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사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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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맞이 이주노동자 템플라이프 <한아름> 인터뷰 편
▲ 참가자들이 환하게 웃으며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나라별 노동자 중에서 가장 한국어가 능숙했던 외국인과의 인터뷰를 시도했다.
기자: 안녕하세요, 어느 나라에서 오셨고 이름이 어떻게 되시나요?
프엉 타오(이하 프엉): 안녕하세요, 저는 베트남에서 왔고 이름은 이은샘(한국 이름을 먼저 말해주었다!), 베트남 이름은 PHWONG THAO(프엉 타오) 입니다. 85년생이에요.
기자: 오늘 외국인 취재에 잔뜩 긴장하며 손짓 발짓을 준비했던 제가 창피할 정도인데요, 따로 한국어를 배운 적이 있나요?
프엉: 저는 호찌민 대학에서 한국어과를 졸업해서 의사소통에는 문제가 없습니다.
기자: 그렇다면 예전부터 한국문화를 접할 기회가 다른 사람보다 많았을 텐데 혹시 한류의 영향은 없었는지요.
프엉: 저는 많은 드라마를 봤고 (어떤 드라마를 봤느냐 물어보니 일일이 대답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보았다고 함.) 그중에서도 특히 '대장금'을 서른 번도 넘게 봤었고 제 한국어 선생님이었지요.
기자: 그렇다면 한국에 오신지는 몇 년이나 됐나요?
프엉: 대학 졸업하고 바로 와서 지금 5년 됐어요.
기자: 베트남에도 추석과 비슷한 명절이 있나요?
프엉: 네, 설날(음력설)은 완전히 똑같은 의미의 명절이고, 추석 또한 있습니다. 어린이들의 명절이긴 하지만 모두 함께 모여 케이크, 베트남식 송편(연꽃씨, 녹두, 고기가 소로 들어간다)을 빚기도 하며, 동네에서는 베트남식 등(燈)을 켜서 반짝반짝 아름다운 불빛을 밝히곤 한다. 그리고 지인들이 서로 선물을 주고받는 풍습도 한국과 비슷하다.
기자: 오늘 프로그램 중 가장 재밌었던 게 있다면요?
프엉: 참선이 가장 좋았습니다. 고요히 앉아 생각을 정리하며 정신이 맑아지기도 했고 가부좌가 불편하지도 않았어요.
기자: 한국의 절을 체험해보신 느낌은 어떤가요?
프엉: 베트남의 사찰은 너무 조용하고, 반바지 등 복장 단속이 아주 엄격합니다. 머리도 꼭 묶어야 해요. 스님과 거리를 유지해야 하고 얘기를 나누기도 어렵습니다. 하지만 한국은 스님과 반갑게 얘기도 하고 외국인을 상대로 한 템플스테이 프로그램도 잘 되어있고 한국문화를 잘 느낄 수 있어 저는 대단히 좋았습니다.
기자: 오늘 행사 즐거우셨다니 너무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한국에서 생활하시는 동안 오늘을 기억해주시고 행복한 추석 되시길 바랍니다.
더운 날씨에도 동분서주 극락전, 나무 데크, 그리고 안심당 3층에서 봉사한 조계사 청년회 수월심 최윤혜 법우와의 인터뷰.
기자: 오늘 봉사에 참여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요?
수월심: 어떠한 목적보다 봉사자를 모집한다는 공지에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나도 모르게 손을 들고 있었어요.
기자: 집에서 이렇게 열심히 송편을 빚어본 적이 있었나요? (수월심 법우는 내내 떡시루 팀에서 고생했다.)
수월심: 어릴 적부터 부엌에 많이 붙들려 있었다. 사촌 형제들이 모조리 남자였으므로 난 부엌을 탈출할 수 없었다. 그뿐만 아니라 난 큰어머니들의 트로트 가수 장윤정, 박현빈이었습니다. 어릴 적 그렇게 수저를 들고 구성지게 '애모'를 열창한 아픈 기억의 회고는 여기까지... 흑.
기자: 대한민국은 이미 다문화 국가에 진입했습니다. 템플스테이를 비롯해 외국인들의 사찰 방문이 갈수록 많아지는데, 우리절 조계사의 장점을 꼽자면?
수월심: 장점은 조계사는 단연코 조계종 대표 1번지 사찰로서의 상징성과 더불어 정통성을 가졌다. 용기를 내고 발걸음을 내딛으면 쉽게 올 수 있는 접근성, 신심이 넘치는 각 신도단체 및 다양한 교육 콘텐츠, 게다가 불자들의 불연을 돕는 센터까지. 더 무슨 설명이 필요할까. 말하자면 끝이 없습니다.
기자: 외국인에게 권하고 싶은 우리 불교의 콘텐츠가 있을까요?
수월심: 절 수행을 추천한다. 외국인은 우리보다 마음이 여유롭고 삶의 만족도 높은 편이죠. 스트레스 지수도 현저히 낮고요. 속된 표현이지만 그들에게 빡센(?)동작은 익숙하지 않은 것 같아요. 세상은 단맛과 더불어 쓴맛, 매운맛도 있으니까 매우면서 달큼한 한국 고추의 맛을 그들도 알길 바랍니다.
기자: 오늘 행사의 봉사자로서 한마디 남겨주세요.
수월심: 떡을 찌며 내 몸도 같이 쪄지는 느낌이었습니다, 무더위에 스팀을 맞으며 떡을 주무르느라 고생했지만 즐거워하는 참가자들의 밝은 표정을 보니 다른 불평은 모두 떡과 함께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난 오늘 떡시루팀 법우들과 함께 극락행 더블 마일리지를 적립했어요 !!!
휴일을 반납하고 템플라이프 행사에 봉사를 지원해 준 청년회 법우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외국인 참가자들과 말이 통하지 않으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말이 통하면 어떻고 통하지 않으면 또 어떻겠는가. 중요한 것은 서로의 마음이고, 국가를 초월해 진심은 통하는 법이니 추석을 맞이하는 우리의 마음을 그들도 느꼈을 터이다. 단발성 행사가 아닌 외국인을 비롯해 새터민 등의 소수자를 위한 지속적인 자리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아 얘기하던 8월의 마지막 날이었다.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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