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사람은 누구에게나 불성이 있다고 하는데요. 저는, 제 자신을 보면 능력도 모자라고 나이도 많아 공부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많습니다.
어떤 마음을 가져야 공부하고 신행하면서 자신감을 가질 수 있을까요?
예전에 어느 책에서 읽은 구절입니다. 돈은 새 돈도 돈이고 헌 돈도 돈이라고 합니다. 구겨지거나 오래되었다고 해서 돈의 가치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지요. 우리도 그렇지 않을까요? 나이나 혹은 보여지는 모습, 현재의 처지 등으로 가치가 매겨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주변에 가끔 자신을 지나치게 낮추는 사람들을 봅니다. 누구나 자기 삶에는 부족한 부분이 있기 마련입니다. 고쳐야 할 나쁜 습관도 있겠지요. 살다 보면 자신의 앞에 닥쳐올 미래에 대한 불안이나, 가야 할 길이 너무 많아서 포기하고 싶을 때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럴 때, 본인 스스로가 얼마나 많은 길을 그저 묵묵히 뚜벅뚜벅 걸어왔는지를 한번 돌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그리고 자신의 약점을 너무 크게 보고 있는 것은 아닌지, 혹은 자신감의 결여로 인해 더 나은 삶과 행복한 삶을 나중으로 미루고 있는 것이 아닌지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난 할 수 없다고 성급하게 결론 내린 것은 아닌지도 생각해 봐야지요.
이 세상에 스스로가 완벽하다고 여기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누구에게나 몇 가지 정도의 부족함은 있지요. 진정으로 어떤 성취나 행복을 얻으려면 그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가능성을 가꾸고 존중할 줄도 알아야 합니다. 불교의 가르침은 그 가능성을 아주 소중히 여기고 있습니다.
누구에게나 장점과 단점이 있습니다. 건강이 좋은 사람이 머리가 나쁠 수 있습니다. 건강도 좋고 머리도 좋은 사람이 복이 없을 수 있지요. 건강, 지식, 복을 다 갖춘 사람이 장수하지 못할 수도 있고, 심지어 이 모든 것을 다 갖춘 사람도 지혜가 모자란 경우가 있습니다.
재물, 사랑, 권력, 명예 등을 다 내가 소유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영원히 불행한 사람입니다. 자신이 못나고 불행하다거나, 하는 일마다 잘 풀리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좌절할 것이 아니라, 현재 자신의 특징과 장점을 찾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불자라면 우선 간절한 마음으로 부처님을 믿고 열심히 공부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부처님 진리를 배우고 익히며 언젠가는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는 희망과 누구나 가지고 있는 무한한 가능성, 말씀하신 불성(佛性)을 믿으면 좋습니다. 그런 다음은 한 가지 소원을 가지고 기도하시라고 권해드립니다.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하고 그 결과로 작은 소망이 이루어진다면 그 다음부터는 무슨 일에도 확신이 생길 수 있으니까요. 불성에 대해 알아가는 공부도 좋습니다. 불교대학이나 참선 수행은 큰 도움이 됩니다.
불성이란 우리에게 잠재된 가능성으로 비유해서 말할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누구나 자기 운명을 가지고 태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스스로가 갖추고 있는 가능성을 발견하고 그 소질을 계발하면서, 열심히 노력하여 정진한다면 누구나 원하는 것을 성취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법화경-약초유품>에는 삼초이목(三草二木)의 비유가 나옵니다. 상, 중, 하의 약초와 크고 작은 나무가 나름대로 독특한 가치가 있다는 가르침입니다. 약 기운이 강한 약초는 중한 병에, 약한 약초는 가벼운 병에 쓰입니다. 가벼운 병에 강한 약초를 쓰면 약효가 지나쳐서 새로운 병을 만들겠지요. 나무도 이쑤시개 용도의 것을 대들보로 쓸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아무리 못난 풀이나 작은 나무도 각각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말씀입니다.
길가에 떨어진 나뭇잎, 여기저기 구르는 돌멩이도 각각 자기 본분이 있다고 합니다. 우리들의 본분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것은 언제나 필요한 일이자 좋은 공부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