임했다.
5,000여 명의 대중시식 및 금박공양이 거의 막바지에 이르자, 진혼무로 영가를 달랬으며 조계사 주지 도문 스님이 염원을 담아 부처님께 통축을 올렸다.
도문 스님은 “생명살림 기도에 동참한 사부대중은 탐진치·삼독심을 버리고, 부처님의 향기 담아 금공양을 올려 불성방생하니 그 공덕으로 소원성취하여, 일체생명이 내 목숨처럼 존귀함을 알게 되길 바란다.”며 일심으로 축원하였으며 “당신이 바로 부처입니다. 당신은 최고!”라고 외쳤다. 이어서 조계사 신도회장 지승동 불자가 인사말을 했다.
▲ “당신이 바로 부처입니다. 당신은 최고!”라고 외친 조계사 주지 도문 스님이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이고 있다.
소전의식은 국립공원 안이라 불 사용이 금지되어 있으므로, 대신 법주사에서 추후에 여법하게 봉행해줄 예정이라고 한다.
이날 생명살림 기도에는 조계사 주지 도문 스님이 준비한 특별한 선물도 있었다. 기도에 동참한 불자 중 권역별로 1명씩 총 5명을 추첨하여 경품을 주었다. 5,000여 명 중 행운을 거머쥔 5명에게는 30일간의 승소이용권이 주어졌다. 일상다반사 중 가장 큰일이 먹는 일인데, 이것이 해결됨은 부러운 일이다.
또한 14,000여 스님의 노후를 준비하는 승보공양이 동시에 이루어졌다. 법주사 마당을 가득 메운 불자들은 A/S 후원(060-7001-077)을 위해 동시에 전화를 걸었으며, 그 순간 동참자가 무려 1,134명이었다고 한다. 승보공양은 스님이 수행과 전법에 전념할 수 있게 하며, 더 나아가 한국불교의 중흥을 이루는 중요한 일이다. 이 승보공양의 초석에 조계사가 또 한 번 결사 동참한 것이다.
▲ 불자들이 승보공양에 동참하기 위해 전화를 걸고 있다
▲ 불자들이 승보공양에 동참하기 위해 전화를 걸고 있다
해의 기울기가 배꼽을 넘어갈 즈음 공양간에서 맛있는 냄새가 솔솔 피어올라 회를 동하게 했다. 질서 있게 공양 장소로 향한 불자들은 실외 식탁에서 따뜻한 봄날을 만끽하며, 맛난 국밥과 깍두기로 점심공양을 했다. 5,000명 분의 음식을 준비해준 법주사의 노고에 감사했다. 식후 구수한 둥굴레 차로 언 손과 몸을 녹이니 여기가 바로 극락인 것처럼 느껴졌다. 여기저기서 부처님의 가피를 논했다. 정리를 위해 군 장병들이 보내준 도움의 손길도 훈훈했다.
공양을 마친 불자들은 법주사 여기저기에서 치성을 올리고 보물을 보았으며, 긴 소나무 숲길을 걸으며 청정한 공기를 들이마셨다. 길옆으로는 보은군의 특산물이 전시·판매되고 있었다. 많은 불자들이 속리산의 특산물과 봄기운을 가득 안고 갔다.
생명살림 기도를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진행하기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고생한 사람들에게 절로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아무 탈 없이 이루어낸 커다란 의미의 생명살림 기도-나를 자유롭게 하고 내 안의 불성을 통해 스스로 부처가 되는-를 통해 부처님의 자비와 가피를 가득 안고 회향했다.
* 정월 생명살림 기도와 함께 ‘삼재소멸기도’가 회향되었다. 우리나라에는 입춘절이 되면 새해의 무사안녕을 기원하며 ‘원화소복(遠禍召福): 화를 면하고 복을 구하는 것)’ 기도를 올리는 풍습이 있다. 삼재의 두려움을 불보살의 힘으로 소멸시키는 것으로, ‘삼재소멸 불공’을 입춘이 시작되는 시기에 드리곤 한다.
조계사에서는 지난 2월 24일(일)에 삼재소멸기도를 입재하였으며 3회에 걸쳐 여법하게 봉행했다.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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