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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와 함께 법의 향기를 함께 하세요.

  • 입력 2015.01.22
  • 수정 2024.12.21

제7회 불교문화상품 공모전 학생 부문 대상을 받은 김태은 씨

▲ 제7회 불교문화상품 공모전 학생 부문 대상을 받은 김태은 씨

 

올해 불교문화상품 공모전에서 학생 부문 대상은 조계사 의전팀에서 자원봉사를 하는 김태은(33) 씨가 그 영예를 안았다. 수상작품은 <부처님의 차담>으로 부처님의 말씀을 어떻게 하면 일반인에게 거부감 없이 전할 수 있을까 하는 끊임없는 생각 속에 이뤄낸 결실이었다. 일문일답을 통해 그 작품의 세계로 함께 들어가 본다.


- 불교문화상품 공모전에서 영예의 대상 수상을 축하합니다. 먼저 수상소감을 말씀해 주세요.

 

“부족했던 저의 작품이 이렇게 큰 상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모두 부처님의 가피였다고 생각을 합니다. 훌륭하신 불자님들이 많은 조계사에서 이렇게 소감을 말씀드리는 것 또한 많이 부끄럽지만, 혹시나 다음 공모전을 준비하거나 저의 이야기가 도움될 수 있는 분이 있을까 하는 마음입니다.”

 

 

- 이번에 수상한 작품이 <부처님과의 차담>이지요. 이 작품을 구상하고 승화해 나갈 수 있는 계기가 있다면 어떤 것이 있는지 들려주셨으면 합니다.

 

“제가 3년 전부터 조계사 의전팀에서 활동하게 되면서 법문을 처음 접하게 되었습니다. 의전팀 활동을 하게 된 것은 제 인생에 전환의 기회가 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습니다. 법문을 접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법문을 접하며 세상이 달라졌습니다. 세상은 그대로인데 부처님 말씀으로 눈을 다시 뜨고 보니 세상에 꽃 비가 내리는 것 같았습니다. 인생의 나침반이 생긴 것 같았습니다.

 

힘들고 어려운 일이 있을 때 법문을 듣고 경전을 읽으며 삶의 방향을 잡아 나갔습니다. 부처님 법으로 세상을 보면 풀리지 않는 문제가 없었습니다. 경험을 통해 부처님 법이 정말 소중하다는 것을 몸소 체험하게 되었고, 이 좋은 부처님 법은 힘들게 세상을 사는 현대인들에게 꼭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각박한 사회생활 속에서 불자가 아닌 분에게 법을 전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항상 저의 고민은 ‘이 좋은 부처님 말씀을 어떻게 일반사람들에게 거부감 없이 전할 수 있을까’하는 것이었습니다.

 

어느 스님 말씀에 ‘누군가에게 전해준 부처님의 게송 하나가 인연의 끈이 되어 그 사람을 해탈에 이르게 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 말을 듣고 짧은 경전 한 구절이지만 하루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면 마음을 치유해 줄 수 있지 않을까, 또한 이것으로 불교와의 인연을 맺을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불교 경전과 현대인을 잇는 매개체로 현대인들이 부담 없이 즐기는 ‘차(茶)’를 생각했습니다. ‘차와 함께 법의 향기를 함께하세요. 차향이 퍼지듯 법의 향이 퍼집니다.’를 슬로건으로 정하였습니다. 불교와 차(茶) 문화는 뗄 수 없는 관계이며, 차담회는 템플스테이에서도 빠지지 않는 프로그램 중의 하나입니다. 이러한 배경으로 작품을 구상하게 되었습니다.

 

법문을 들을 때마다 부처님이 살아계시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게 되는데, 한편으로 생각해 보니 부처님은 열반에 드셨지만, 부처님 가르침이 담긴 경전으로서 우리 곁에 살아계신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생각을 바탕으로 하루 한 잔의 차로 자신을 돌아보는 휴식의 시간을 가지고, 짧은 경전 한 구절로 부처님을 만나자는 뜻에서 작품명을 <부처님과의 차담>이라 정하게 되었습니다.”

