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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사 <일자리 나눔터>를 소개합니다
구직자 : 보살님 여기 일자리 나눔터라고 있지요? 사무실이
어디에 있어요?
조계사 신도님 : 아~ 일자리 나눔터요? 탑 지나면 계단이 나오거든요.
계단 내려가서 우측 방향으로 걸어가면 길 끝에 안심당이 있어요.
그 건물 지하1층에 일자리 나눔터가 있어요.
조계사에는 다양한 신행·봉사단체가 있습니다. 그 가운데 일자리 나눔터는 우리 사회본부에서 가장 작은 규모로 큰 활약을 하는 신행·봉사단체 중 하나라고 감히 자부해 봅니다. 첫 방문 구직자들은 공간을 찾느라 어려워하시기도 합니다. 그럴 때면 마당으로 모시러 가기도 하지요.
<일자리 나눔터>가 도대체 어떤 신행·봉사단체인지 알 듯 말 듯 하시죠? 제가 오늘 그 궁금증을 모두 풀어드리겠습니다. 어서 따라오세요. <일자리 나눔터>는 2012년 10월에 11명의 회원으로 팀장님과 요일 봉사자 10명이 함께 시작한 조계사 신행·봉사단체입니다. <일자리 나눔터>는 올해로 창립 13주년을 맞이하고 있으며, 종교계 최초로 관공서(종로구청)와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습니다. 조계사 신도는 물론 종로구 지역민과 인근 상인들, 다양한 연령층의 구인·구직활동을 지원하고 있습니다.이러한 활동은 누적 통계(누적집계 구인 602건, 구직 2,334명, 취업 910명) 로 그간의 결실을 가늠해 볼 수 있습니다. 참으로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일자리 나눔터>는 구인·구직을 도와드리는 일을 하지만, 절 마당 안에 자리 잡고 있다 보니 구직상담으로 시작하여 때로는 개인 신행상담이 되기도 합니다. 구직신청서를 직접 쓰는 어려움이 있으신 분들은 때때로 작성을 도와드리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면 인적사항, 특기 등 개인의 신상에 대해 알게 되고, 자연스러운 대화가 이어지며 편안한 마음이 들게 되어 구직자들을 무장해제시키나 봅니다. 어느새 당신들의 고민, 생활고, 아픔을 털어놓고 울고 웃으십니다. 구직자들의 곤란한 여러 가지 상황들이 내 친구의 이야기 같기도 하고, 말 그대로 남의 일 같지 않아 공감이 될 때가 많습니다. 구직상담을 하다 보면 수많은 세상의 사연을 접하며, 위로하기도 하고 저희가 위로를 받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살아있는 불법을 공부한다는 생각도 듭니다.
또한 구직자들께서 구직신청 차 사무실을 방문했을 때와 귀가하실 때 표정, 분위기가 훨씬 밝아지는 것을 보면 장거리(천안) 봉사로 때때로 힘들지만 남다른 보람을 느끼곤 합니다. 봉사의 시간은 우리 모두에게 마음의 치유와 소통의 창이 된다는 생각에 참으로 불보살님께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세월의 나이테만큼 <일자리 나눔터>에 수많은 분들이 다녀가셨는데 그중 몇 분이 아직도 기억납니다.
에피소드 1) 유학 중 부모님의 부고를 듣고 귀국하였지만, 유학의 뒷바라지로 가세는 너무 기울어져 있었고 혼자 남은 막막함으로 무척 고통스러워하셨던 구직자님의 사연이 너무도 안타까웠습니다. 그 후로 일자리 나눔터 사무실을 자주 찾아오셔서 이야기도 하고, 꾸준한 구직활동을 통해 본인의 특장점을 살려 외국어 업무를 담당하는 업체에 취업이 이루어졌습니다. 그리고 1년 후, 감사하다며 사무실에 재방문해주셨는데 한층 밝아진 얼굴로 자신감도 회복되셨고, 직장생활도 잘 적응해 지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에피소드 2) 구직자 가운데 무척 비만한 은둔형 청년이 가족의 손에 이끌려 일자리 나눔터에 방문하셨습니다. 좀처럼 마음의 문을 열지 않아 기초 구직상담이 조금 힘들었습니다. 상담 후 구직활동을 하며 사중에서 자원봉사를 시작했고, 누구보다 열심히 했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 조계사 경내의 환경미화 봉사를 하며 약 두 달여간 15kg 이상 체중 감량을 했고, 얼마 후 취업까지 성공했습니다. 가족들의 근심은 덜어 드리고 구직자의 자존감, 성취감은 더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모든 사람과의 관계는 인연이며, 작은 인연도 항상 감사하면서 오늘도 우리 봉사자들은 조계사 <일자리 나눔터>로 출근합니다. <일자리 나눔터>를 찾아주시는 모든 분들이 많이 웃으시고 행복하시길 불보살님께 합장 발원합니다.
나무 마하반야 바라밀.
능인화 황공주 (신도회 사회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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