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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완료] 가피인연

포교와 봉사에 행복을 담는 즐거움

  • 입력 2021.06.01

제26대 조계사 신도회 부회장단(2)  

 


사무총장 김진여심(법수) 

신도회 사무처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사람이 김진여심 사무총장이다. 신도회 실무를 총괄하는 사무총장이니만큼 주말을 빼고는 하루도 자리를 비울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 25대 회장단에서 행복나눔 가피봉사단 부단장을 맡았던 바, 사무처 일이 낯설지는 않으나 신도회 11개 본부와 73개 단체를 총괄하는 사무총장의 업무는 잠깐의 방심도 허락지 않을 정도로 강도가 세다.  
“코로나19로 신도회 활동이 많이 줄었지만, 생명살림방생법회나 신도바자 등 주요 행사는 별다른 타격 없이 잘 치르고 있어요. 다만 올해 동안거 방생처럼 장학금 지급과 어려운 이웃돕기 등이 이웃돕기 방생으로 바뀌었을 뿐이죠.”
사무처 일에 적극 협조해주는 신도회 회장단과 소임자들께 감사한다는 김 총장은, 앞으로도 지금처럼 서로 화합하고 단결하는 모습으로 한국불교계 최고의 신도회를 만들겠다며 두 주먹을 힘차게 흔들어 보였다.  


행복나눔 가피봉사단 김문주(혜명심) 부회장

코로나19의 팬데믹 비상 상황에도 불구하고 활동이 더 늘고 있는 행복나눔 가피봉사단. 올해를 어려운 이웃 대상의 생필품 꾸러미 전달 활동으로 문을 열었다. 서울시공모사업에 선정된 집수리봉사팀은 올해 서른 가구를 목표로 집수리 봉사를 진행 중이다. ‘찾아가는 의료서비스’는 매달 한 번씩 쪽방촌 열 가구를 찾아가 건강을 챙겨주고 있다. 문화재지킴이팀 또한 봉사 장소를 한 군데 더 늘려, 일주일에 한 차례씩 탑골공원, 우정총국, 보신각, 수송공원을 돌면서 청소 등 문화재 지킴이 역할을 하고 있다. 
김문주 단장은 작년 연말에 25대 사무총장 소임을 회향하고 올 1월 봉사단을 맡아서 도약을 꾀하고 있다. 어버이날 즈음 치러온 효잔치를 못한 것이 제일 마음에 걸린다는 김 단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전에 비해 오히려 후원금은 늘고 봉사자도 줄지 않아서 다행이라며 기꺼워한다. 
“홀몸어르신을 위한 김장김치, 부처님오신날 봉축 의미로 어려운 이웃에게 생필품 꾸러미를 선물하는 ‘마음나눔전’(500가구)을 새로 시작했어요. 서울시공모사업에 ‘도시락 배달’ 기획안을 내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어요. 서울지역 홀몸어르신들께 전기장판 선물하는 사업과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 활동은 자리가 잡혔고 반응도 무척 좋아요.”