 

▲ 불교문화상품 공모전 학생 부문 대상작 <부처님과의 차담>

 

- <부처님과 차담>에 대해 대중들이 쉽게 알 수 있도록 작품에 대한 설명을 부탁합니다.

“작품의 전체적인 컨셉은 ‘마음을 위로하는 차’입니다. 이번 제7회 불교문화상품 공모전의 주제는 템플스테이, 사찰음식의 다양한 문화상품 및 기념품이었습니다. 이에 따라 템플스테이를 많이 찾는 방문객 중 현대인과 외국인을 타깃으로 디자인했습니다. 타깃층의 특성을 고려하여 직장에서 또는 외국에서 간편히 마실 수 있도록 티백으로 구성하였습니다.

 

또한, 경전을 펼치듯 책의 모양과 책의 묶음 형식으로 디자인하였습니다. 책과 같이 사무실 책상 위에 놓고 찾기 편하도록 디자인하였으며, 차 상품명에 ‘마음 챙김 녹차’, ‘꽃 향 가득 국화차’, ‘하루 충전 오미자차’, ‘건강 챙김 뽕잎차’, ‘가슴 시원 박하차’로 차가 가지고 있는 의미를 감성적으로 표현하였으며, 사찰음식의 규정 색상을 적용하여 5가지 종류로 구성하였습니다. 또한, 불교문화상품에는 불자들을 위한 상품은 많지만, 불자들이 일반인들에게 건넬 수 있는 상품은 부족한 점이 안타까웠습니다. 그래서 템플스테이 방문 후 동료 및 주변 지인들에게 선물용으로 나눠줄 수 있도록 고급스러운 느낌이 나게 디자인하였습니다. 차를 마시고 난 후에는 마음에 드는 경전 구절을 벽에 붙여두거나, 모아두어 오래 간직할 수 있습니다. 차향이 머물 듯 법의 향이 잔잔히 퍼져 나갈 것입니다.”

 

 

- 작품 활동은 언제부터 해왔으며, 다른 수상작품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다른 수상작품은 없어 출품 계기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제가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바로 실무에 뛰어들어 경력을 쌓아 개인적인 작품 활동은 많이 하지 못했습니다. 바쁜 사회생활로 공모전 활동은 꿈도 꾸지 못했지만, 불교문화상품 공모전을 개최한다는 포스터를 접하고는 꼭 한번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부처님께서 이 좋은 재주를 주셨고, 항상 지켜주심에 감사하여 부처님께 꼭 보답할 수 있는 작품을 출품해 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수상에 욕심을 내지는 않았습니다. ‘나의 작품이 설령 떨어진다 해도 나보다 좋은 작품이 많이 출품된 것이니 부처님께 좋은 일 아니겠는가.’고 생각하고 작업을 시작하니 수상에 대한 욕심이 나지 않았고, 정말 즐겁게 작업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수상발표 이전까지는 상금을 보지 않았습니다. 혹시나 상금에 눈이 멀어 출품하는 실수를 범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욕심 내지 않는 청정한 마음으로 하고 싶은 마음의 뜻이었습니다. 지난 학기에도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출품할 수 있었던 것 또한 부처님의 원력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 그동안 작품 활동을 하면서 보람된 일이나 힘들었던 일 또는 재미있는 이야기들도 많았겠지요.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10년간 디자인 일을 해왔고, 부족함과 뜻하는 바를 이루고자 디자인매니지먼트 전공 석사과정을 밟고 있습니다. 개인적인 작품 활동보다는 회사에 소속된 디자이너로서 역할을 해왔으며, 10년이 지난 지금도 디자인을 하는 순간은 가슴 설레며 살아있음을 느끼는 순간입니다.

