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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신도회 소식

국립민속박물관 하계 워크숍 과거를 통해 미래를 읽다

  • 입력 2024.09.01
사무처는 지난 7월 31일 경복궁에 위치한 국립민속박물관으로 하계 워크숍을 다녀왔다. 상반기 동안 많은 봉사활동과 사중의 크고 작은 울력에 앞장서서 묵묵히 임해준 봉사자들을 격려하고 더욱 단합된 모습으로 하반기에도 신심 나는 소임 살이를 다짐하는 자리였다. 하계 워크숍은 부주지 탄보스님과 신도지원단장 원지스님, 오영록 신도팀장, 강은실 사무관의 인솔에 따라 홍순분 사무총장님과 사무처 임원들이 함께 하였다.
우리 절 조계사는 많은 장점이 있지만 위치적으로 교통이 잘 발달된 도심에 있는 것도 매우 큰 장점이다. 
특히 서울의 한복판,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며 숨 쉬고 변화하는 중심에 위치하여 가까이는 경복궁, 덕수궁 등 다수의 궁궐과 역사적 장소와 유적지들이 있고 박물관과 미술관 등이 주변에 많이 있다. 우리 일행은얼마 전 단장을 마친 ‘열린 송현공원’을 거쳐 박물관으
로 향하였다. 도심의 빌딩 숲 사이에 있는 멋진 공원을 걷다 보니 비록 7월 한낮 태양은 뜨거웠지만 가슴은 탁 트이고, 맑은 하늘과 구름, 푸른 잔디와 꽃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졌다.
국립민속박물관의 계단은 불국사의 청운교와 백운교, 상부의 5층 건물은 법주사 팔상전, 난간 위의 평면과 부속건물은 화엄사 각황전 등 여러 불교 문화재에서 그 모양을 본떠 만들어진 건물이라고 한다. 백운교 옆을 아무 생각 없이 지나칠 뻔하였는데 <조계사의 1타 역사 선생님>이신 부주지 탄보스님께서 우리 일행에게 짚어 주시고 설명해 주셨다. 부주지스님과 함께 할 때면 역사 교양강좌가 덤으로 딸려 오는 것 같아서 더욱 즐거운 시간이 된다.
국립민속박물관은 상설전시관 3개와 기획전시실, 어린이 박물관으로 구성되어 있다. 우리 일행이 방문한 날에는 기획전시실에서 <요물, 우리를 홀린 고양이> 전시가 열리고 있었다. 관람객들의 관심이 매우 높고 흥미로워하는 모습에서 애완동물의 트렌드 변화와 전시 제목이 주는 대비가 재미있었다. 과거에 고양이는 개나 다른 애완동물에 비해 요물이라 불리며 부정적 이미지가 있었다. 그러나 최근엔 많은 사람들이 고양이를 애완동물로 선호하고, 유튜브나 방송을 통해 고양이를 다룬 내용을 보면서 고양이를 직접 기를 수 없는 젊은 층은 ‘랜선 이모’, ‘랜선 삼촌’을 자처한다. 요물이라 불렸지만 이제는 보물로 불리는 고양이를 보며, 고정된 것은 없다는 생각과 함께 우리 불교도 변화의 파도를 멋지게 넘기를 바라 본다.
상설전시관은 “한국인의 오늘”, “한국인의 일년”, “한국인의 일생”으로 분류되어 많은 전시물이 준비되어 있었다. 우리들은 어린 시절 사용하던 물건이 나오면 새삼스럽게 열을 올리며 설명하기도 하고, “나는 저런 물건 몰라요”, “저 시대 사람 아니에요”라고 우기며 
MZ세대 코스프레도 하면서 즐거운 관람을 이어갔다. 마침 방학을 맞아 어린이 관람객들이 많이 있었다. 미래의 주인공들에게 과거의 유산이 잘 기억되고 새롭게 해석되어 우리 민족의 뿌리를 잃지 않은 세계화를 기대해 본다. 더불어 우리 불교의 문화유산도 더욱 관심을 갖고 보존하고 널리 그 아름다움과 장엄함을 알려야 하겠다는 생각과 총무원장 진우스님의 선명상이 큰 바람을 타고 모든 사람들에게 마음의 평화가 깃들 수있는 방편이 되길 두 손 모아 기도해 본다.
박물관 관람을 마치고 가진 차담 시간은 더위에 흐른 땀을 식히며, 시원한 음료와 함께 즐거운 소통의 시간이었다. 사무총장님께서 워크숍에 참여한 봉사자 한 사람 한 사람을 격려의 말로 소개해 주시고, 탄보스님과 원지스님은 봉사자들에게 항상 고맙고 감사하다는 말씀을 아끼지 않으셨다. 부주지스님께선 <만발 식당>이라는 뜻이 ‘만 개의 발우’라고 설명하시며 공양의 공덕은 무엇에 비할 수 없다고 말씀해 주셨다. 우리 모두 말씀에 공감하며 한 끼의 공양도 정성을 다하겠다고 다짐해 본다. 
조계사로 돌아오는 길, 송현공원의 야생화 위를 투명한 날개를 펼친 잠자리가 날아다닌다. 곧 이 무더위도 조용히 사라질 것이다. 무덥고 습한 여름 도량 천막 아래 앉아 모연을 하거나, 야외 울력을 하거나. 더운 주방에서 공양을 준비할 때면 다른 계절보다 쉽게 피
곤해지고 지치기 마련이다. 그럴 때면 어느 선사의 말을 떠올려 본다. 
“기쁘게 바쁘고, 즐겁게 지쳐라."





 

홍보부장 일성 이현규 (신도회 사무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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