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을 나누고 희망을 모으는 연등행렬
▲ 조계사 주지 도문 스님을 비롯한 불자들이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한 백색 등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불기2558년(2014년) 4월 26일 오후 7시 중요무형문화재 제1225호이며, 천 년을 이어온 우리 고유의 전통인 연등회 연등행렬이 동국대학교 운동장에서 시작되었다.연등회는 우리 민족의 한과 흥이 함께 서린 의례이자 문화유산이다. 행복할 때는 축제가 되지만, 세월호 침몰 같은 비극이 일어났을 때에는 희생자들의 넋을 달래고 대중의 슬픔을 달래는 역할을 한다. 올해는 세월호 희생자의 극락왕생과 실종자의 무사귀환을 염원하는 마음으로 연등을 밝히는 행사가 진행되었다. ▲ 조계사 연등행렬 동국대학교 운동장에서 연등법회를 마친 사부대중은 연등을 들고 동대문을 거쳐 종각 사거리를 향해 행진했다. 세월호 피해자들의 아픔을 나누는 행사였기에 작년 행렬과는 다르게 음악도 춤도 없었다. 불자들은 희생자들의 극락왕생과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을 비는 지극한 발원을 담아 석가모니 정근을 하면서 행진했다. 항상 선두에서 오색풍선을 휘날리며 달리던 택시도 오늘은 흰 풍선과 노란 풍선으로만 장식하고 슬픔을 나누었다. 연등회 깃발과 함께 세월호 희생자의 극락왕생을 바라는 흰색 장엄등과 실종자 무사귀환을 바라는 적색 장엄등이 선두에 섰으며, 이어 300여 명의 스님들이 백색 영가등을 들고 행진했다. 그 뒤로 동국대학교 부속학교 학생들이 세월호 피해자를 위로하는 글귀가 쓰인 노랑색, 하얀색 만장을 들고 행진했다. 그 뒤로 동대부중, 동대부고학생들의 행렬뒤로 동대부여중, 동대부여고, 불교스카우트, 승가원, 연화원, 조계종 사회복지재단, 천태종, 한국대학생 불교연합회, 동국대학교, 불광사, 직장직능불자연합(공불련/금융단/병불련/서불련), 금강선원, 강남포교원, 진관사, 봉은사, 무주상원심회·바라밀회. 구룡사, 네팔 불자 모임, 대만·미얀마 불자 모임, 화계사, 개운사, 삼성암, 도선사, 진각종, 선학원, 연화사, 사자암, 관음사, 석불사, 법안정사 부부불자회, 성심사, 약사사, 국제선센터, 태고종, 국제포교사, 외국인행렬, 관음종, 노적사·소림사, 수선회, 승가사, 서대문조계종 사찰, 동산반야회/동산불교대학, 수국사, 금륜사, 국청회, 불여사, 길상사, 조계사, 정토회 순으로 행렬이 이어졌다. ▲ 세월호 희생자들의 극락왕생을 발원하는 연등 행렬 이번 행렬의 특징은 아픔을 나누고 희망을 모으자는 뜻에서, 사찰·단체명을 흰색깃발에 새기고 선두에는 하얀 백색등을 서게 하였다. 참가사찰·단체에서는 오늘 행사를 위하여 몇 달 전부터 각종 오색등을 준비하였지만, 만들었던 등을 포기하거나 교체하는 경우가 많았다.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백색 영가등 만은 들고 행렬하는 사찰도 많았다. 조계사 주지 도문 스님과 사중스님, 회장단, 연희단은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는 백색 등을 들고 행진하였다. 또한 조계사는 불기2558년 봉축표어 ‘나누고 함께하면 행복합니다.’라는 문구 한 글자 한 글자를 등으로 만들어 올해의 연등행렬을 뜻을 같이 나누었다. 조계사 지역본부는 작년과 마찬가지로 한글반야심경 438자 등을 들어 부처님의 말씀을 전했다. ▲ 조계사 연희단이 백색 등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 불기2558년 연등 표어 ‘나누고 함께하면 행복합니다’ 문구를 형상화한 등 ▲ 조계사 지역본부 불자들이 한글반야심경등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조계사 대형 장엄등 중에는 부처님의 마지막 말씀 ‘자등명 법등명(自燈明 法燈明, 자기 자신을 등불로 삼고 자기를 의지하라. 또한 진리를 등불로 삼고 진리를 의지하라. 이밖에 다른 것에 의지해서는 안 된다)’을 형상화한 등도 있었는데, 어려운 시기에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을 보여주는 장엄등이었다. 9시 종각역에 이르러 ‘세월호의 아픔을 함께하는 국민 기원의 장’ 무대가 마련되어 조계사까지 행진하던 다른 해와는 달리 연등행렬은 여기서 마감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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