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사 뉴스
조계사 뉴스
노스님 병원비 마련을 위한 생전예수재 2재
불기 2558(2014)년 10월 10일 금요일 오전 9시 조계사 앞마당은 은은한 향과 오색의 국화 향기로 계절이 아름답게 피어나고 생전예수재 2재가 봉행되는 대웅전에는 500여 명의 불자가 경건하게 법회에 참석했다.
생전예수재(豫修栽)란 뜻 그대로 생전(生前)에 미리(豫) 닦는(修) 재(裁)를 말한다. 죽은 뒤에 행할 불사를 살아 있을 당시에 미리 닦기 위해서 드리는 재의식으로, 죽은 뒤의 명복을 빌기 위하여 살아 있을 당시에 자기 자신이 전생에 진 빚을 미리 갚고 또 재를 드려서 죽기 전에 미리 닦아놓는 불사이다.
생전예수재는 ‘예수시왕생칠재금생(豫修十王生七齋)’의 줄임말로 자신이 지은 죄업을 참회하고 육바라밀을 실천하자’는 의미이다. 이러한 예수재 신앙은 고려 시대부터 널리 행해졌으며 특히 윤달이 있는 해에는 대대적으로 행하고 있다
생전예수재 2재를 맞아 조계사 주지 원명 스님은 지계바라밀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계를 지키지 않는 수행은 모래로 밥을 짓는 것과 같다며, 첫째 지악으로 중생의 모든 악행을 그치며, 둘째 적선-널리 선행을 베풀며, 셋째는 마음을 닦는 데 목적이 있다고 법문하였다. 계율을 잘 지킨다는 것은 악한 마음을 끊고 선한 마음을 증진하는 것이며 보시를 통해 베풀고 인욕과 정진, 선정, 지혜로 스승을 삼자고 역설했다.
주지 원명 스님은 “부처님 말씀으로 마음을 맑히고 국화 향기로 피를 맑혀 계행을 잘 지키자”고 당부했다. 이어 신중단에 향공양과 염불공양을 올리며 2재 법회가 여법하게 마무리되었다.
생전예수재 3재는 10월 17일 금요일 오전 9시 30분 조계사 대웅전에서 봉행된다.
예수재의 유래는 옛날 인도 마가다국 빔비사라 왕이 어느 날 갑자기(12월 8일) 한밤중에 푸른 옷을 입은 저승사자 1명과 누런 옷을 입은 저승사자 9명에게 저승으로 인도되어 지옥에 있는 감옥에 갇히게 되었는데, 어떻게 하면 다시 살아나 불법을 더 널리 펼 수 있겠느냐 하고 저승사자에게 물으니 이에 저승사자들은 안타깝다는 듯이 이렇게 대답해주었다.
“당신은 15세에 왕이 되어 25년 동안 나름대로 불법을 널리 행하고 각종 성대한 재를 올렸지만, 명부의 시왕(十王)과 여러 권속께 공양을 올리지 않아 잡혀 온 것이니 이제 십대명왕과 저승 관리나 권속의 이름을 가르쳐 줄 테니 꼭 기억하였다가 다시 살아나거든 널리 백성에게 그 이름을 알려 공양케 해 주시오.”하여 빔비사라왕은 다시 살아난 후 매일 지옥에서 가져온 명단에 들어있는 한분 한분을 예배 공양하면서 모든 죄업을 참회하고 수명장수 빌기를 25년, 그동안 왕은 모두 59차례의 예수시왕재를 몸소 올리며 중생들을 교화하였다.
왕은 100살이 넘는 장수를 누리다 목숨을 마치고 마침내 도솔천에 태어나 지장보살 님의 가르침을 받고 성인의 지위인 수다원과를 얻었다고 석문의범 상권 명도전(冥道傳)에 전한다. 『관정경(灌偵經)』에 보면 “봄에 뿌린 한 알의 씨앗은 가을에 가서 천만 개의 열매를 맺는다. 살아생전 예수재를 지낸 공덕 또한 이와 같으니라”고 하여 예수재의 공덕을 단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또 “계법을 잘 지키고 보리도를 수행하며 죽기 전에 21일간 예수(역수)하여 등을 밝히고 번을 달며, 독경하고 불법을 닦는다면 그 공덕이 얼마나 많겠느냐는 물음에 부처님께서는 그 공덕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으며 소원에 따라 좋은 과보를 얻는다”고 하였다.
예수재는 스스로를 위한 참회와 공덕의 ‘재(栽)’를 행함으로써 평생의 모든 죄업을 말끔히 씻어 버리고 깨끗한 몸과 마음으로 먼 여행길을 갈 준비를 하는 것이다. ‘생전예수재’는 자신의 전 생애를 되돌아보며 삶과 죽음을 하나로 이어갈 수 있는 중요한 통과의례로 이해하고 과거 현재 미래생을 위한 무량공덕의 기회이기도 하다.
'시월 국화는 시월에 핀다더라'는 조계사 절 마당은 아름다운 불자의 발걸음과 수만 송이 발원문으로 피어나는 국화 향기로 10월을 아름답게 물들이고 있었다.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저작권자 © 미디어조계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