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승가대학 학인 시절에 조계사와 인연을 맺었다. 각종 행사에 참석하면서 조계사가 한국불교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어떠한지 실감했다. 매번 깊은 인연과 감동을 느끼며 소중한 시간을 함께하고 있다.
한국불교의 선구적 역할을 하는 조계사 신도국 소임자로서 첫째, 불자들과 사중을 잇는 다리 구실을 하면서 소통에 힘쓸 계획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편안하고 친근하게 다가가 경청하면서 그 안에 함께 녹아들어 어떤 의견도 겸허히 수용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더불어 스님과 신도들이 함께 수행 정진하고 원활하게 신행생활을 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도록 힘쓰겠다. 이미 조계사 불자들은 정진하는 삶을 살고 있지만, 좀 더 본질적으로 불교를 실생활에 뿌리내리게 하는 데 도움이 되겠다. 기복적인 중생의 업에서 벗어나 나누고 베푸는 보살의 업으로 바꾸어갈 수 있도록 불도를 향해 나아가는 데 안내판 역할을 하겠다.
어둠이 짙으면 더 밝은 아침이 온다고 한다. 곧 만물이 소생하고 생장하는 봄이 온다. 어려운 시기 잘 이겨 내고 생명력 넘치는 날을 맞이하기를 기도 발원한다.
공부는 올바른 수행과 포교를 위한 것
교육국장 서안 스님
조계사와 인연 짓게 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속가 아버님이 평생 교육자로 사셨고, 은사스님도 교육원장을 지낸 분이다. 때문에 교육국장이 내 업이 아닐까 생각한다.(웃음) 1997년 불교를 처음 만난 뒤부터, 늘 이 대단하고 보배로운 부처님 가르침을 어떻게 널리 알릴 수 있을까 고심해왔다. 전법은 여러 가지 신행 가운데 가장 중요한 덕목이다. 부처님이 어렵게 깨달은 진리를 세상에 전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더욱이 ‘한국불교 일번지’ 또는 ‘포교 일번지’인 조계사의 불자들에게는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특히 인터넷 영상시대에 걸맞게 3D 영상 등으로 쉽게 만날 수 있어야 하고, 또한 이해하기 쉽도록 만들어야 한다.
불교는 기본 교리가 매우 중요하다. 기본 용어를 이해하면 전반을 알 수 있고 인성도 바뀐다. 어설프면 오히려 지식만 쌓여 아상만 높아질 뿐이다. 바르게 알아야 남에게도 전할 수 있다. 그리고 불교를 사회에 전하는 것은 바로 신도들이다.
출가 전에 한 시골 식당에 갔을 때의 일이다. 주인은 없고, 한 노인이 “주인이 곧 절에서 돌아온다”고 전했다. 잠시 뒤 회색 수행복을 입은 주인이 돌아왔는데, 어찌나 말과 행동이 차분하고 얼굴도 온화한지, 불자에 대한 좋은 인상이 깊게 남았다.
말법시대를 맞이하여 온갖 질병과 자연재해 등이 세상을 위협하고 있다. 모든 재앙의 원인은 바깥이 아니라 바로 우리 마음 상태에 있다는 것을 부처님 가르침에서 깨달아야 한다. 자신을 바꾸는 것이 곧 세상을 구원하는 일임을 알고, 불교 공부에 매진하기를 바란다.
일주문 안팎의 포교와 회향
포교사회국장 상범 스님
포교사회국은 안으로는 유아, 어린이, 청소년, 성인 등 각 연령층에 맞게 포교하고 지원하며, 대사회적으로는 공익법인 행복나눔 가피 봉사단과 함께 어려운 이웃을 돕고, 재소자 교정교화 및 경찰 불자 양성 등의 지원사업을 하는 부서다. 한 가지 일도 잘 해내기 어려운데 두 가지 분야를 맡게 되어 조심스러운 마음이 앞선다. 조계사는 그간 불자들 대상의 포교를 해왔지만, 앞으로는 비불자들까지로 범위를 넓혀야 한다. 일반 대중들은 아직도 불교를 옛날 이미지로 인식하고 있어, 스님들이 IT 기기를 다루면 몹시 낯설어 한다. 이제는 불교가 현재, 이곳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으며, 현대인들의 삶의 의지처임을 알려야 한다. 불교의 대사회적 활동이 필요한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찾아오기를 기다리기보다 먼저 다가가야 한다. 조계사에서 3년째 소임을 보면서 갖게 된 확신이다.
조계사의 대사회적 활동은 상, 중, 하 가운데 상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특히 연령대에 맞는 활동의 장 마련과 지역사회 소외계층을 직접 찾아가서 도움을 주는 활동은 한국불교의 맏형에 걸맞은 수준이다. 다만 일반인 대상의 포교 프로그램 개발과 고연령층을 위한 비대면 법회 활성화가 남은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재가 수행자는 불교 교단 사부대중의 한 기둥이다. 재가 수행자로서, 조계사 신도라면 기도와 함께 수행을 해야 한다. 절, 염불, 사경 등 자신에게 맞는 수행법을 찾아 스스로 갈고 닦아야, 부처님의 어엿한 제자라고 할 수 있다.
바른 믿음의 길목
템플국장 혜원 스님
처음 인사드린다. 템플국장 소임으로 조계사에 방부 들이면서 설렘으로 새해를 맞고 있다. 이 설렘이 조계사를 찾아오는 모든 분들에게 전달되어 친근하게 다가가는 템플스테이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조계사는 서울 사대문 안의 도심 사찰로서, 한적하고 정적인 템플스테이 이미지와는 조금 거리가 있다고 느껴질 것이다. 도심 사찰의 단점을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통해 아늑하고 친근한 느낌의 장점으로 바꾸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오히려 도심에 있어서 교통이 편리하고, 상대적으로 더 한적하게 느껴질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한옥 호텔을 연상시키는 쾌적한 숙소, 웅장한 대웅전 예불, 절 마당에서 보는 아름다운 야경, 가볍게 차를 나누는 가피 등의 가까운 편의시설, 정갈한 사찰음식 등을 부각시킴으로써 최고 인기 있는 템플스테이 사찰을 만들고 싶다.
조계사 템플스테이 프로그램 중 단 한 개만 꼽으라면, 단연코 다도를 추천한다. 따뜻한 차 한 잔으로 모든 번뇌와 걱정이 사라져 마음이 여유롭고 편안해질 것이다. 이 밖에 108배와 108염주 꿰기 등, 젊은 층과 어르신들 모두 편안히 동참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비롯해서 특색 있는 프로그램도 진행할 계획이다.
템플스테이는 신행활동을 위한 ‘바른 믿음’을 다지는 준비과정이다. 사찰에 대해 잘 모르는 이들이 처음부터 올바른 믿음을 내기가 쉽지 않다. 템플스테이에서 사찰 예절과 사찰생활 등을 익히고,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한층 더 불교와 친근해지는 체험을 통해 바른 믿음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한다. 신행활동과 템플스테이의 교집합이 다양한 불자층을 만들고, 신심을 더 돈독하게 해줄 것임을 믿는다.
한 걸음 한 걸음 차근차근, 도심 속 마음 따뜻한 템플스테이 하면 ‘조계사’가 떠오를 수 있도록 힘쓰겠다. 소통과 공감의 현대적 템플스테이가 되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