 

때로는 디자인 작업이 산모가 아이를 낳는 고통에 비할 정도로 어렵기도 합니다. 작품이 세상에 내어지면 배 아파 낳은 자식과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나온 결과물이 클라이언트와 나 스스로를 만족하게 했을 때 그 순간 디자이너로서 가장 보람을 느낍니다. 아이디어에 고통받았던 기억을 모두 날려버리게 되며, 어느 순간 다시 디자인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합니다.

 

불법을 접하며 작업과정에 달라진 부분이 있다면 저의 디자인사상에 불교의 ‘공(空)’사상을 적용하는 것입니다. 프로젝트 수행이 많은 디자이너는 개인 작가가 아닌 이상 다양한 컨셉의 디자인을 소화해 내야 합니다. 불법을 만나기 전에는 작품에 대한 애착으로 힘들어 한 부분이 많았는데, 작업과정에 불교의 공(空)사상을 적용하니 걸림 없이 디자인할 수 있었습니다.

 

‘모든 것은 텅 비어있기에 무엇으로든 채울 수 있다.’ 이러한 공(空)사상을 저는 투명한 물에 비유하여 이렇게 설명합니다. “저의 디자인은 투명한 물과 같기에 빨간 물감을 섞으면 빨간 물이, 파란 물감을 섞으면 파란 물이 됩니다. 따라서 저는 그 어떠한 프로젝트도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낼 수 있습니다.”라고 소개합니다. 이것은 하나의 예시지만 일을 할 때 항상 불법을 적용하여 디자인해 나갑니다.”

 

 

- 시각디자인을 전공하면서 다양한 작품세계에 몰입할 때도 많을 텐데, 앞으로 이런 작품은 꼭 내 손으로 해보고 싶다는 계획도 있겠지요.

 

“한국 전통의 아름다움을, 옛것의 소중함을 이어나갈 수 있는 디자이너가 되고 싶습니다. 소중한 우리 전통이 사라져 가는 현실에 항상 안타까움을 느낍니다. 얼마 전 강남 한 거리에서 무심코 간판을 둘러보니 한글 간판을 손에 꼽을 정도였습니다. 아름다운 한글을 두고, 영문을 사용하는 것이 안타깝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디자이너로서 책임감과 나 또한 작업에 무분별하게 서양의 것을 옹호하지는 않았나 반성하기도 하였습니다.

 

옛것을 현대인의 감성에 맞추어 재해석하는 작업을 하고 싶습니다. 또 한 가지 꿈은 불법을 전하는 디자이너가 되고 싶습니다. 불교에는 참선, 보시, 공(空)사상 등 무형의 것부터 사찰음식, 불교용품 등 유형의 것까지 많은 소재가 존재합니다. 친근하게 현대인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디자인으로 포교활동을 하고 싶습니다.

 

진정성 있는 디자인으로 불교와 인연의 끈을 만들어 줄 수 있는 디자이너가 되고 싶습니다. 그리고 조금 먼 계획이지만 개인적으로 세운 꿈과 목표가 있는데, 그것을 이룬 후에는 봉사활동만 하고 싶습니다.”

 

 

- 불교는 언제부터 알게 되었는지, 지금 조계사는 언제부터 어떤 인연으로 나오게 되었는지요.

 

“불자 집안이라 절은 엄마 손 잡고 어릴 때부터 다녀서 저에게는 편안하고 마음에 위안을 주는 곳이었습니다. 힘들 때는 무거운 발걸음으로 법당을 찾아 눈물로 좌복을 적시고 법당문을 나선 시간도 있었고, 기쁠 때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한걸음에 달려와 감사의 기도를 올리기도 하였습니다.

 

어리석은 순간을 한없이 참회한 시간도 있었고, 간절한 마음으로 부처님 전에 이 몸 바쳐 기도를 드리기도 하였습니다. 그 모든 순간순간 부처님께서 함께해주셨고, 오늘 이런 영예까지 주신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항상 부처님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며, 나 혼자만이 아닌 모든 사람들이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지혜와 자비를 갖추어 모두 성불할 수 있도록 불교와 인연을 맺어줄 수 있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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