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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완료] 남전스님의 새로운 신행이야기

남전스님의 새로운 신행이야기

  • 입력 2020.07.01
 <질문> 연기법과 중도의 가르침이 가장 중요한 불교의 교리라고 배웠습니다. 이 중에서 특히 중도에 관한 가르침은 아무리 들어도 어렵고 실천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불교에서 말하는 중도적 견해, 중도의 삶이란 것이 무엇인지 잘 알고 싶습니다.

자신에게 유리하거나 좋다는 일에는 수단과 방법에 상관없이 가지려 하고, 불리하거나 싫은 일이라면 조금도 미련을 갖지 않는 것이 우리들 중생의 모습입니다. 이것을 취사선택의 마음이라고 하지요. 사실 우리들은 평소에 이런 마음을 잘 조절하지 못합니다. 결과적으로 마음을 조절하지 못하면 사람들과 대립하게 되고 여러 상황에서 갈등하게 됩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일상의 삶 속에서의 마음 씀씀이를 거문고 줄을 맞추듯이 하고, 일을 할 때에도 어느 한쪽에 치우침 없는 마음을 가지라고 말씀하십니다. 거문고 줄을 너무 헐겁게 하면 소리가 늘어지고, 반대로 너무 팽팽하게 조이면 둔탁한 소리가 나서 아름다운 소리를 얻지 못합니다. 부처님께서는 이렇게 우리의 삶을 거문고 줄에 비유하여 넘치지도 않고 모자라지도 않는 중도中道적 행위를 강조하신 것이지요.

부처님께서 성도成道하실 당시 인도사회는 주로 욕심의 근원인 육체를 학대하는 고행苦行의 수행방식과 감각적인 쾌락快樂을 추구하는 주장으로 크게 나누어져 있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당시의 극단적인 사상과 가르침으로는 중생의 근본문제를 해결할 수 없음을 아시고 올바른 진리의 실천 방법으로써 중도를 제시하셨던 것입니다.

이렇게 중도는 어느 쪽으로도 치우치지 않는 것을 말합니다. 불교에서는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도리, 양 극단을 떠난 올바른 실천을 모두 중도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질문하신 것처럼 경전에서는 “중中에 의해 법法을 설說한다”라고 하여 부처님 가르침의 핵심을 연기법緣起法과 중도설로 설명합니다. 부처님께서 가르치신 모든 교설이 연기와 중도에 대한 부연 설명이라고 할 만큼 중요하다고 하겠습니다. 흔히 불교의 이론적 토대는 연기법, 실천적 방법은 중도라고 표현합니다.

그래서 중도는 실천적인 관점에서 봅니다. 중도를 중간으로 오해하는 분들도 있는데 중中은 정正으로 이해합니다. 나와 너, 옳고 그름의 대립된 생각에서 벗어나고 조화로운 관계의 형성, 인과因果의 법칙 안에서 대립하고 갈등하는 괴로움을 치유하며 바른 대안을 얘기하는 것이 중도적 가르침이지요. 그래서 중도의 실천으로 제시된 것이 팔정도八正道이고, 대승大乘에서는 자리이타自利利他의 실천으로 보살의 수행이 제시됩니다. 그렇게 완성된 수행방법이 육바라밀六波羅密이라고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법문도 듣고 경전을 보면서 공부도 하지만 불교의 진리를 언어나 문자로 완전하게 표현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예전부터 눈 밝은 스승들께서는 스스로 지혜의 눈을 갖추어 모든 존재의 참모습을 알 수 있을 때, 비로소 깨달았다고 할 수 있다 하셨습니다. 금강산을 가보지 못한 사람에게 아무리 설명을 잘해도 금강산을 완벽하게 이해할 수 없듯이, 진리의 세계는 설명이나 표현만으로는 어려운 부분이 많습니다. 그러나 금강산으로 가는 길은 누구에게나 안내할 수 있는 것처럼, 우리가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수행하고 노력하면 진리의 가르침에 다다를 수 있지요.
 
부처님께서는 당신이 깨달으신 경지를 실천을 통해서 우리에게, 또 모든 사람에게 그 길에 이를 수 있음을 실제로 알려 주셨습니다. 우리는 그 모습을 중도의 가르침으로 이해하는 것입니다. 목적에 도달하는 최선의 방법, 그것을 중도라 하고, 가장 바른 길의 모습이기 때문에 정도正道라고도 합니다.


 

남전스님 (조계사 선림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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