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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신도회 소식

발심수행장(發心修行章) 살펴보기

  • 입력 2025.04.01

 

 

지난 3월8일(토)에 조계사 대웅전에서 법사스님이신 노전 정묵스님 주관하에 전각의례법회 불자님과 함께 토요법회를 봉행하였다. 이날 스님께서는 법회에서 ‘발심수행장(發心修行章)’에 대하여 법문을 하여 주셨다.

한국 불교에서 입문하는 스님들의 기본교재라 할 수 있는 ‘초발심자경문(初發心自警文)’은 고려 지눌스님의 ‘계초심학인문(誡初心學人文)’, 신라 원효스님의 ‘발심수행 장(發心修行章)’, 고려 말 승려인 야운스님이 지은 ‘자경 문(自警文)’ 3개의 글을 한 권으로 합본한 책이름이다. 조선 태조 6년(1397년)에 상총선사라는 분이 ‘초발심 자경문’ 배우는 것을 모든 사찰의 청규(淸規)로 정하였다. 그 뒤로 오늘날까지 무려 600년 넘게 승려 교육의 필수 입문교재로 되어 있으며, 불법을 믿는 모든 불자들은 이 글을 배워야만 하니, 스스로를 일깨우고 경계해야 할 내용이 가득 담긴 불교 수행의 지침서이다.

원효스님의 ‘발심수행장’ 자체는 그리 어려운 내용은 없으며 어려운 단어도 없고 심오한 사상도 없다. 

하지만 그 어떤 저술보다 스스로의 마음을 살펴보고 현재의 자기행동을 반성하도록 촉구하는 성찰을 위한 글이라는 점에서 가슴을 울린다. 내용은 애욕을 끊고 고행할 것, 참된 수행자가 될 것, 늙은 몸은 닦을 수 없으니 부지런히 닦을 것 등이다.

 

發心修行章(발심수행장)

海東沙門 元曉 述 (원효 지음)

 

夫諸佛諸佛(부제불제불)      莊嚴寂滅宮(장엄적멸궁)

於多劫海(어다겁해)            捨欲苦行(사욕고행)

衆生衆生(중생중생)            輪廻火宅門(윤회화택문)

於無量世(어무량세)            貪慾不捨(탐욕불사)

 

모든 부처님께서 아름다운 세상을 활짝 펴 보이신 것은 오랜 세월 욕심을 버리고 뼈를 깎는 고행을 하셨기 때문이며, 중생들이 타는 듯한 고통 속에 윤회하는 것 은 헤아릴 수 없는 세월 속에서 많은 욕심을 버리지 못 했기 때문이다. (중략)

 

 


時時移移(시시이이) 速經日夜(속경일야) 日日移移(일일이이)

速經月晦(속경월회) 月月移移(월월이이) 忽來年至(홀래년지)

年年移移(년년이이) 暫到死門(잠도사문) 破車不行(파거불행)

老人不修(노인불수) 臥生懈怠(와생해태) 坐起亂識(좌기난식)

幾生不修(기생불수) 虛過日夜(허과일야) 幾活空身(기활공신)

一生不修(일생불수) 身必有終(신필유종) 後身何乎(후신하호)

莫速急乎(막속급호) 莫速急乎(막속급호) (終)

 

 시간이 지나 하루가 지나고, 하루가 지나 한 달이 지나며, 한 달이 지나 한 해가  지나고, 한 해가 지나니 죽음의 문에 당도한다. 부서진 수레는 움직이지 못하는 것처럼 늙으면 수행할 수 없으니, 누우면 게을러지고 앉으면 쓸데없는 생각만 한다. 인생이 얼마나 되기에 마음을 닦지 않고 쓸데없이 밤낮을 보내고 헛된 육신 얼마나 더 살리려고 일생동안 수행하지 않는가? 사람은 언젠가 죽으니 다음 생에는 어찌할 것인가? 어찌 급하고 급하지 아니하며 급하고 급하지 아니하랴. (끝)

 

‘발심수행장’은 원효스님이 남기신 300여 권의 저술 중에서 가장 짧고 쉽게 쓰여진 글이지만 불교 수행의 진수를 남김없이 새겨 넣고 있다. 고작 706자 밖에 안되면서도 한 문장 한 대목마다 죄업을 제거하고 무명을 걷어내는 등불이 빛을 발휘하고 있다. 그것이 우리의 안일을 각성시켜 생사를 벗어나야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일으키는 발심이 되도록 도와줄 것이다. 원효스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고 이 말씀을 시시때때로 독송하여 자기를 다잡아야 한다. 그렇게 하면 원효스님의 자비가 가슴 속에서 솟구치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전각의례법회 법회장 법성화 홍순분  (신도회 전각의례법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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