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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신도회 소식

유주무주영가들과모든생명이 깨달음의바다에이르기를 서원하며 반야용선에함께올라

  • 입력 2024.03.01

 

 

온 세상의 마음에 계시는 부처님께 상월결사 108배 공양으로 경건하고도 환희한 마음으로 아침을 열며 오늘도 언제 어디서 염불봉사 요청이 들어올까 설레는 마음으로 휴대폰을 수시로 열어보게 된다. 염불봉사단은 수도권에서 연간 평50~60회 염불봉사를 시행하고 있다. 신도국으로부터 염불봉사 신청이 들어오면 집전팀장이 근무 중임에도 불구하고 즉시 단톡방에서 봉사자를 모으고, 일부 단원들은 직장에 휴가까지 내면서 조계사에 와서 기도물품을 챙겨 석부름(차량)에 물품을싣고 기쁜 마음으로 장례식장으로 향한다. 기도 시작 30분 전에 봉사자들이 빈소에 모여 마음을 한데 모은 뒤 위의를 갖추어 영가님께 간곡함과 정성으로 부처님의 무상법문을 전해 올린 뒤 유족들의 아픔을 함께 나누고 어루만지며 봉사를 마무리한다. 마지막 조가(弔歌)를 불러드릴 때는 빈소가 울음바다가 되기도 하지만 유족들에게는 고인(故人)과의 마지막 이별의 노래로 아름답게 기억될 것이다. 염불봉사단 자운성 이연화 자문위원께서는 ‘염불봉사하며 죽음을 자주 마주하다 보니 욕심이 없어지고 삶을 대하는 태도가 바뀌며 시간이 갈수록 마음은 감사함으로 충만해진다. 그래서 가족들은 물론 주위의 모든 인연들이 나를 편안한 눈으로 바라봐 주니 이곳이 바로 극락이지 극락이 어디 따로 있겠는가.’라고 노래처럼 말씀하신다.

 

 


 


또, ‘장엄하고 여법한 염불로 고인뿐만 아니라 선근(善根) 있는 분들의 마음에 부처님의 가피를 담을 수 있어서 감사하다.’라며 동작지역의 한 신도분이 염불봉사에 대한 감사 인사를 전해주시기도 하였다. 이 외에도 염불봉사로 인해 슬픔을 거두고 앞으로 살아갈 수 있는 새로운 힘을 얻게 되었고, 앞으로는 부처님 법에 더욱 의지하며 굳건한 삶을 살아가겠다는 신심 깊은 마음을 전해오시는 분들도 많다. 이것은 봉사란 안으로는 나의 수행이며 밖으로는 부처님 법을 전하는 길임을 방증하는 것이니, 조계사 염불봉사단에서 봉사할 수 있는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참으로 크나큰 부처님 가피가 아닐 수 없다. 그러기에 지도 법사이신 노전 정묵스님께서는 더욱 여법한 봉사를 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마음의 뜰을 가꾸며 기도하고 부처님 법답게 살아가고 있는지 늘 깨어있는 자세로 수행하라는 강한 주문을 하고 계시다.
아울러 이 지면을 빌어 주지 담화 원명스님과 사중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함을 전하고 싶은 것이 있다. 작년까지만 해도 차량 운행을 단원들의 보시에만 의존하다 보니 봉사 때마다 사실 번거로움이 많았다. 자차를 이용하여 먼 거리에서 조계사까지 와서 기도물품을 싣고 장례식장으로 향하였고, 봉사가 끝나면 다시 조계사에 들러 마무리 정리를 한 뒤 귀가하여야 하기에 염불봉사에 많은 시간을 소진하였다. 더욱이 직장에 휴가를 내면서까지 봉사에 헌신하시는 분들께는 단장으로서 그 미안함과 고마움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물론 굳건한 신심과 원력이 바탕이 되어있기에 지금까지 가능한 일이었지만 이런 어려움을 주지 담화 원명스님께서 깊이 혜량하시고 염불봉사단이 상시로 부처님 일을 봉행하는 데 불편함이 없어야 한다시며 작년 12월 흔쾌히 차량(카니발 9인승)을 구입토록 큰마음을 내어 주셨다. 이에 정묵스님께서 부름이 있는 곳은 언제 어디든 바로 달려나가 석가모니 부처님의 제자로서 머무름 없는 마음으로 봉사하라는 의미로 차량에 ‘석부름’이라는 이름을 명명(命名)하여 주셨다. 덕분에 지난 1월 16일에는 하루 동안 장례식장 세 곳을 석부름을 타고 이동하면서 간간이 초코파이와 물로 허기를 달래가며 밤 11시가 넘어 염불봉사를 마무리할 수 있었지만 봉사하는 내내 단원들은 얼굴에 환한 미소를 잃지 않았고 어느 때보다도 더욱 신심이 나서 지친 기색도 비치지 않았다. 그래서 그저 ‘부처님 감사합니다.’라는 말밖에는 더 이상 할 말을 잃은 환희로운 하루를 보낼 수 있었다. 이생을 마무리하고 가시는 영가님들께 극락왕생을 발원해 드리고 그 유족들께는 불연(佛緣)을 맺게 해 드리는 것은 재가불자로서 할 수 있는 가장 복된 불사(佛事)일 것이다. 앞으로도 염불봉사단이 부름이와 더불어 한 몸 한마음이 되어 더욱 단단해지고, 무주상의 봉사로 수행의 기쁨과 전법의 환희를 오래오래 나눌 수 있는 아름다운 염불봉사단이 되어 전법의 길에 작은 마중물이 될 수 있기를 부처님 전에 서원한다.

 

염불봉사단 단장 연심화 안소연 (신도회 사무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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