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재완료] 사색의 뜰
- 정미령 (신도회 수석부회장)
- 2020년 05월호
마음 근육을 키워서 어려움을 이겨 냅시다
봄꽃들이 다투어 피고 산새들이 즐거이 노래하는 5월입니다. 꽃놀이로 한창 즐거워야 할 이 화창한 계절에 온 지구촌이 전례 없는 큰 시련을 겪고 있습니다.중국에서 시작된 코로나바이러스는 예방할 틈도 주지 않고 빠른 속도로 전 세계로 퍼져 나가 많은 희생자를 만들고 있으며, 유럽과 미국 등 선진 국가, 대도시에서 그 피해가 더욱 커서 많은 세계인이 충격 속에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세계 많은 국가들이 도시 중심으로 인구가 밀집되었고, 글로벌시대는 전세계를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는데, 불행하게도 코로나바이러스가 인간의 이동을 따라다니며 인류를 위협하는 현실이 되었습니다. 다행히 우리나라가 코로나 소멸을 위한 방역에서 세계를 선도하고 있다니 곧 좋은 소식으로 인류의 희망이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아함경」에 보면 부처님 시대에도 전염병이 창궐했던 기록이 있습니다. 바이샬리 사람들이 가뭄과 전염병으로 수없이 죽어나가자 많은 사람들이 두려움에 떨며 부처님께 구제해 줄 것을 요청합니다. 부처님은 주저없이 500제자와 함께 갠지스강을 건너 전염병이 창궐한 바이샬리로 향합니다.부처님은 그 자리에서 ‘보배경’을 설하시며 사람들에게 독송하도록 권합니다.부처님께서 시신들을 치우시고, 거리를 깨끗이 청소하며 7일 동안 무외시無畏施를 행하시자 비로소 역병은 물러갔습니다.부처님 당시에도 몸을 깨끗이 씻고, 거리를 청소하는 등의 청결을 전염병 소멸의 최우선으로 하였던 것입니다. 또한 역병보다 더 무서운 두려움을 없애기 위해 ‘보배경’을 설하시며 병들고 지친 자들을 위로하고 구제하셨습니다.코로나바이러스는 지금 우리 인류에게 어떤 화두를 주는 듯합니다. ‘하나의 꽃, 世界一花’인 이 인류가 어떻게 서로 유대하고 존속하여야 하는지, 그 과제를 우리에게 주고 있습니다.서로 침략하고 뺏고 빼앗기는 탐욕의 지구촌이 아닌, 이제는 서로 상생하고 서로 의지하고 힘이 되어주는 지구인이 될 것을 주문하고 있습니다.자연을 파괴하며 물질의 풍요와 탐욕으로 채우는 지구가 얼마나 위험한 지 알려주고 있습니다. 이것이 있음으로 저것이 있다는 부처님의 연기법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습니다.코로나 이후 우리 사회는 사회, 경제, 문화 등 다방면에 많은 변화를 겪게 될 것입니다. 특히 종교사회에 있어서도 많은 변화가 예상되는데요, 우리 불교는 이번 코로나사태에서도 가장 먼저 빠르게 대처하고, 고통을 분담하여 법회중지 등 강력한 조치를 했습니다. 또한 주저없이 많은 사찰들이 온라인법회를 오픈한 것도 큰 변화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장차 미래불교는 온라인법회가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되기에, 우리 불교의 가장 취약한 부분이었던 청소년, 청년, 젊은 불자들을 위한 불교 콘텐츠가 많이 개발되어서 모든 세대를 아우르며 거리나 지역의 장애 없이 누구나 자유롭게 부처님의 가르침을 접할 수 있도록 선도해 나아가야겠습니다.건강한 몸을 위해서 튼튼한 근육이 필요하듯이, 코로나 팬데믹이 불러온 이 고통의 바다를 무사히 건너가기 위해서는 마음의 면역력, 마음의 근육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부처님 당시 사람들이 보배경으로 두려움을 이겼듯이, 우리 또한 기도와 수행으로 마음 근육을 튼튼히 하고, 코로나 소멸을 위하여, 고통받는 이웃을 위하여 서원등 한 등 더 달기 실천운동으로 자비로운 마음이 꽃피는 세상을 만들고, 이 위기를 잘 극복하면서 건강한 심신으로 다가오는 “부처님오신날”을 거룩하게 맞이합시다.조계사 가족 모두의 건강과 청안을 발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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