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연호운(善緣好運)’이라는 말이 있다. 좋은 인연은 곧 좋은 운을 불러들임이요, 행복을 얻는 요소가 좋은 인연이라는 뜻이다. 5월은 가정의 달이다. 어버이날, 어린이 날 등 소중한 인간관계를 통해 가족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갖게 된다. 불교가 수행의 종교라고 하지만, 부처님께서도 가정의 소중함을 말씀하셨다.
이번 달은 가정의 달과 관련해 부모와 자식 관계, 형제와의 인연, 친척과의 인연, 학교에서 만나는 인연, 사회에서 만나는 인연, 사찰에서 만나는 도반과의 인연 등 사람의 소중함에 대해 생각해보자.
<육방예경>은 어떤 경전인가?
<육방예경(六方禮經)>은 한역으로 <시갈월육방예경>, 또는 <선생경(善生經)>이라고 한다. 육방예경은 초기불교에서 일반 재가자가 지켜야 할 실천윤리를 설하는 경전이다. 즉 세속적인 인간관계에서 예의범절의 중요성을 가르치는 경전이다. 일상생활에서 지켜야할 도덕규범 및 인간적 도리를 제시하고 있다.
인도 바라문교 성전인 마누법전에 “동쪽을 바라보고 음식을 먹으면 장수하고, 남쪽을 바라보고 먹으면 명예를 얻으며, 서쪽을 바라보고 먹으면 행복을 얻고, 북쪽을 바라보고 먹으면 정의를 얻는다.”고 하는 등 미신적이고 관습적인 요소가 있었다.
‘선생’이라는 거사는 부친의 유언에 따라 여섯 방향에 예를 올렸는데, 부처님께서 우연히 보시고, 물었다. 부처님께서 선생의 미신적인 방법을 걱정하며, “부모는 동방이고, 스승은 남방이며, 아내는 서방이고, 친척은 북방이며, 아래 사람은 하방이고, 사문·바라문 등 성현은 상방이다.” 이렇게 인연을 생각하며, 각 6방에 절하라고 하셨다.
<육방예경>의 내용
선생이 부친의 유언에 따라 6방에 예경하고 있었다. 이때 부처님께서 그를 보고 이런 말씀을 하셨다.
“절을 할 때는 이런 마음가짐으로 6방(六方)을 향해 절을 하라. 동쪽을 향해서는 부모, 남쪽은 스승, 서쪽은 배우자와 자식, 북쪽은 친구, 위쪽은 사문이나 바라문, 아래쪽은 하인이나 고용인을 생각하며 감사하는 마음으로 절을 하여라.”
이어서 부처님께서 각자의 위치에서 서로에 대한 예의에 대해 말씀하셨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번호를 부쳐 소개한다.
①부모와 자식의 역할
자식으로서 부모를 모실 때, 생활에 모자람이 없도록 하고, 어떤 일이든 부모에게 먼저 상의하며, 부모의 말을 거스르지 않아야 한다.
부모도 자식을 키울 때는 사랑으로 키워야 한다. 자식의 그릇된 행위를 막아주고, 자식의 배필을 구해주며, 꼭 필요한 때에 경제적인 뒷받침을 해주어야 한다.
②스승과 제자의 역할
제자는 스승을 예경하고 존중하며, 스승의 가르침을 공손하게 받아들여 그릇됨이 없이 행하고, 스승의 가르침을 잊지 않아야 한다.
스승은 제자에게 진리에 따라 지도하고, 알지 못하는 것이 있으면 친절히 가르쳐 주며, 물음이 있으면 그 뜻을 잘 설명해주고, 훌륭한 벗을 소개해주며, 가르치는 일에 인색하지 않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