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사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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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맞이 이주노동자 템플라이프 <한아름>
▲ 풍물놀이단이 대웅전 앞마당에서 '추석맞이 이주노동자 템플라이프' 참가자를 맞이했다.
한가위를 일주일 앞둔 8월 31일 일요일. 조계사 대웅전 앞마당에 삼삼오오 도착한 외국인들이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바로 우리의 명절 추석을 맞아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한 ‘템플라이프’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스리랑카, 방글라데시, 몽골, 네팔에서 온 150여 명의 외국인들은 조계사 앞마당에서 벌어진
흥겨운 풍물놀이에 덩실덩실 춤을 추기도 했고, 대웅전에서 삼배도 올리며 이곳저곳을 둘러보기에 바빴다. 지혜·정진·선정의 세 팀으로 나뉘어 50여 명씩 이동하기 시작했다.
▲ 참가자들은 안심당 3층에서 참선과 명상하는 시간을 가졌다.
프로그램은 총 세 가지로 ‘차와 함께 참선수행’, ‘송편 빚기’, ‘연꽃등(燈) 만들기’가 있었다. 일요일에도 조계사 청년회 회원 20여 명이 봉사자로 나와서 프로그램 진행을 도와주었다.
‘연꽃등 만들기’는 극락전에서 진행하였다. 진행자의 말이 떨어지기도 전에 컵에 연꽃을 하나하나 붙이고 다채로운 색깔로 연꽃등을 완성해 나가는 모습이 참 능숙했다. 역시 불교권 국가라 그런 것인가 하는 생각도 잠시. 여기저기서 완성품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독특한 작품세계를 보여준 이가 있는가 하면 지금 이 순간 필요한 건 오직 스피드뿐인 이도 있었다. 무엇보다 함께 모여 이런 프로그램을 하는 것이 좋은 듯 미소를 띠는 이들도 있었다.
‘참선수행’은 안심당 3층에서 진행되었다. 참가자들은 가부좌를 틀고 앉아 스님의 지도에 따라 눈을 감고 명상에 잠겼다. 가부좌를 힘들어하는 이들도 간혹 있었으나 모두 잘 따라주었다.
▲ 다 함께 송편을 만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극락전 옆 나무 데크 위에서 진행된 ‘송편 빚기’ 행사는 찹쌀가루를 빻아 소를 넣고 조물조물 예쁜 모양으로 만드는 시간이었는데 남자들만 있던 스리랑카 팀이 가장 적극적으로 임했던 건 비밀 아닌 비밀이었다. 송편 빚기 재능(?)을 가리고자 누가 빨리, 그리고 예쁘게 빚나 경합을 벌였는데 속도와 모양, 그리고 크기까지 엄격하게 심사했다. 기자가 따라 할 수 없을 만큼 잘 빚어진 송편을 보고 있노라니 조상님께 죄송한 마음마저 들었다.
▲ 추석을 맞이하는 우리의 마음을 이주노동자들도 느꼈을 기회였다.
모든 행사가 끝나고 총무원 지하공연장으로 이동해 회향식을 가졌다. 참가자들 손에는 ‘우리도 부처님같이’와 몇몇 찬불가가 적혀진 유인물이 있었다. 참가자 모두가 ‘우리도 부처님같이’를 서툴러도 열심히 따라 불러 감동을 전했다. 참가자들은 나라별로 기념사진을 찍고 추석맞이 템플라이프를 원만회향했다.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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