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재완료] 가피인연
- 노희순 (자유기고가)
- 2021년 09월호
최고의 전법 도량을 이끄는 포교의 고수들
제26대 조계사 신도회 포교본부 잠시 마스크를 벗고 촬영하였습니다.조계사 신도회 포교본부(부회장: 혜안수 김윤옥)에는 일곱 개의 팀이 있다. 한국불교 최고 전법도량이란 이름을 뒷받침하는 관음재일팀, 삼보공양팀, 어린이청소년지원팀, 연화팀, 조계사청년회, 직장직능대승전법팀, 포교사팀(가나다순) 등이다. 각각 소임별로 부처님 말씀을 많은 이들에게 전하여 진리의 법등이 꺼지지 않도록 하는 데 앞장서는 이 단체들에는 이 시대의 부루나 존자, 포교의 고수들이 함께한다.‘포교’는 불교의 시작이며 끝이다. 석가모니부처님께서 진리를 전하는 순간 불교가 시작되었고, 부처님 법이 전해지지 않는다면 불교는 존재할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포교’라는 단어의 무게는 한없이 무겁다.포교본부 김윤옥(혜안수) 부회장조계사 신도회의 포교활동을 총괄하는 포교본부는 한시도 멈추지 않고 뛰는 심장과 같은 부서다. 일주일 내내 일곱 개의 팀 가운데 어떤 한 팀인가는 도량 어디선가 법회를 하거나 부처님 말씀을 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포교본부를 이끌고 있는 김윤옥(혜안수) 부회장은 포교본부 월례회의를 통한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팀별 활동 및 포교본부 행사와 사업을 공유하고, 팀장들의 요구사항과 각 법회 현장 분위기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김 부회장은 포교사 9년차인 한편, 신도회 24대와 25대에서 기획부장 겸 홍보부장으로 활동한 다양한 경력을 갖고 있다. 은평지역장과 서부권역장으로 활동한 것도 그중의 하나다. 그런 경험을 통해 ‘포교는 가장 중요한 수행’임을 깨달았고, 교정교화 활동에서 달라지는 재소자들을 보고 한 번 더 확신하게 되었다. 관음재일팀 이창심(반야월) 팀장관음재일팀은 아주 오래된 단체다. 2000년, 지역법회가 출범하기 전까지 ‘관음법회’란 이름으로 활동했다. 관음재일(음. 24일) 기도 동참을 기본으로, 부처님오신날 관불의식 준비와 진행, 승보공양 공양물 관련 봉사, 가을 국화꽃축제 및 개금불사 봉사 등에도 적극 손을 보탠다. 이 밖에도 교도소 교정교화 활동을 21년간 해왔으며, 오산다문화센터 다문화가정 돕기에도 오랫동안 동참했다. 15년간 군 법당을 후원했으나 현재는 중단한 상태다. 이창심 팀장을 중심으로 8개 부서, 총 80여 명의 팀원들이 활동하고 있다.이창심 팀장은 43년간 신도회 임원(7대 회장단~26대 회장단)으로 활동해온 신도회의 산증인이다. 1980년대 초반, 9년째 새벽기도를 다니던 중에 관음회 총무로 신도회 활동을 시작했다. 신도회 부회장, 수석부회장을 차례로 거쳤다. 조계사 최초로 육법공양의식을 시작해서, 불국사 다례재를 비롯하여 법주사, 해인사 등 전국 교구본사의 큰 법회에 초청받아 다녔던 일에 자부심을 느낀다. 이 팀장은 후배 팀원들에게 “‘마음의 배’를 채웠으면 버릴 줄도 알아야 한다”라는 말과 함께 도반의 인연을 소중히 하라는 당부를 전한다. 