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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사보 칼럼
회상과 다짐
불자(佛者)라서 행복한 마음으로 오늘도 아침을 맞이한다. “행복은 언제나 내 마음속에 있다. 그러나 때로는 마음 밖에서 찾으려 한다”는 큰스님의 법문을 늘 가슴속에 담고 매일 매일 새로운 하루를 시작하고 있다. 요즘 조계사에는 국화꽃으로 온 도량을 아름답게 장엄하고 있다. 국화빵까지 피어오르니 너무나도 정겨운 경치이다.
회사일로 서울에서 생활하게 되면서 처음 조계사 도량에 들어섰을 때가 생각난다. 가슴이 두근거리며 환희심으로 가득했었다. TV에서만 보던 조계종 총본산 조계사였다! 나를 반겨주던 회화나무와 인사를 나누고, 탑돌이도 하면서 설레는 마음으로 대웅전에 들려 부처님께 참배했다. 그때 대웅전에는 삼존불 불사 중이었고 리모델링 중이었다. 나는 환희심으로 한참을 앉았다가 대웅전을 나오려는데, 보살님 한 분이 나에게 물었다. “조계사에서 봉사 좀 해주시겠어요?”라고. 그 인연으로 1주일에 한 번씩 대웅전 청소와 공양물 정리 및 신도님들께 떡을 나눠드리는 봉사를 하게 되었다. 다른 봉사자들은 거의 매일 조계사로 출근하듯이 보였으나 나는 직장인이라 1주일에 하루만 봉사했던 기억이 난다.
그러던 어느 날, 총무원 건물 벽에 <조계사 불교대학·대학원 모집>이라고 적힌 현수막을 보게 되었다. 그 순간 나도 모르게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고, 가슴이 얼마나 쿵쿵 뛰었는지. 도대체 얼마나 많은 복을 지었으면 조계사 불교대학에서 공부할 수 있을까?를 되뇌이면서 부러움 대상으로 갑자기 기운이 빠졌다. 그리곤 나도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그날 저녁에는 잠도 설쳤다. 지금까지도 잊혀지지 않는 추억의 한 장면(?)이다.^^
다음 날 두 손을 불끈 쥐며 다짐했다. 불교대학을 졸업하고 포교사가 되어 어린이 포교를 하자! 그래서 1년 정도 봉사하던 단체에서는 아름답게 회향을 하고 기본교육57기에 등록했다. 기본교육 수료하고 경전반을 수강하고 불교대학53학번으로 입학을 했지만, 기본교육 도반들과 함께 가입한 대승법회에서 활동을 하게 되면서 불교대학과 대학원을 졸업하고도 포교사의 꿈은 접게 되었다. 당시 대승법회는 무진장 큰스님과 담임 법사님을 모시고 매주 목요일 법회를 진행했었고 매월 두 번의 만발봉사 그리고 매월 넷째 주 일요일에는 1사단 신병교육대에 담임 법사님을 모시고 군포교를 진행하고 있었다. 매번 4~5백 명의 훈련병들이 법회에 참석하여 준비과정도 만만치 않았다. 법회 업무가 바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이게 포교사의 역할이나 다를 바가 없구나. 법회활동을 더 활발하게 하는 것이 포교를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대승법회 회장 소임을 맡게 된 후 포교활동에 뜻이 많았던 불교대학 도반들을 대승법회로 적극 영입하고 대승법회의 옛 법우들을 한분 두분 다시 모셔오고 그동안 그려왔던 재가불자의 역할을 의논하면서 한가지씩 실행해 나갔다. ‘젊은 층 포교를 위한 음악회, 어린이날 행사, 여름방학 물놀이 행사, 이주민 불자 초청법회, 기업과 조계사 인연을 맺게 한 33인 CEO 초청강연회, 이웃돕기 바자회, 나무갤러리 초대전’ 등을진행하고 기존에 해오던 군포교를 훈련병들의 취향에 맞게 노래자랑으로 긴장도 풀어주면서 불교에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게 하는 등으로 변화를 주면서 군포교를 진행해왔다. 대승법회 법우들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포교 전선에서 열심히 역할을 해주신 결과로 이 모든 일이 여법하게 진행되었다고 생각한다.코로나19로 대면 법회가 중단될 시기에는 발 빠르게 유튜브로 법회를 진행하며 전법활동을 이어가는 대승법회 법우들의 역량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닌 창립 32년 동안 쉼 없이 발전을 거듭해온 대승법우들의 노력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이런 훌륭한 법우들 덕분에 2017년 ‘포교대상 원력상’을 수상했으며 군포교 관련으로는 ‘제1사단장 감사장’, ‘제1군단장 감사장’을 수여하게 되었다.
