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의 상징 ⑤ 염주(念?)
우리는 주변에서 스님들이나 재가 불자들이 염주(念?)를 목에 걸거나, 또는 손으로 돌리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이러한 염주는 인도에서 비롯된 불교인의 법구(法具)의 하나로서 수주(數?), 송주(誦?), 주주(呪?)라고도 하고, 범어(梵語) 음역으로는 발새막(鉢塞莫)이라고도 한다. 염주(念?)란 말은 곧 생각하는 구슬이라는 뜻이다. 염주는 불보살에게 예배할 때 손목에 걸거나, 손으로 돌리기도 하며, 또 염불하는 횟수를 세거나, 손에 들고 불보살을 칭명(稱名)하거나, 진언 및 다라니(陀羅尼)를 외우거나, 절을 할 때 그 수를 세는 데도 사용한다. 이처럼 수를 헤아리기 위해서 염주를 사용하여 수주(數?)라 부르기도 한다. 염주의 알은 원래는 보리자(菩提子-인도의 보리수 나무의 열매)를 잘 골라 108개를 꿰어 만들었다. 그 외 금강자(金剛子-악차수(?叉樹)의 열매), 목환자(木槵子), 연자(蓮子) 등의 나무열매, 또는 흑단(黑檀), 자단(紫檀) 등의 나무, 그리고 수정(水精-水晶), 마노(瑪瑙), 산호(?瑚), 진주(眞?) 등의 보석을 사용하여 만들기도 한다. 그리고 염주를 금 은 유리 등의 주옥(??)으로 만들어 공양물 또는 장엄구로 사용하기도 한다. 실로 꿰인 알의 수는 108개가 기본이고 또 이것에 10배 혹은 2분지 1, 4분지 1 수 등으로 염주를 만들기도 한다. 염주알을 108 개를 꿰는 이유는 108 번뇌를 의미하는 것으로 하나씩 손가락으로 넘기며 번뇌 하나씩을 소멸시킨다는 생각에서 나온 것이라 한다. 108 번뇌가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있으나 그 중 한 설명에 의하면 우선 안(眼), 이(耳), 비(鼻), 설(舌), 신(身), 의(意)의 여섯에 과거, 현재, 미래의 3 시제를 곱하고 다시 이에 좋고[?], 나쁨[?], 좋지도 않고 나쁘지도 않음[平]의 3을 곱하고 다시 더럽고[染], 깨끗함[?]의 둘을 곱하여 108가지 번뇌가 된다고 설명한다. 한편 그 절반인 54개로 된 경우는 보살 수행의 계위인 4 선근(善根), 10 신(信), 10 주(住), 10 행(行) 10 회향(廻向), 10 지(地)를 나타낸 것이라 하며, 다시 그 절반 27 개로 된 것은 소승에서의 27 현성(賢聖)을 표시하는 것이라 한다. 이외에도 1000주, 1080주, 3000주로 되어 있는 것도 있고 손목에 걸고 다니는 단주(短?)도 있다. 염주는 이외에도 인간과 자연이 조화 합일한다는 상징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즉 여러 개의 낱알을 한 줄에 꿰어 만든 염주는 비록 알은 하나나나씩 따로 떨어져 있으나 다른 것들과 연관되어 있다. 이와 같이 우리 인간들도 따로 떨어져 있는 것 같지만 서로 인연으로 얽혀 상대가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참조: 불교입문편 100문 100답_대원정사간] 이러한 염주는 율(律) 속에는 기록이 없고 남방 불교인들은 사용하고 있지 않다. 중국에서는 수당(隋唐) 때 불보살 칭명(稱名) 등을 하며 셀 때 비로소 사용했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그러나 경전에 의거하면, 염주는 부처님 당시에 처음 생긴 것으로 나온다. 『불설목환자경』(佛說木槵子經 고려대장경 제 862경, 신수대장경 제 786경)에 보면 난다국[難國]의 파유리왕(波瑠璃?)이 부처님께 사신을 보내어 부처님께 다음과 같이 여쭈어 보는 내용이 나온다. “우리 나라는 변방의 조그만 나라로서 해마다 도적이 침략하고 5곡(穀)이 귀하며 악한 질병이 유행하여 백성들이 괴로워하므로 저는 항상 불안합니다. 여래의 법장(法藏)이 깊고 넓으나 저는 걱정스런 일이 많아 수행할 수 없습니다. 오직 바라옵건대 부처님께서 저를 가엾이 여겨 이 괴로움과 환난을 벗어나는 방법을 가르쳐 주십시오.” 