삼보공양팀 안희선(수법행) 팀장‘경인법등’(1999)으로 창립한 삼보공양팀은 ‘마하법회’(2008)로 한동안 이름을 바꿔 활동했다. 2011년 지역법회가 출범하면서 기존 단체들이 ‘봉사’로 성격이 바뀔 때 종단 총무원 후원 봉사를 맡게 되어 ‘삼보공양팀’으로 새롭게 출발했다. 이 팀은 종단 총무원의 후원(식당) 봉사(매주 수요일)가 주요 소임이다. 종로노인복지관 배식 봉사도 하고, 매주 토요일(12시~오후 3시)에는 금강경 목탁기도모임을 갖는다. 10여 년 전부터 해왔으며, 염불선 같은 효과가 있어 반응이 매우 좋다.삼보공양팀은 ‘공부 많이 하는’ 팀이다. 첫째, 셋째 일요일(오후 1시) 정기법회를 영상법문으로 진행하는데, 공부가 잘된다고 해서 탁마법회라고 부른다. 유난스러울 만큼 끈끈한 결속력도 이 팀의 특징이다. 팀원들의 상호 신뢰도가 높아 웬만한 실수는 서로 감싸주기 바쁘다. 지난 15년간 소리 없이 팀을 맡아온 안희선 팀장의 노력 덕분이다. 타종교를 믿던 안 팀장은 친구를 만나러 조계사에 들렀다가 호기심이 생겨 기본교육, 불교대학과 대학원, 선림원까지 쉼 없이 수료한 불자다. 불법을 늦게 안 것이 너무 아쉬워서, 어린 두 딸을 반강제로 어린이법회에 보냈다. 일찍부터 부처님 법을 만나게 해주고 싶어서였다. 그가 군 포교를 중시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여법하게 신행할 수 있는 조계사가 ‘본찰이면서 집’이라는 안 팀장은 “부처님 법이 조계사에서 활짝 꽃 피우기를” 늘 기도한다. 어린이청소년지원팀 홍현정(적광) 팀장조계사 어린이청소년지원팀(이하 어청팀)은 어린이청소년법회 즉, 유아법회, 저학년법회(1~3학년), 고학년법회(4~6학년), 중고등법회 등을 지원하는 학부모 모임이다. 매주 일요일, 법회에 참석한 어린 불자들의 점심밥을 챙겨주는 게 중요 소임이다. 어청팀은 홍현정 팀장을 포함한 네 명의 임원과 법등장, 학부모 봉사자 등 30명 안팎에 불과하다. 직접 식단을 짜고, 식재료 구입과 조리 및 배식, 설거지까지를 이 인원이 감당한다. 유아법회 등 법회 현장에도 봉사자가 필요하므로 15명 정도가 150명의 점심을 준비하는 셈이다. 일요일 아침, 공양간에 들어가기 직전에 임원들이 다음 주 식단을 결정한다. 장 보는 일은 최우용(인경) 교무와 부인 정혜림 유아법등장의 몫이다. 세 자녀가 법회에 다니는 부부에게는 제일 중요한 토요일 일과다. “내 자식에게 먹일 음식이니, 최대한 정갈하고 맛있게, 정성을 다하지 않을 수 없다”라는 것이 이 부부를 비롯해서 부모인 모든 팀원들의 한결같은 마음이다. 홍현정 팀장은 초등학교 5학년과 4학년생인 두 딸을 따라 조계사 불자가 되었다. 코로나19로 인해 도시락으로 대체하면서 일이 편해진 반면, 음식이 부실한 건 아닌지 마음이 쓰인다고 한다. 동아리 공연 때와 제등행렬을 하는 어린이들 모습에 큰 보람을 느낀다면서, 어청팀 임원들의 헌신 덕분임을 강조한다. 특히 최 교무 부부와 성낙규·성은솔(성민 아빠, 엄마) 부부께 감사의 마음을 꼭 전해달라고 당부한다. 어린이 및 청소년 포교는 불교의 미래이며 희망이다. 어청팀의 활동에 좀더 힘차게 박수를 보내고 싶은 건 아마 그 때문일 것이다.* 갑자기 수술 일정이 잡힌 홍현정 팀장을 대신해서 먼 길 달려와 도움을 주신 최우용·정혜림 부부에게 깊이 감사드립니다. 