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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사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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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회행사

하안거 기도 입재 봉행

  • 입력 2017.05.10
  • 수정 2024.11.28

 

▲ 조계종 원로의장 밀운 스님은 하안거 결제일을 맞아 불자들의 부단한 정진을 당부하는 법어를 내렸다.

 

조계사는 5월 10일 대웅전에서 하안거 기도 입재를 봉행했다. 조계종 원로의장 밀운 스님은 하안거 결제일을 맞아 불자들의 부단한 정진을 당부하는 법어를 내리며 다음과 같이 법문했다.

 

스님들은 결제일에 방(榜)을 짜고 3개월 동안 출입을 금하고 공부정진합니다. 신도님들도 스님의 자세를 본받아서 하안거를 정진하는 기간으로 삼으셔야 합니다. 부처님과 부처님 말씀과 승보에 귀의한 불자이니 말입니다. 하지만 우리 불자들이 귀의하고서도 불자답게 살지를 않습니다. 오늘 그에 대해 이야기를 하려 합니다.

 

불자님들이 귀의할 때 부처님 말씀을 잘 따르겠다고 합니다. 석가모니 부처님은 출가하실 적에 생로병사를 알기 위해 떠난 것입니다. 그리고 6년 동안 고행정진한 끝에 견명성오도(見明星悟道)를 하셨습니다. 사람이 태어나서 병들어 죽는 줄만 알았는데 영원히 죽지도 않고 나지도 않는 걸 아시게 된 것입니다. 그것을 중생에게 알려주려고 하셨지만 아무도 알아듣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석가모니 부처님은 중생을 위해 평생 자비이타행을 하셨습니다.

 

우리는 형상이 있는 것과 형상이 없는 것으로 나누어 생각합니다. 석가모니 부처님은 색과 공이 둘이 아니라고 하셨습니다. 형상이 없는 공한 상태와 형상이 있는 것이 둘이 아닌 걸 아신 것입니다. 그것을 알아야 생과 사가 둘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석가모니 부처님은 그 말씀을 중생에게 전하려고 늘 설법하셨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 뜻을 이해하지 못하고 지금까지 살았습니다.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생로병사의 도리를 깨달아야만 그 마음을 알고, 깨닫지 못하면 마음이 없느냐? 중생은 깨닫지 못해서 노력한다고 생각합니다만 그 마음은 변하지 않는 법입니다.

 

수억만 년 전 우주가 생길 적에 더불어 내가 있었고, 이 우주가 다 없어질 때에야 나도 없어질 것입니다. 영원히 존재한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석가모니 부처님은 깨달아도 그 자리고 못 깨달아도 그 자리임을 아셨습니다. 그러니 거기에 너무 치우쳐 애쓰지 마십시오. 깨달아도 한세상이고 못 깨달아도 한세상입니다.

 

좋은 일을 많이 하면 극락에 가고, 나쁜 일을 많이 하면 지옥에 간다고 합니다. 극락에 간다고 해서 마음이 극락에 있고, 지옥에 간다고 해서 마음이 지옥에 있느냐. 아닙니다. 마음은 변하지 않습니다. 지옥에 가도 그 마음이고 극락에 가도 그 마음이 다르지 않습니다. 마음은 본래 부동(不動)이라 했습니다. 마음은 움직이지 않습니다. 마음의 분별의 문제일 뿐이지 실체는 없습니다. 그러하니 스님처럼 결제일에 산중에 들어가 정진하고 싶은데 못 들어간다고 걱정하지 하지 마시고 있는 자리에서 정진하시기 바랍니다.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마당에 연등이 많이 달렸습니다. 마음의 등불을 켜라고 합니다. 무슨 뜻일까요? 우리는 그 참뜻을 모른 채 그저 돈을 내고 등을 켜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마음의 등불을 켜라는 말이란 오계를 지켜야 한다는 뜻입니다. 부처님 말씀대로 오계를 잘 지켰을 적에 마음에 등불이 켜지는 것입니다.

 

 

중생은 부처님을 모시고 기도를 합니다. 부처님께서는 오계를 지키고 기도를 하라고 하셨습니다. 실제로 오계를 지키면서 기도를 해야 기도가 이루어집니다. 오계를 지키지 않으면서 기도하면 기도에 힘이 없습니다. 오계는 다음과 같습니다.

 

불살생(不殺生). 살생하지 말라 합니다. 가벼운 죄가 있고 무거운 죄가 있다고 얘기하지만 살생은 다 똑같습니다. 생명체는 모두 죽지 않으려고 온 힘을 씁니다. 산에 가면 송충이가 있습니다. 우리가 보면 하찮은 벌레인데 송충이도 죽지 않으려고 무던히 애를 씁니다. 모기, 파리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그것들을 가볍게 죽입니다. 벌레여도 그냥 안 죽습니다. 원한을 품고 죽습니다. 여러분들 조금씩은 아픈 곳이 있으시죠? 살생의 원혼귀가 붙어서입니다. 살생하지 않으면 몸이 편하고 마음이 편합니다. 모든 것이 잘되고 막히는 일이 없습니다.

 

불투도(不偸盜). 도둑질 하지 말라. 도둑질뿐만 아니라 떨어진 물건도 주우면 안 됩니다. 부처님은 남의 물건에 손을 대지 말라고 했습니다. 남의 물건을 훔치면 들키지 않았어도 마음이 늘 불안합니다. 불안한 마음이 운명을 막아버립니다. 재수가 없고 되는 일이 없게 됩니다. 도둑질 해서 잘 사는 사람 없습니다.

 

불사음(不邪淫). 음행을 하지 말라. 삿된 음행을 하면 마음이 불편하고 집안에 풍파가 일어납니다. 불망어(不妄語). 거짓말을 하지 말라. 거짓말을 하지 않고 사는 건 참 힘든 일입니다. 온갖 거짓말을 다 합니다. 선의의 거짓말이라고 해도 하기 시작하면 자꾸 하게 됩니다. 거짓말이 다른 거짓말을 낳습니다. 그러면 마음이 늘 불안합니다. 불안하면 되는 일도 없습니다. 늘 막혀버립니다.

 

불음주(不飮酒). 술을 마시지 말라. 술을 마시면 제정신이 아니게 됩니다. 술을 마시면 다섯 가지 계를 다 버리게 됩니다. 술을 마시면 고기가 먹고 싶고, 고기를 먹으려면 돈을 벌어야 하고, 돈을 벌면 음행을 하고 싶게 됩니다.

 

중생은 원이 많습니다. 사업도 잘되고 싶고, 자손도 잘돼야 하고, 무병장수해야 하고 등등 원하는 게 많습니다. 부처님께 기도해서 가피를 입어서 원을 다 이루길 바랍니다. 기도해서 이루어지려면 부처님 말씀을 잘 들어야 합니다. 불자는 오계만 지키면 다 이루어집니다.

 

기도성취를 하려면 꼭 오계를 지키며 기도해야 합니다. 이것이 중요합니다. 결제일을 맞아 오계를 지킬 것을 결심하고 정진하시기 바랍니다.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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