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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사 이주민 돕기 캠페인, 기금 전달식

  • 입력 2018.08.13
  • 수정 2024.11.25

 

 

조계사 부주지 원명 스님과 법보신문 공익법인 일일시호일은 8월 13일 방글라데시 출신 이주민 니푸씨(46)에게 ‘이주민 노동자 돕기 공동캠페인’ 기금 300만 원을 전달했다. 이날 전달식에는 최린씨를 대신해 지인 구룽 민수씨가 함께했다. 조계사와 법보신문은 2015년 ‘이주노동자 돕기 공동캠페인’업무협약(MOU)을 맺고 매월 도움이 필요한 이주민들을 돕고 있다.

 

결혼 8년 만에 태어난 아이는 한쪽 귀가 없었다. 선천성 외이도 폐쇄와 소이증. 올해 태어난 둘째 아이 역시 언니와 같은 병이다. 양쪽 귓구멍이 모두 막힌 상태로 증상은 언니보다 더 심각하다. 방글라데시 출신 이주민 니푸씨(46)는 자기 몸이 온전치 않은 것이 아이들 장애의 원인인 것만 같아 하루하루가 고통스럽다.

 

첫째 문타(3)는 니푸 부부에게 귀한 선물이었다. 공장에서 사고를 당한 후 요도질환을 앓게 된 니푸씨와 자궁근종 등 부인과 질환이 있는 아내는 이미 아이를 가질 수 없다는 판정을 받은 터였다. 그렇기에 부부에게 문타는 탄생자체로 너무나 감사한 존재였다. 장애는 부부의 사랑으로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렇게 세상의 빛을 본 아이는 귀이상을 제외하고는 건강히 잘 자라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3살이 된 문타가 할 수 있는 말은 ‘엄마’ ‘아빠’ 뿐이다. 의사는 “잘 들리지 않기에 말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큰 상태 같다”고 말했다. 양쪽 귀가 막힌 상태로 태어난 둘째 아니타(1)는 문타보다 더 심각한 언어장애가 올지 모르는 상황이다.

 

두 아이 모두 나이가 너무 어려 수술이 어렵기 때문에 보청기 사용 같은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

 

보청기를 구입하기 위해 필요한 금액은 2000만원. 산재 보험료만이 수입의 전부인 니푸씨 가족에게는 꿈도 꿀 수 없는 금액이다. 하지만 지금 보청기를 하지 않으면 아이들의 언어장애는 점점 더 심해질 것이다. 부모로서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무력감이 니푸씨를 짓눌러 오고 있다.

 

“제 몸은 어떻게 돼도 상관없지만 아이들에게는 꼭 웃음소리를 들려주고 싶습니다.”

 

니푸씨는 2001년 아버지를 여의고 결연한 마음으로 한국에 왔다. 그는 병든 어머니를 모셔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입국하자마자 포천에 있는 작은 섬유 공장에 취직했다. 새벽부터 저녁까지 섬유를 나르고 정리했지만 힘든 줄 몰랐다. 열심히 일하면 돈을 벌 수 있는 한국이 참 좋았다.

 

그러나 3개월째 되던 어느날, 청운의 꿈은 한순간에 무너졌다. 그날 니푸씨는 평소와 다름없이 완성된 섬유를 2층 창고에 정리하고 있었다. 1층서 한가득 실려 온 원단을 내리던 중 엘리베이터가 갑작스레 추락했다. 한발로 바닥을 다른 발은 엘리베이터를 밟고 있다 중심을 잃고 떨어졌다. 원단이 쓰러지며 몸을 덮치고 엘리베이터와 벽사이에 허리가 끼여버린 큰 사고였다. 척추 1~5번이 손상됐다. 오른쪽 발목인대가 파열되고 왼쪽 다리는 감각이 사라졌다. 요도에도 문제가 생겨 현재까지도 한 달 반에 한 번씩 요도 절개술을 통해 고인 소변을 배출하고 있다.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지만 삶을 포기할 순 없었다. 건강해져서 더 나은 삶을 살고 싶다는 열망이 그를 절망에서 구해냈다. 몸이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으로 열심히 치료받았다. 그러던 중 아내를 만났다. 중매로 만난 아내는 몸이 온전치 않았지만 밝고 긍정적인 니푸씨에게 금세 호감을 느꼈다. 방글라데시에서 치료가 어려웠기에 잠깐의 신혼 생활 후 니푸씨는 한국으로 돌아왔다. 병원에 다니는 일상이 계속됐다. 아내를 생각하며 건강해지려 노력했고 그 결실로 두 딸을 얻었다. 하지만 독한 약을 오래 복용한 탓에 결장염에 걸리고 최근에는 당뇨합병증까지 왔다. 그럼에도 두 딸의 미소를 보는 것만으로 니푸씨의 마음은 더없이 행복해진다.

 

“일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지만 쇠약해지는 몸뚱이가 그저 원망스러울 뿐입니다. 하루라도 빨리 몸이 건강해지길 그저 기도드립니다.”

 

모금계좌 농협 301-0189-0372-01 (사)일일시호일. 02) 725-7010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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