부처님께서는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법하신다. “만약 번뇌의 장애를 없애려고 하면 목환자[木子] 1백 8 개를 꿰어 염주를 만들어서 걸어 다니거나 앉거나 누워있거나 항상 지극한 마음으로 산란함이 없이 나무불, 나무법, 나무승을 부르면서 108개를 한 번 돌리고, 이와 같이 점차로 열 번, 스무 번, 백 번, 천 번 내지 백천만 번 목환자 염주를 돌리라. 그리하여 만약 20만 번을 채우면 몸과 마음이 어지럽지 않아 모든 아첨과 왜곡됨을 여의게 되고, 목숨을 마치고나서는 세 번째 하늘인 염마천(焰摩?)에 태어나 의식이 저절로 생기고 항상 안락할 것이다. 또 만일 백만 번을 채우게 되면 마땅히 백여덟 가지 번뇌를 끊게 된다. 이로써 생사의 흐름에서 벗어나게 되고, 열반을 향해 나아가서 영원히 번뇌를 끊고 위없는 과(果)를 얻게 될 것이다.” 이와 같이 염주에 대한 부처님께서 설법하신 내용은 법원주림(法苑?林)에도 앞의 목환자경을 인용하여 소개되고 있다.한편 『교량수주공덕경(校量數?功?經)』에 보면 문수보살이 말씀하시기를 “염주의 재료로는 다른 어떤 구슬보다도 보리수 열매를 쓰는 것이 가장 좋다. 이 염주로 염불을 하면 그 공덕은 헤아릴 수 없고 다만 지니기만 하여도 뜻이 있다”고 하고 있다. 또한 불공(不空)이 번역한 『금강정유가념주경(金剛頂瑜伽念?經)』(신수대장경 제789경)에는 부처님의 명을 받아 금강살타보살(金剛薩埵菩薩)이 염주의 공덕과 이익을 설하는 내용이 나온다. 또한 『묘비보살소문경(?臂菩薩所問經)』 분별수주지심이장분(分別數?持心離障分)에서는 염주에 대해서 설명하는 부분이 다음과 같이 나온다. “염주에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 이른바 보리자(菩提子)ㆍ금강자(金剛子)ㆍ연화자(蓮花子)ㆍ목환자(木?子) 및 자거(?車?渠)ㆍ온갖 보배와 주석[錫]ㆍ밀랍ㆍ구리[銅] 등입니다. 그 중에 하나를 택해 알의 수를 백팔 개로 하여 염주를 만들고 지송하는 수행자는 항상 그것을 잘 보존합니다. 보통 지송할 때에는 본존 앞에서 법대로 앉아 육근을 조복하고 단정한 몸이 자재하도록 하여 굽히거나 기대지 말며 본존과 진언과 인계에 생각을 묶어두고 그 마음을 거두어들여 산란하게 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리하여 수주를 가져다 오른손으로 잡고 왼손으로 치켜들어 진언 한 편을 염송할 때마다 바로 염주 한 알을 굴리며, 지송할 번수를 항상 반드시 결정해 놓고 덜하거나 더하지 말아야 합니다. 지송하여 염하는 법은 입술을 미미하게 움직일 뿐 소리가 나게 하지 말며, 또한 이빨을 드러내지도 말고 일심으로 오로지 마음을 기울여 산란하거나 요동치 말아야 합니다. 유정의 세계는 범부의 자리[凡?位]에 위치하니 마음은 마치 원숭이가 온갖 경계를 탐착해 즐기며 버리지 못하듯 하고, 또 마치 큰 바다가 바람이 몰아쳐 파도를 일으켜서 쉴 수 없듯이, 범부가 경계를 보는 것도 또한 이와 같습니다. 그러니 언제나 거두어들여 흩어져 요동치 못하게 하며 마음의 근원에 파랑이 일게 하지 말아야 합니다.”라는 내용이 나온다. 또한 『보리장소설일자정륜왕경(菩提場所說一字頂輪?經)』에서는 진언수행자가 염주를 사용하여 진언 수행하는 방법에 대해 자세히 나오고 있다. 이처럼 염주는 불교수행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사용되고 있다. 염주는 그것을 사용하는 이가 무엇을 념하면서 염주를 돌리는가에 따라서 때로는 부처님, 때로는 보살, 때로는 진언 및 다라니(陀羅尼)를 념하게 해주는 중요한 수단이 되고 또한 번뇌를 없애주는 기능을 한다. 실제 불자들이 불법승 삼보를 념하면서 염주를 돌리면 그 마음이 가라앉고 정돈되는 효과를 스스로 체험할 수 있다. 더 나아가 부처님은 이 염주를 사용하면 번뇌를 끊고 열반을 얻어 위없는 과(果)를 얻게 된다고 말씀하신다. 따라서 우리는 항상 불법승 삼보를 념하면서 염주를 소중한 마음으로 대하여 수행의 반려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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