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 수년 전 벚꽃이 필 무렵 막내딸을 위한 백일기도처를 찾던 중 조계사를 오게 되었습니다.
대웅전 중창불사 할 때 잠시 다녔기에 그때가 처음은 아니었지만 필연인 듯 오 년 만에 다시 찾았던 조계사!
대웅전의 웅장한 세 분 부처님을 뵌 순간 나도 모르게 심장이 쿵쿵 뛰었습니다. “아! 여기가 내 기도처구나!”그때부터 조계사와 깊은 인연이 되어 기본교육72기부터 시작, 불교대학과 대학원 과정까지 이수하였습니다. 경전공부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봉사에도 관심이 생겨 지역모임에서 총무소임을 맡아 활동하다가 지역장의 소임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돌이켜보면 7년 동안 이어진 지역모임 소임을 여법하게 회향할 수 있었던 것은 지역모임에 참석하시는 신도님들께서 서로 신뢰하며 기쁜 일, 슬픈 일을 함께 하는 동안 모두 행복바이러스 전달자가 되어 아낌없는 사랑을 나누었기에 가능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은 신도회 사무처에서 교육부장이라는 소임을 맡아 지역모임 활동과는 사뭇 다른 봉사활동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사무처에는 사중에서 다급하게 처리해야 할 일부터 다양한 행사의 지원요청이 끊임없이 들어오는데 그때마다 부서와 상관없이 모두가 함께 협조하여 신속하게 해결합니다. 사무처 봉사를 시작하고 얼마 동안은 날마다 정신없이 바쁘게 돌아가는 사무처 분위기에 적응하기가 조금은 어려웠지만, 모두가 꾸준하게 각자의 소임을 해내는 모습을 보며 불자로서 신심과 원력에 대해 새롭게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옛말이지만 시집가면 벙어리 3년, 귀머거리 3년, 장님 3년이라 했듯이 사무처는 저에겐 불자의 자세를 익혀가는 수행처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 중에도 제가 맡고 있는 교육부는 기본교육을 수료한 후 사중에서의 봉사활동을 희망하는 분들을 대상으로 5주간의 자원봉사자 교육을 실시하여 사중의 각 단체로 배정하는 일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봉사자 교육을 수료하고 각 단체에 배정되어 정식 봉사를 하면서 소속 단체장님이나 교육수료생 봉사자로부터 적응을 잘 하고 계시다, 감사하다는 말씀을 들을 때 부처님 도량에서 나도 뭔가 역할을 하고 있다는 뿌듯함에 가슴이 벅차오르기도 합니다.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들을 사무처라는 단체 안에서 부서와 상관없이 나의 일, 너의 일 가리지 않고 모두가 힘을 합쳐 해내는 모습을 보다 보면 나도 모르게 힘이 납니다.
우리는 함께라서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함께라서 행복합니다.
오늘도 여여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