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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랑카 이주노동자 합동결혼식

  • 입력 2015.05.10
  • 수정 2024.11.24

▲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10일 오후 조계사에서 스리랑카 이주민 노동자 합동결혼식이 열렸다.

 

2015년 5월 10일 11시 50분 조계사 경내가 분주했다. 만발식당 앞 전통 혼례복을 차려입은 7쌍의 스리랑카 이주노동자들이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모여있었다. 이날 12시부터 합동결혼식이 있기 때문이었다.


대웅전 앞마당은 두 개의 꽃문과 전통 혼례장으로 꾸며졌다. 한국사람인 나도 처음으로 보는 한국 전통 혼례였다. 게다가 외국인들이 한복을 입고 결혼하는 모습이라니….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도 처음 보는 광경이 아닐까 싶었다. 약 300여 명의 신도들이 신랑 신부를 축하해주기 위해 모여들었다.

 

합동결혼식을 하는 7쌍의 신랑 신부는 경기도 양주시에 있는 조계사 부설 마하보디사의 신도이다. 마하보디사는 2003년 와치싸라 스님이 한국에 오셨다가 스리랑카 신도를 만난 것을 계기로 세워졌다. 인천, 안산, 남양주, 파주, 평택 등 다양한 지역에서 와서 기도를 하고 이웃들과 소식을 나눈다고 한다.

 

신랑 신부 입장에 앞서 길놀이, 범종 10타, 육법공양, 조계사 주지 원명 스님의 증혼의식, 촛불을 밝히는 헌촉의식 등이 있었다. ‘행복한 출발, 힘찬 첫걸음’이라는 표어처럼 밝은 표정으로 꽃문을 통과한 신랑 신부는 원명 스님의 마정수기를 받고 좌우로 나뉘어 마주 보고 자리에 앉았다. 대웅전 앞마당 하늘을 수놓은 연등은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주었지만, 연지 곤지보다 수줍게 붉어진 신부의 볼을 가리긴 힘들었다. 꽃을 뿌려 몸과 마음을 깨끗하게 가다듬는 산화의식에서는 원명 스님께서 장미꽃잎을 하늘 높이 흩뿌려주셨다. 그 신성하고 아름다운 모습에 신도들의 박수갈채가 이어졌다.

 

결혼식의 주례는 마하보디사 주지인 와치싸라 스님께서 맡았다. 신랑 신부는 차를 나누어 마시고 서로에게 삼배로 맞절을 올렸다. 이어서 결혼반지를 주고받으며 어떠한 경우에도 서로 사랑하고 참고 이해하며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살아갈 것을 맹세하였다. 와치싸라 스님은 “온화한 마음으로 성냄을 이기고 선으로 악을 이기라. 베풂으로 인색함을 이기고 진실로써 거짓을 이기라.”라는 법구경의 한 게송을 읊어주며 살다 보면 화를 내고 싸울 때도 있지만, 부처님 앞에서 맹세한 오늘을 잊지 말고 배려하고 믿는 마음으로 지혜롭게 살아가라고 하셨다.

 

결혼식은 스리랑카의 전통춤 공연으로 마무리되었다. 낯선 타국에서 생활하는 신랑 신부의 향수를 달래주었으리라. 앞으로도 오늘 같은 행복한 마음으로 잘 살라고 하객들은 부부들에게 밤과 대추를 수건 가득 넣어주었다.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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