연화팀 최정숙(천보향) 팀장연화팀은 올 7월 4일에 바뀐, 일요법회봉행팀의 새 이름이다. 1999년 7월 창립해서 지난 7월 창립 21주년 기념행사를 치렀다. 첫째와 셋째 일요일(오후 1시) 안심당에서 정기법회를 여는 연화팀은 다섯 째 일요일이면 사찰 순례를 다녔다. 국내 관음성지 순례는 다 마쳤고, 유네스코 등재 사찰이 다음 순례지다. 셋째 일요일 법회 후에 ‘아름다운 우리문화유산 가꾸기’를 하는데, 조계사 주변, 우정국 등의 문화 유적지 꽃밭을 가꾸고 청소 등을 한다. 공공 봉사활동으로 인정받아 비불자 학생 참가자들이 늘고 있다. 둘째 번 일요일과 넷째 수요일에는 각각 만발식당과 종로노인복지관에서 배식 봉사를 한다. 200여 명의 팀원 중 70~80명이 법회와 이런저런 봉사에 동참하고 있다.7대 팀장에 이어 8대 팀장으로서 연임 3년차인 최 팀장은 28세 때 조계사와 인연이 닿았다. 불교대학 총동문회에서 문화부 차장과 부장 5년간 역임하면서 부장 2년 동안 5대보궁 삼보일배 참배를 진행하는 등, 남다른 기획력을 발휘했다. 우리문화유산 가꾸기도 7대 팀장 때 시작했다. 최 팀장은 간혹 흔들리는 팀원들을 볼 때 “이겨내면 한 단계 올라갈 수 있다. 함께 이겨내자”라며, 도반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대웅전 일요법회와 차별을 둔, 연화팀만의 색깔을 찾고 있다는 그는 ‘누구나 동참할 수 있는 연화팀’을 꿈꾸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조계사청년회 이수민(성운심) 회장조계사청년회는 일주일에 두 차례씩 법회를 본다. 법회가 끝나고 ‘부서활동’을 하는데, 부서별로 모여 실질적인 신행과 봉사, 취미활동을 한다. 조계사청년회(이하 청년회)만의 독특한 이 운영방식이 조직을 탄탄하게 만들고 회원들을 신심 깊은 불자로 이끈다. 1977년 6월 4일 창립해서 올해 44주년을 맞이한 청년회는 1,500여 명의 회원을 거느린 대규모 조직이다. 임원 수만 40명에 달하는 이 조직의 힘은 일주일에 두 차례(화요일 오후 7시 30분, 극락전/ 토요일 오후 4시 대웅전)씩 열리는 법회에서 나온다. 놀랍게도 작년부터 계속된 코로나19의 비상 상황에도 불구하고, 단 한 차례도 법회를 거르지 않았다.‘흩어지지 않고 버텨주기만 해도 다행’이라는 요즈음, 청년회는 작년 11월 셋째 주부터 실시간 유튜브로 법회를 하고 있다. 비록 비대면이긴 하나 법회 출석률이 오히려 높아졌다고 한다. 참신한 아이디어와 통통 튀는 이벤트 덕분이다. 출석은 실시간 채팅창을 통해 엄격하게 관리한다. 신입 회원의 필수 교육과정인 ‘연수원교육’은 8주에 걸쳐 진행된다. 20세~39세만이 입회 자격이 있다. 청년회는 만 45세가 넘으면 준회원으로만 활동할 수 있다. 이수민 회장은 청년회의 다양한 법회 형태에 대한 자부심이 크다. “외국 스님들을 모셔 그 나라의 불교 문화를 느끼는 ‘세계일화 꽃으로 피어나다’ 특별법회와 ‘청년불자들을 위한 토크 콘서트 두런두런’ 등, 청년회가 기획한 다양한 형태의 법회가 호평을 받았어요. 그런 시도를 할 수 있는 게 우리 청년회의 힘이라고 생각해요.”