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조계사 뉴스

조계사 뉴스

법회행사

세월호 희생자를 위한 추모재

  • 입력 2014.05.20
  • 수정 2024.11.26

▲ 세월호 희생자를 위한 추모재

 

하늬바람이 조계사 절 마당에 가득한 2014년 5월 20일. 저녁 7시가 되기도 전에 도량은 5천여 명의 사부대중과 일반 추모객으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 주최로 열린 ‘세월호 희생자를 위한 추모재’는 세월호 희생자들의 극락왕생을 기원하고, 유가족의 고통을 함께 나누는 자리였다. 또한 우리 모두의 공업으로서, 세월호 참사에 대한 참회를 위해 봉행되었다.

 

▲ 추모재에 참석한 사부대중이 추모의 의미를 담은 백등을 들고 있다

 

추모재는 인묵 스님의 천도의식으로 시작되었다. 거불·도량게작법·요잡바라·창혼 수위안좌·진혼무·화청이 이어졌다.

 

▲ 스님들이 천수바라춤을 추고 있다

 

몸짓으로 영가를 달래는 김성순씨의 진혼무에 슬픔이 고조되었다. 진혼무 끝자락에 ‘잘 가시오’라는 목소리가 울려 퍼지자 도량은 눈물바다가 되었다

화청하는 신정 스님의 염불곡조에 사부대중과 30여 명의 유가족은 또 한 번 오열하며 희생된 영혼들을 눈물로 배웅하고 극락왕생을 기원했다.


추모재에는 세월호 침몰로 희생된 안산 단원고 진우혁·이진형·김수경·제세호·백승현·장진용·이승민·김대희·김영창 학생의 유가족들도 참석해 제단에 헌화하고 향을 올렸다.

 

이어 세월호 참사에 대한 참회와 발원을 담은 총무원장 자승 스님의 추모사가 이어졌다.

자승 스님은 “미안합니다. 여러분을 지키지 못함을 참회합니다. 유가족 여러분 힘내시기 바랍니다. 여러분 곁에는 우리가 있습니다.“라며 유가족을 위로하고 참회했다.

 

▲ 총무원장 자승 스님이 추모사를 낭독하고 있다

 

이어 자승 스님은 세월호 참사에 대해 “생명의 존엄성을 일깨워 준 우리 사회의 큰 죽비소리”라며 “사람이 우선인 세상이 되어야 합니다. 공동체 정신 회복을 위해 기도 정진할 것입니다. 희생자 여러분은 항상 우리 곁에 있습니다. 불보살님께 극락왕생을 기원하겠습니다.“라며 추모사를 마쳤다.


이어 실종자 무사귀환을 기원하며 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위로하는 추모공연이 열렸다. 공연은 출연자의 재능기부로 이루어졌다. 아이돌 그룹 순정소년과 제니걸이 ‘모두 함께’라는 노래로 추모문화제의 막을 올렸다. 성의선씨의 해금연주곡 ‘어느 슬픈 날’의 연주에 이어서 故 제세호 학생의 부친 제삼열 거사가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읽을 때 조계사 절 마당은 사부대중의 눈물바다였다.

 

“아픔을 큰마음으로 승화하여, 온 국민을 위로하고 손을 맞잡고 아픔을 극복하자.”며 무대에 오른 소리꾼 장사익은 ‘허허벌판’과 ‘찔레꽃’ 노래에 가슴 저린 아픔을 담았다.

 

이어 신경선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장은 참회발원문을 통해 “세월호 참사는 사람을, 생명을, 안전을 중심에 두지 않고 저마다의 이익을 중심에 둔 우리 사회의 거울”이라며 “이 거울 앞에서 우리는 모두 고백하고 참회합니다.”라고 밝혔다. 신경선 회장은 “그 길에 두려움과 욕심을 내려놓고 이 밝은 등불을 들고 당당히 나아갈 것”이라며 아직도 차가운 바다에서 나오지 못한 실종자들이 하루빨리 가족의 품에 돌아오길 발원했다.

 

발원문에 이어 사부대중은 아미타불을 정근하며 합장했다. 중앙승가대 스님들은 제단에서 참회의 108배를 올리며 희생자의 극락왕생을 염원했다.

 

이어 천여 명의 사부대중은 백등에 불을 밝히고 조계사를 시작으로 인사동과 종로2가 종로타워를 거쳐 다시 조계사로 돌아오는 추모 제등행렬을 진행했다. 수많은 시민들도 희망으로 다시 시작하자며 함께 추모행렬에 동참하는 모습이 보였다.

 

노란색 영가등도 바람에 흔들리며 울지 말라고 손을 흔드는 것처럼 보였다. 사랑한다는 글씨가 써진 노란 리본들도 밤바람에 펄럭이며 미안함과 위로의 마음을 보내는 2014년 5월은 무심히 우리 곁을 지나가고 있었다.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저작권자 © 미디어조계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