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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사 이주민 돕기 캠페인, 기금 전달식

  • 입력 2017.08.24
  • 수정 2024.11.24

 

 

조계사 부주지 원명 스님과 법보신문 공익법인 일일시호일은 8월 24일 새터민 출신 김지우씨(23)에게 ‘이주민 노동자 돕기 공동캠페인’ 기금 300만 원을 전달했다. 이날 전달식에는 김지우씨가 남한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힘써준 남지심 통일바라밀숲 대표가 참석했다. 조계사와 법보신문은 2015년 ‘이주노동자 돕기 공동캠페인’업무협약(MOU)을 맺고 매월 도움이 필요한 이주민들을 돕고 있다.


새터민 김지우(가명, 23)씨는 2009년 어머니와 함께 압록강을 건넜다. 강한 물살에 몇 차례 떠내려갈 위기도 있었다. 체념보다 삶을 향한 의지는 강했다. 김씨는 어머니 손을 놓지 않았고, 국경을 넘었다. 가까스로 중국에 도착했지만 남으로 가는 길은 멀었다. 라오스를 거쳐 난민 신분으로 남한에 도착하기까지 반년이 걸렸다.

 

“쫓기는 스트레스에 점점 몸이 아파왔어요. ‘한국에 가면 살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으로 하루하루를 보냈습니다.”

 

남한에 입국해 김씨가 제일 먼저 한 일은 체력회복이었다. 병원에 입원해 1년을 꼬박 치료에만 집중했다. 다행히 결핵은 나았고 체력회복과 더불어 마음의 힘도 길러졌다. 몸이 건강해지고 만난 한국 사회는 희망의 땅이었다. 어려서부터 관심이 많았던 남북정치외교 관련 전문가가 되어 통일에 기여하고 싶다는 꿈을 키웠다. 대안학교에 입학했고 대학에도 진학했다. 대북지원단체나 북한인권단체에 초대받아 북한에 대한 강연을 하기도 하면서 남한 내 북한관련 교육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꿈을 이루기 위해 대학공부에 더욱 매진했다.

 

김씨는 “북한에 있을 때는 그저 생존만 을 생각했지만 남한에 오니 미래를 꿈꿀 수 있게 됐다”며 “강연을 다니며 북한에 대한 이미지가 많이 왜곡돼 있다고 생각했다. 통일 한국을 위해 작은 힘이라도 보태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대학교에 와서 접하게 된 불교는 김씨를 더욱 성숙하게 했다. 이제는 마음이 어지러울 때마다 명상을 하며 길을 찾기도 한다. 김씨는 “북한에서는 종교의 자유가 없어 불교에 대해 진지하게 접근하지 못했다”며 “이제 걸음마 단계이지만 확실히 마음을 안정시키고 내면의 길을 찾아가는데 부처님의 말씀이 이정표가 되어준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동안 가정경제를 책임졌던 어머니의 건강에 이상이 생겼다. 올해 들어 어머니의 몸이 조금씩 붓기 시작한 것. 북에 있을 때부터 심장이 좋지 않았던 어머니는 김씨가 7살이 되던 해 아버지와 사별한 뒤 두 아이를 키우기 시작했다. 딸을 보내고 부터는 건강이 더욱 안 좋아졌다. 남한으로 건너와서도 결핵에 걸린 아들을 보살피느라 자신의 몸은 돌보지 않아 이제는 신장에까지 문제가 생겼다.

 

어머니는 4월 허리디스크 수술을 한 후 보름이 지날 무렵부터 갑자기 몸이 부어올라 몸무게가 5~6kg이 늘어났다. 병원에서는 ‘미세변화신증후군’이라고 했다. 면역계의 이상으로 신장이 손상돼 많은 양의 단백질이 소변으로 나오는 병으로 하체와 얼굴에 부종이 심하게 나타나는 증상이다.

 

당장 일을 그만두고 쉬어야 하는 어머니의 마음도, 그런 어머니를 위해 당장 큰 도움을 줄 수 없는 아들의 마음도 편안하지 않다. 현재 김씨는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며 어머니를 간호하고 있다.

 

“남한에서 제2의 삶을 시작하면서 희망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어머니도 빨리 건강을 되찾을 수 있길 발원합니다.”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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