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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기2558년 보리수 새싹학교 삭발·수계식

  • 입력 2014.04.21
  • 수정 2024.11.26

동자승 단기출가자 삭발·수계의식 

 

▲ 불기2558년 보리수 새싹학교 삭발·수계식

 

불기2558년 4월 21일 오후 1시 조계사 대웅전 앞마당, 회화나무 위로는 오색의 연등이 꽃밭을 이루고 아래에서는 ‘보리수 새싹학교’ 동자스님들의 삭발·수계식이 있었다. 열 명의 어린이가 1차 서류 심사와 2차 부모 면담을 통해 선발되었다. 4월 7일부터 열흘이 넘는 적응 기간을 거쳐 19일에 입방한 동자스님들이 드디어 삭발·수계식을 봉행하게 되었다. 질서정연한 어른들과 사뭇 다른 동자스님들의 천진한 행동은 사부대중에게 잔잔한 웃음꽃을 피우게 했다.

 

수계식에 앞서 동자스님의 가사·장삼을 전달하는 의식이 있었다. 부처님 전에서 내려온 밝은 선홍빛 상자 속 가사·장삼에는 동자스님 부모들의 정성이 담겨 있었다. 이날 사시예불에 앞서 동자스님 어머니들은 출가하는 자식들을 위해 마음을 담아 부처님 전에 공양하였다고 한다. 부처님의 가르침인 생명의 소중함과 자비를 배우고 실천할 동자스님들을 위해, 대웅전 관리팀 보살들은 가사·장삼을 공손하게 받들어 동자스님들 앞으로 옮겼다.

 

동자스님들이 삭발의식을 위해 엷은 하늘빛 보자기를 둘러쓰자, 대중스님들이 각각 머리를 깎아주기 시작했다. 이발기가 닿아도 동자스님들이 두려움 없이 웃는 모습을 보일 수 있었던 것은 대중스님들의 세심한 배려 덕분이었다. 대중스님들은 동자스님들의 눈에 머리카락이 들어갈까 한 손을 이마에 받쳐 눈 위에 지붕을 만들어 주기도 했다. 삭발의식을 돕는 대웅전관리팀 보살들은 깎인 머리카락이 동자스님의 얼굴에 닿아 따끔거릴 것을 염려해 스펀지로 계속 털어주었다. 그 정성을 아는 지 동자스님들은 웃음을 잃지 않았다. 깎은 머리를 만지며 어색함에 겸연쩍게 웃는 모습을 담기 위해, 포토라인에서 카메라 플래시가 춤을 추듯 터졌다.

 

▲ 삭발의식을 치르는 동자스님들

 

▲ 깎인 머리를 만져보는 동자스님들

 

▲ 한 동자스님이 다른 동자스님의 머리를 가리키며 웃고 있다

 

동자스님들은 장삼을 입은 뒤, 참회진언과 함께 재를 팔뚝에 떨어뜨리는 ‘연비’의식을 받았다. 동자스님들이 출가를 하고자 마음은 먹었으나 향을 두려워할 수 있어 지도교사들이 먼저 했다. 어떤 동자스님은 연비의식이 주사처럼 두려운지, 팔을 감추고 거부하는 몸짓을 했다. 의식을 진행한 교육조직국장 서송 스님이 부드러운 미소로 달래자, 동자승들은 따끔한 느낌이 호기심으로 바뀌었는지 서로 연비를 받은 팔뚝을 내밀며 장난쳤다.

 

▲ 연비를 받는 동자스님들

 

부처님의 수계제자가 된 동자스님들은 합장하고 계사스님(주지 도문 스님)의 선창에 따라 후창을 하는 ‘귀의 갈마’를 수행한 후 계사스님이 질문하면 사부대중과 “잘 지키겠다”는 답변을 하는 ‘선설 계상’까지 마쳤다.

 

▲ 조계사 주지 도문 스님(계사스님)

 

대중스님들은 동자스님에게 가사를 입혀주고 108 염주와 이름표를 목에 걸어주었다.

 

▲ 가사를 입는 동자스님

 

이어 계사스님(주지 도문 스님)이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음은 시끄러운 티끌 세상을 벗어나서 부처님의 법 안에 들어온 것이니, 날마다 수행을 새롭게 하고 진리를 향한 의지를 굳게 하는 다섯 가지 덕을 가르쳐 행 할 수 있겠느냐?”라고 질문하면 동자스님들이 “잘 행하겠다.”고 답하는 ‘권계회향’을 했다.

 

삭발 수계식을 통해 출가하게 된 동자스님들이 또박또박 발원문을 낭독하자, 사부대중의 큰 박수가 쏟아졌다. 목탁소리에 맞추어 주지스님과 대중스님들에게 감사의 삼배를 하는 동자스님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진도 앞바다에서 일어나 ‘세월호 침몰’의 아픔을 잠시나마 달래주는 시간이 될 수 있기를 발원했다.

 

▲ 동자스님들이 주지스님을 비롯한 사중스님에게 삼배를 올리고 있다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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