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사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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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사 부설 쉼터 마하보디 사원의 ‘우포사트 씰라, 8계율을 지키는 날’
▲ 스리랑카에서 온 와치싸라 함두르 스님
6월 29일 일요일 오전.
공장, 논, 밭이 어우러진 경기도 외곽에 이국인들과 내국인들이 속속 모여드는 낯선 모습이 등장한다. ‘우포사트 씰라, 8계율을 지키는 날’인 이날은 한국에 온 스리랑카 이주 근로자들이 모여 스님에게 격려와 위로를 받는 날이다. 한국인 봉사자들은 의료봉사, 법률상담, 공양 준비 등으로 한몫을 한다. ‘우포사트 씰라’는 우리나라의 포살법회에 해당한다. 그 중심에는 스리랑카에서 온 와치싸라 함두르 스님이 서 있다. 와치싸라 스님은 2003년에 한국 관광차 조계사에 왔다가 스리랑카 신도들을 만난 것이 계기가 되어 한국에 머물게 되었다고 한다. 불교가 국교인 스리랑카인들에게 스님으로서 힘이 되어주고 싶어서라는 게 그 이유다.
▲ 경기도 양주시 광적면에 위치한 마하보디 사원
이들이 모인 장소는 경기도 양주시 광적면에 위치한 마하보디사다. 넉넉해 보이지는 않지만 잘 정돈된 마하보디사는 조계사에서 임대료를 지원하여 세워진 사찰로서 이주 근로자들의 쉼터로 이용되기도 한다. 하지만 지금의 모습이 갖춰지기까지는 숱한 우여곡절이 있었다고 한다. 파주 보광사에서 도움을 받아 자국인을 위한 법회를 시작하다가 동참인원이 늘어나는 바람에 평수가 제법 되는 아파트를 임대하여 법회를 봉행했지만 법회 소리로 이웃의 민원이 발생하여 지금의 자리로 이전하게 되었다고 한다. 옛 건물이다 보니 수리, 보수할 일이 만만치 않았지만 자국 이주 근로자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은 보시금으로, 간이지만 2층 법당도 만들고, 맨발로 걸어 다닐 수 있도록 보도도 정비하면서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 법회에 참석한 스리랑카 이주 근로자들
지금 이곳에서는 매주 일요일마다 80~120여 명의 스리랑카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법회를 연다. 주변 도시인 포천, 의정부, 동두천뿐만 아니라 안산, 평택에서도 이곳을 찾는다. 첫째 주 일요일에는 한국인들도 동참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 놓았다.
▲ 공간이 협소해 계단에서 공양하는 신자들
기회가 늘어날수록 마하보디사는 공간적 한계를 느낀다고 한다. 동참 인원 전원이 한곳에 모여 법회를 가질 수 있는 공간이 없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주변 땅 임대를 알아보고 있지만 경제적 상황이 넉넉지 않아 주변의 도움을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다.
가족과 나라를 떠나 혼자서 살아가는 이국인들에게 마하보디사는 마음의 안식처이자, 또 하나의 고향이자, 부처님의 나라다. 부처님 나라에서 이국인과 내국인의 분별이 있을 수 없다. 우리가 마하보디사에 대한 많은 관심과 지원을 다시 한 번 생각해야 하는 이유가 분명해 보이는 하루였다.
후원계좌: 국민은행 995701-01-115477
(예금주: 와치싸라 랑카불자협회)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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