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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고의 신성한 숲을 여는 오동나무 속살 같은 오솔길
햇살과 바람, 사찰이 일군 동리산 태안사 숲길
수도권에서 멀리 떨어진 전라남도 곡성은 오지 중의 오지로 아주 깊은 두메산골이다. 태안사(泰安寺)는 그 곡성에서도 가장 깊숙한 골짜기인 죽곡면 원달리의 동리산(桐裏山) 자락에 자리 잡고 있다.
태안사는 일찍이 통일신라 경덕왕 원년(742)에 ‘대안사(大安寺)’라는 이름으로 산문(山門)을 열었다. 이곳에 터를 잡고 절을 창건한 사람은 특이하게 ‘이름 모를 세 명의 신승(神僧)’이라고 전해온다. 대부분의 창건설화가 당대의 이름 높은 고승을 창건주로 등장시키는 것에 비하면 훨씬 사실적이어서 오히려 믿음이 간다.
구산선문의 하나인 동리산문의 중심 선사찰로 자리 잡은 대안사가 태안사로 이름이 바뀐 건 서기 1702년(숙종 28) 이후로 보인다. 도심 불자들에게는 길이 험하고 산도 깊어 작정하고 나서야만 찾을 수 있는 절, 곡성 동리산 태안사를 향해 길을 떠났다.
노희순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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