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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전스님의 새로운 신행이야기
질문 : 아내와 함께 절에 다니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초심 불자입니다. 스님들께 배운 바른 신행을 하는 불자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행사 때와 다르게 평소에 법회에 참석해 보면, 동참하는 불자의 숫자가 생각보다 적은 것 같아 아쉽기도 합니다.
답변 : 우리 불교가 내세우는 ‘자랑스런(?)’ 두 개의 지표가 있습니다. ‘1700여년의 역사’와 ‘2000만 신도’입니다. 역사는 객관적 사실에 근거한 것이므로 일단 접어두고, 2000만 신도에 대해서는 보다 냉정하게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불교신도를 절 집에서는 불자(佛子)라고 합니다. 놈 자(者)를 쓰지 않고 아들 자(子)를 쓴 것은 법화경 가르침처럼 ‘종불구생(從佛求生)’이기 때문입니다. 중생이 부처님을 따라 존재한다는 뜻이지요. 말씀하신대로 지금까지 우리는 그저 불교적 성향을 가진 사람이면 모두 불자라고 했습니다. 1년에 한 번도 절에 나오지 않아도, 부처님오신날에 등 한 번만 달아도, 부모님이나 가족이 절에 다닌다는 이유만으로도, 거기에다가 막연히 불교가 좋은 사람들까지도 모두 불자라고 지칭했지요. 불자의 기준이 애매모호하고 너그러웠던 것이 사실입니다.
부처님오신날이나 큰 행사에 참석하는 많은 불자들이 평상시 기도와 법회의 불자로 이어지지 못하는 것은 왜 일까요? 모두가 생각해 보아야 할 대목입니다. 불자의 기준 같은 것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제가 지난 몇 년 동안 조계사와 도심에 있는 절에서 포교하고 정진하면서 느꼈던 점을 기초로 해서 불자의 기준에 대해 몇 가지 제시해 보고자 합니다.
첫째는 반드시 삼귀의(三歸依)와 오계(五戒)를 수지해야 합니다. 불교에 입문했으면 신도로서의 정체성과 일상의 삶 속에서 지켜야 할 점들을 생활하며 실천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 시작을 삼귀의를 통한 결심과 오계의 내용을 기준으로 삼는 것이지요. 일정기간 동안 교육을 통해 수계한다면 더욱 좋겠습니다. ‘신도기본교육’과 같은 과정에 동참하는 것은 아주 좋은 일입니다.
조계사 기본교육 수료식
남전스님 (조계사 선림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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