교육본부 장경태(성해) 부회장

교육본부에는 다섯 개(교육지원팀, 교육봉사팀, 교육기획팀, 불교대학팀, 불교대학원팀) 팀과 불교대학 총동문회가 있다. 신설된 교육기획팀은 교육본부 내 주요 행사와 봉사 일정 등을 조율하고, 교육지원팀은 교육국의 각종 행정업무를 지원한다. 교육봉사팀은 ‘동행도반’으로 불리며 기본교육 주간반, 야간반, 토요반 수업에 동행하여 수업 내용을 보조하고 기본교육생이 조계사에서 신행 활동에 빠르게 적응하도록 지원한다.
불교대학, 대학원팀은 학생회장을 중심으로 6개 부서장들과 각 반 반장들이 학기 중 신심을 고양하는 사업과 다양한 봉사 및 신행활동의 초석을 다지는 삼천배 등 다양한 수련활동을 지원한다. 불교대학 총동문회는 사중의 각종 봉사와 모연, 불사 동참 및 졸업생들이 조계사에 정착하도록 돕기 위한 천수다라니기도법회, 정기교육법회 그리고 53선지식 구법여행 특별법회 등을 주요 사업으로 하고 있다.
큰 조직인 교육본부의 다양한 행사와 활동은 매월 열리는 ‘교육본부 운영회의’(5개 팀장 및 삼직, 총동문회장 및 9개 팀장)에 보고되고 공유한다. 장경태 부회장(교육본부)의 올해 발원은 ‘코로나19’로 줄어든 기본교육 수강생 수를 늘리고, 수료생들의 불교대학 진학률을 높여서, 졸업 후 자연스레 조계사 신행조직에 자리 잡게 하는 데 교육본부가 기여하는 것이다.
제7대 불교대학 총동문회장을 지낸 장 부회장은 엄격한 유학자 집안에서 자랐으나 불교박물관 고려불화 전시 관람을 계기로 조계사 불자가 되었다. 기본교육을 받고 나서 불교대학과 불교대학원을 마치고는 주로 불교대학 총동문회에서 활동했다. 


 

 


수행본부 임성자(만법심) 부회장

 

수행본부의 역할은 수행팀(선림원 재학생)과 동문팀(선림원 졸업생), 자율선원팀(선방 입방자)을 관리하는 것이다. 2년 과정의 선림원 정원은 60명이고, 동문은 500여 명에 달한다. 자율선원의 정원은 20명이다. 올해 4월에 개설된 안심당 주간정진반에서는 50명이 수행하고 있다. 

수행본부는 본부의 특성상 다른 본부보다 사중 활동이 적은 편이다. 더불어 행사 참여율도 낮아서 가끔 민망할 때가 있다. 그 가운데 선림원 봉사자 부족이 가장 큰 고민거리다. 

선림원 11기 졸업생인 임성자 부회장이 가장 신경 쓰는 건, 매년 10월에 여는 대종사 초청법문 행사다. 대종사를 초청해서 참선법문을 듣고 선에 관해 공부하는 이 행사는 작년에도 진행하지 못했는데, 올해도 열지 못할 것 같아 안타깝다. 

임 부회장은 2008년 아들 수능을 앞두고 퍼뜩 조계사가 떠올랐다고 한다. 그 인연으로 불교대학을 마치고 양천구지역장 등 8년간 지역 활동을 했다. “막중한 자리여서 벅차다”라면서도 “바른 품행과 책임감, 정견正見을 갖추려고 노력하게 된다”라는 말로 공부에 도움이 된다는 뜻을 드려낸다. 

 

포교본부 김윤옥(혜안수) 부회장

포교본부는 어린이청소년지원팀(어청팀), 청년회팀, 직장직능대승전법팀, 연화팀(일요법회), 포교사팀, 삼보공양팀, 관음재일팀 등 7개 팀을 담당한다. 매달 한 번, 포교본부회의에서 활동보고와 공지사항, 행사 등을 공유한다. 김윤옥 부회장은 월례회의에서 각 팀장들의 요구사항을 듣고 소통하는 걸 중시한다. 사실 중요치 않은 일은 하나도 없다. 어린이청소년법회를 잘 키워 활성화하고, 비대면으로 의기소침한 청년회법회를 격려해서 새로운 시도를 하게 하는 일 등, 모두가 포교와 직결되는, 첫 손가락 안에 꼽혀야 할 일들이다. ‘포교’라는 단어가 주는 무게만큼…….
김 부회장은 은평지역장과 서부권역장을 역임했다. 24대, 25대 신도회에서 기획부장 겸 홍보부장으로 활동한, 이른바 브레인이다. 조금 늦게 불교를 만났지만 발걸음에는 거침이 없다. 7년차 포교사로서 남부교도소 등에서 교정교화 활동을 하면서 재소자들의 달라져가는 모습에 감동과 환희심을 느끼고 그 원동력으로 지금은 북부지역 어청팀에서 활동하고 있다. 
김윤옥 부회장에게 ‘포교’는 ‘나 하나 믿는 것이 아니라 남에게 반드시 전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수행이다.     