현재 27대 신도회 포교본부 부회장 소임을 맡게 되면서 ‘어린이와 청소년’, ‘청년’들에 대한 전법활동에 더욱 최선의 노력을 다하려고 한다. 다행스럽게도 포교본부 7개 팀의 임원진들이 어린이 청소년들에 대한 지원을 그 어느 때보다 관심을 가지고 함께 해주시기에 감사한 마음이다. 어린이 청소년을 포함한 젊은 층에 대한 관심과 투자는 한국불교의 미래이다. 우리 포교본부만이 아니라 조계사 신도님들 모두의 관심과 사랑이 필요하다.
나에게도 서원이 있다. 인생 2막을 시작하면서 자리이타(自利利他) 수행을 하며 살고 싶다. 전법활동에 전념
하면서 사회에 공헌하며 생활하자는 발원이다. 그중에 두 가지만 적어본다.
첫째, 불자요양원, 불자 실버타운, 불자 힐링세터 건립이다. 주변을 둘러보면 평생 신심 깊은 불자로 살아왔지만, 불자 요양원이 턱없이 부족한 이유로 노후에는 이웃종교 시설에 계시면서 매일 찬송가를 부르시고 아멘 하며 기도를 하신다. 너무나도 속상하고 안타까워 용기를 내어 작게나마 추진 중이다.
둘째, 나무갤러리에서 지원 최효임 화가의 추모전시회 개최이다. 조계사 성역화 및 경주 열암곡 마애부처님 바로 세우기 후원을 위한 추모전시회이다. 전시회는 나무갤러리에서 금년 12월 7일~13일에 진행할 예정이다. 지원 회효임 화가는 대승법회 자문위원장으로 법회 발전을 위해 노력하면서 대승불자의 길을 함께 걸어왔으며 불자 화가로 꿈을 키워가다 젊은 나이로 지난 4월에 부처님의 품으로 돌아간 법우이다. 생전에 조계사를 그 누구보다 사랑했었고 종단에서 아프리카 탄자니아에 설립한 ‘보리가람 농업기술대학교’ 후원 등 부처님의 자비나눔을 실천해 오던 훌륭한 미술학 박사이며 불자 화가였기에 그 뜻을 기리고자 한다. 이 서원들이 성취되기를 지극한 마음으로 참회하며 감사하는 마음으로 간절히 기도한다.나는 가끔씩 거울을 볼 때면 ‘세월이 참 많이 흘렀구나!’ 하는 생각을 한다. 요즘 법우들과 자주 하는 말이 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할 뿐이다. 우리는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익어가고 있다”라고. 그렇다. 우리는 날마다 수행정진 하면서 익어가고 있다. 조계사에 다니면서 맺어진 많은 인연에게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 법우님들이 함께 동참해주시고 늘 뒤에서 격려와 후원을 해주시는 소중한 나의 언니 연화장 보살님이 계시기에 지금의 내가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더욱더 수행정진 하여 불자다운 불자가 되어
법우님들과 좋은 인연을 아름답게 만들어가며 초심을 잃지 않고 포교활동을 하겠노라고 다시 한번 다짐해본다.덕분입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박경숙 (인명화, 27대 신도회 포교본부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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