겁 없이 시작한 영상법회에 방송작가인 직업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는 그는, 법회를 한 번이라도 쉬면 큰일 나는 줄 아는 청년회 법우들을 고마워한다. 그런 적극성이 청년회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직장직능대승전법팀 이선묵(선각) 팀장직장직능대승전법팀(이하 대승전법팀)은 1991년 5월 ‘대승법회’로 출발해서 올해 창립 30주년을 맞이했다. 직장인 대상의 모임으로서 ‘상구보리 하화중생의 삶을 실천하자’는 것이 창립 취지였다. 매주 목요일(저녁 7시) 극락전에서 열리는 정기법회를 비롯해서, 군 포교 등에는 400여 명의 팀원 가운데 100여 명이 적극 동참하고 있다. 최근에는 비대면 법회의 필요성을 느껴 청년회처럼 실시간 유튜브로 영상법회를 하고 있다. 대승전법팀은 예산의 절반을 군 포교에 쏟을 만큼 애정이 각별하다. 2004년부터 첫째, 넷째 일요일마다 1사단 신병교육대 법당 ‘정각원’을 방문, 200~500명의 훈련병들에게 부처님 법을 전해왔다. 간식과 선물, 재능기부 등 다양한 방법으로 군법당을 지원하고 있다. 연 3회 불자 전문경영인(CEO) 초청강연회를 열고, 불자 기업인과 연대해서 바자를 개최하여 그 수익금으로 종로지역 복지시설, 장애인단체, 이주민쉼터 등을 지원해왔다. 또한 자문위원인 최효임 화가의 재능 기부로 ‘나무갤러리 초대전’을 열어, 탄자니아 보리가람농업기술대학 건립에 힘을 보탰다. 어린이, 청년, 군인 포교를 중시하고, 이에도 앞장서왔다. 16대 임원진을 이끄는 이선묵(선각) 팀장은 더 이상 바랄 게 없을 만큼 팀원들과 함께하는 전법활동에 보람을 느끼고 있다. 신행활동을 할 수 있는 단체가 많은 조계사에 감사하면서…….포교사팀 유유재(대신) 팀장우란분절 기도가 한창인 중에 인경 봉사를 하는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아침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봉사 부스를 지키는 그들은 조계사 포교사팀 팀원들이다. 2011년 7월 결성된 포교사팀은 초기에는 불교대학 총동문회 소속의 ‘포교사전법팀’으로 불렸다. 4년 전 포교본부 소속의 ‘포교사팀’으로 재정립하면서 회원이 200여 명에 다다랐다. 그 가운데 연회비를 내는 170여 명의 정회원들은 셋째 금요일(저녁 7시) 정기법회와 승소 및 만발식당 봉사에 동참하고 80여 명의 임원을 대표하는 6대 유유재 포교사팀장은 ‘포교사’의 전문성 살리는 활동이 무엇인지 고심해왔다. 드디어 올해 3월, 신도등록 권장 캠페인을 시작했다. 매주 토요일 대웅전 앞에서 새신도 등록과 신도고유번호 갖기 등을 권장하는 활동이다. 또한 올해 1월부터 우정국 앞 노숙자 대상 도시락 봉사(셋째 화요일)에 동참하는 등, 포교사 단체로서 정체성을 찾아가고 있다. 유유재 팀장은 특이하게 미국 유학 중에 불심을 키웠다. 교정교화 활동, 어려운 이웃돕기, 수용시설 지원 활동 등, 봉사로 보람을 느끼는 그는, 포교사 19기로서 포교사단 교정교화전법지원단 부단장을 맡고 있다. 한 달에 3회, 원각사 무료급식소에서도 봉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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