소임본부 홍순분(법성화) 부회장

13개 팀으로 구성된 소임본부가 맡은 일은 모든 전각에서 행하는 봉사다. 관음전관리팀, 대웅전관리팀, 대웅전천수팀, 불교문화전승팀, 사찰안내팀, 성지순례가피팀, 신행상담팀, 육법공양팀, 의전팀, 접수지원팀, 종무지원팀, 지장법회제사팀, 화주단 등이 있는데, 특히 전각 봉사는 오전 8시 반부터 오후 6시까지 전각을 지키고 관리해야 한다. 그런 만큼 일도 많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 지장법회제사팀의 경우처럼 일이 너무 많으면 지치기 쉬운 만큼 재충전, 재교육이 필요하다. 소임본부 홍순분 부회장의 올해 목표는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잡은 것 같다.
“올해는 ‘소임본부 가족’의 화합과 배려에 힘쓸 작정이에요. 팀별로 법사스님 중심의 자체 교육이나 재충전 시간을 갖긴 하지만, 그렇지 못한 팀도 있거든요.”
불교대학원 졸업 후 ‘봉사해보자’ 마음먹고 접수처 봉사를 시작했다는 홍 부회장. 접수팀장이 되기까지 8년간의 시간과 소임본부에서 보낸 지난 3년이 자신을 더 단단하게 세워준 것 같다고 한다. ‘어떻게 하면 좀더 즐겁고 신나게 봉사할 수 있을까?’ 홍 부회장의 요즈음 화두다.  


문화본부 윤지영(원불화) 부회장

문화본부는 음악과 춤, 풍물과 관련된 회화나무합창단, 맑은소리합창단, 민요팀, 향무용단, 연등공방팀, 풍물팀 등 6개 팀을 총괄 관리하는 조직이다. 현재 발족 준비 중인 다도팀까지 더하면 7개 팀이 된다. 
코로나19의 피해가 가장 큰 조직이 문화본부라고 할 수 있다. 다른 팀들은 활동이 ‘축소’에 그칠 정도라면 문화예술 분야는 아예 ‘휴면상태’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문화팀의 사기도 바닥에 떨어질 지경이니, 지켜보는 윤지영 부회장의 마음이 너무 절박하다. 팀원 수도 눈에 띌 만큼 줄어들었다.
“문화 예술의 꽃이 공연과 전시인데 그걸 못하니 연습해도 신이 안 난다고 해요.”
인사동 오가는 길에 무심히 들르던 조계사에서 노보살님들 기도하는 모습에 감동받아 조계사 신도가 된 윤 부회장. 문화본부 부회장으로서, 맑은소리합창단 단장을 겸하고 있는 그의 올해 목표는 ‘문화팀원 확보’다. 더불어 조계사 불자들이 기도와 봉사, 취미활동을 다 조계사에서 ‘이룰 수’ 있는 날도 꿈꾼다. 모든 문화팀원들에게 희망과 치유를!

