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과 함께 하는 불교
한국불교 미래를 듣는다 ⑦ 불기 2549년 4월 24일 11시, 조계사 대웅전에서는 어느새 일곱 번째 기획법회가 진행되었다. 나눔의 마당의 두 번째 주제로 ‘지역과 함께하는 불교’에 대해서 성관스님은 어떠한 설법을 펼칠지, 5백여 명의 사대부중은 일요일에도 한자리에 모였다. 삼귀의(거룩한 부처님께 귀의합니다, 거룩한 가르침에 귀의합니다, 거룩한 스님들께 귀의합니다)로 시작한 성관스님의 법문은 세파에 찌들어 작은 일에도 흥분을 하곤 하는 일개 중생으로 하여금 자신을 반성하고 지혜를 얻게 해 주었다. 믿 음성관스님은 “지역과 함께하는 불교란 법공양을 통해 부처님 말씀을 베풀어서 이웃의 마음을 편하게 해 주는 것”이라며, 불교신자의 일상생활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또 “이웃의 마음을 편하게 해 주는 것은 먼저 내 마음에 확고한 믿음이 있어야 하며, 이 확고한 마음은 불교적 교육을 통해 생긴다.”고 설명하면서 “세상이 혼탁하여 믿을만한 것이 없을 때 우리는 고통을 겪는다.”며 믿음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스님은 기독교의 믿음 사상과의 비교를 통해 “기독교인들은 믿음이 있기 때문에 확고한 행동을 할 수 있고, 불교는 정안(正眼-바로 보고, 듣고, 생각함)을 통해 깨달음을 이해하고 얻게 되는 인과법으로 자연스럽게 믿음이 생기는 것”이라 덧붙였다. 불교와 기독교라는 종교적 구분을 떠나 “교육을 통한 확고한 믿음이 바탕 되어야 진정한 종교인”이라고 강조하면서 “진정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판단하지 못하는 것은 맹신이며, 이러한 맹신은 주변 조건이 나빠지면 회의를 갖게 되어 다른 길로 빠지게 만든다.”고 경고했다. 연기법불교의 가장 대표적인 사상으로 연기법(緣起法)이 있다. 연기법은 모든 만물에는 인과(因果)가 있다는 법칙으로 성관스님은 “연기법을 통해 내가 누구이며 어디에 있는지를 알아야 혼돈의 세계에서 벗어나는 길이다.” 라며 “원인을 알고 그 원인을 없애면 고통이 없어지고 그러면 바른 세상이 보인다.”고 중생이 괴로울 때 해결책을 제시해 주었다. “주변인에게 항상 지극한 정성으로 대하면 세상이 변한다.”며 “내가 이웃에게 지성으로 대하면 주변인도 변하고 그로 인해 좋은 결과가 오는 것이다.”라며 설법하였다. “과학문명이 아무리 발달하고 있지만 인류의 인간성을 회복하는 것은 부처님의 말씀이라는 생각으로 여러분이 서 있는 처지에서 믿음을 가지고 지성으로 대하면 주변에 어려울 것이 없을 것이다. 불교신자 한 사람 한 사람이 사명을 가지고 지성을 다하는 것이 바로 포교다.” 라는 성관스님의 법문에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 졌다. 스님은 마지막으로 ‘인재양성’과 ‘사회복지’가 불교뿐만 아니라 종교계가 가야할 길임을 강조하면서, 특히 “조계사는 일개 사찰이 아니라 한국불교의 중심이므로, 신도들이 평상시에 잘해야 한국불교가 살고 한국불교가 바로 설 때 모든 종교가 사는 길”이라며 법문을 마무리 하였다. 바야흐로 종교 간에 타종교를 터부시하거나 내 종교만이 옳다고 주장하는 시대는 가고 있는 것 같다. 함께 하는 것이 진정한 상생의 길임을 알고 불교계는 더욱 앞장서고 있다. 자칫 삭막해 지기 쉬운 현대 사회에서 한국 불교가 가야할 길은 생활 곳곳에서 나의 이익보다 남의 이익을 생각하며, 처음부터 끝까지 좋게 마무리해야 한다는 가장 기본이지만 실천하기 쉽지 않은 부처님 법이 아닐까 고민해 보았다. (이경주(여여심) ruehs@hanmir.com) 다음주는 이번 기획법회의 마지막 법문으로 ‘통일시대의 불교’에 대해서 명진스님(민추본 본부장)이 설법하여 주실 예정입니다. 많은 참여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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