 
지역본부(북부/서부) 김계영(자비심) 부회장

북부와 서부의 지역본부에는 각각 6개씩의 지역 법회가 있다. 두 지역본부를 맡고 있는 김계영 부회장은 잠깐만 함께 있어도 활기가 전해지면서 기분이 좋아지는 사람이다. 10여 년 전, 유학을 마치고 갓 귀국한 김 부회장에게, 남편이 ‘불교 공부’를 권하면서 ‘조계사불교대학’을 추천했다. 기본교육을 시작으로, 강서지역장과 도봉지역장을 거쳐 북부권역장을 회향하고 25대 신도회 교육문화부장을 맡게 되었다. 2년만 하겠다는 다짐은 늘 이뤄지지 않았지만, 지역장 활동을 하면서 ‘내 안에 종교가 있음’을 발견했다. 초기에는 매일 천배기도를 했다. 
김 부회장은 지역 불자들에게 “저는 지는 거 못 봐요.”라고 으름장을 놓는다. 앞장서서 열심히 하는 만큼 지역법회는 활기가 넘쳤다. 더불어 그 자신도 지역장 활동하면서 당당해졌다. ‘회원 늘리는 것, 할 수 있다’라고 생각할 만큼……. 애사에는 지방까지 찾아다녔다. 덕분에 친어머니 장례 때 모두 놀랄 만큼 조계사 신도들이 많이 왔다.
올해 목표는 북부와 서부 지역본부 지역장들이 ‘지역장 하는 게 자랑스럽다’라고 느끼게 해주는 것이다. ‘행복한 얼굴’을 만들어 주고 싶다는 그 바람이 참 신기하고 멋지다.


지역본부(남부) 김향중(청정수) 부회장

지역법회는 올해 3월부터 대면 법회로 돌아갔다. 대신 각 지역이 아니라 충분히 거리를 두고 앉을 수 있을 만큼 넓은, 조계사 강의실에서 만난다. 
남부 지역본부에는 7개 지역이 속해 있다. 그 가운데 강남지역장이 공석이어서 김향중 남부 지역본부 부회장이 임시로 맡고 있다. 김 부회장의 올해 목표는 ‘사람 모으기’다. 서초지역장을 해본 그의 경험에서 우러난 지역법회 활성화의 1단계라고 할 수 있다. 
“전임 지역장이 참석하는 지역은 확실히 활성화되고 동참자가 많더군요. 그래서 서초지역 법회에도 빠지지 않고 참석하려고 노력해요.” 
특이하게 김 부회장은 산티아고 순례를 계기로 불교에 귀의했다. 8년 전, 21일간 한 코스를 완주했고, 그 고독한 길에서 자신과 오롯이 만나 수많은 이야기를 나눴던 것 같단다. 스물여섯 살부터 사업을 하면서 치열한 삶의 순간마다 가졌던 풀지 못한 의심들이 스님 법문을 듣고 확연히 풀렸다. 기본교육과 불교대학 과정에서 또 한 차례 혼란이 왔지만, 지역장 활동을 하면서 신기하게 해결되었다. 이제 포교사 25기로서, 김 부회장은 남부 지역본부를 향해 크게 “포교!”를 외치고 있다. 



지역본부(동부/중부) 윤숙녀(일법성) 부회장

조계사 35년 신도인 윤숙녀 부회장은 초대 송파지회장을 거쳐 동부권역장으로 활동했다. 지회장 시절에 늘 ‘애경사 중심의 마음 나누는 지역 모임’을 강조하며 지역 불자들의 ‘건강 발원’을 빼놓지 않았다. 더불어 부처님께 원하는 걸 빌기보다 해드릴 것이 무엇인지를 찾다가 ‘전법’이 답이라는 걸 깨닫고 지역민들을 대상으로 전법에 심혈을 기울였다. 
윤 부회장은 지난 24대와 25대 신도회에서 봉사부장 소임을 마치고 올해 초 다시 지역본부로 돌아왔다. 조계사의 모든 신도가 회원이며, 생명살림법회 등을 주관하는 등 조계사의 뿌리와 같은 지역본부에서 동네 이웃들과 함께 행복을 가꾸는 일을 좀더 하고 싶은 마음 때문이었다. 그렇게 동부 지역본부(6개 지역)와 중부 지역본부(7개 지역) 부회장을 겸하게 된 윤 부회장의 신도회 봉사는 벌써 10년째다. 
‘절에서 봉사하면 꼭 좋은 일이 생긴다’는 것을 모든 불자들에게 보여주고 싶다는 윤 부회장. 3대가 함께 사는 집에서 손자 둘을 키우면서 봉사활동까지 할 수 있었던, 그의 삶 자체가 바로 ‘좋은 일’이 아닌가 싶다.






 

노희순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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