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년간 불교대학총동문회 회장 소임을 보며 많은 일들이 있었다. 그중 기억에 남는 몇 가지 일들에 대한 소회를 풀어 본다.
첫째는 불교대학 창립 30주년을 기념하여 개최한 ‘총동문 문화대축전’을 들 수 있다.
‘총동문 문화대축전’에는 그간 불교대학을 수료하신 1,200여 명의 선후배 동문들이 결집하여 다채로운 행사를 진행하였다. 이 행사를 통해 조계사 불교대학의 위상을 보여주고 또한 ‘어린이집 놀이기구 불사’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었던 뜻깊은 행사였다. 6대 총동문회에서 총무부장을 보던 시절부터 “동문들을 대웅전 앞마당에 한번 모아봐라”는 말씀을 여러 번 들었는데 제7대 총동문회장 소임을 보게 되었다. 그리고 마침 불교대학 창립 30주년을 맞이하게 되어 동문들이 대웅전 마당에 모이는 ‘총동문 문화대축전’을 준비하게 되었다. 먼저 집행부와 임원들의 의견을 청취하였으나 전례가 없던 행사라 뜬 구름 잡듯이 정리가 잘 되지 않았고…. “동문회의 동력을 이 행사에 다 쏟아야 되느냐?” 등 수동적인 여론도 있었다. 그것은 총동문 결집효과는 크지만 본 행사에 대한 근심도 있었다고 본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필요했기 때문에 부회장님의 도움으로 세미나룸을 얻고 약 10여명이 ‘TF팀’을 구성하여 매주 1~2회 10여 차레 브레인스토밍을 진행하였다. 먼저 큰 그림으로 불교대학 개원 30주년을 기념, ‘불교대학 30년 미래 30년’으로 콘셉트를 정하고, 제1부 금강경 합송 경연, 제2부 대법회, 제3부 어울림 한마당과 ‘자비의 쌀 탑 쌓기’, ‘불교대학 30년 사진전’, ‘서원지 달기’ 등으로 구성하고, 제1차 결집, 상반기 삼사 순례로 200여 명, 제2차 결집, 연등 모연 수상 삼사 순례로 400여 명 그리고 제3차 결집, 총동문회 창립법회로 300여 명 등 법석을 진행하고, 세부 실행 방법으로 각 기수 별 ‘금강경 합송 경연’을 기획하여 56학번을 기점으로 각 선후배 기수 별 결집을 추진하였다. ‘시간은 속절없이 흘러갔다’ 그 동안 치러보지 않은 큰 행사로 프로그램, 재원조달, 업무분장 등에 대하여 임원들이 먼저 자신감을 가지고 추진을 해야 하기 때문에, 임원회의, 임원 워크숍으로는 충분한 동기부여가 어려워서 총무, 재무, 교육, 기획, 봉사, 신행, 포교, 문화, 홍보 등 9개 부서를 총무부, 기획부를 시작으로 총동문 문화대축전의 취지를 설명하고 지지와 지원을 끌어냈다.
특히, 종로노인종합복지관에서 배식봉사 후 가진 봉사부 미팅에서는 그 자리에서 모였던 차장님들 약 30여 명이 즉각적인 지지와 지원을 해 주었고, 그 후 모든 부서가 ‘동문회는 할 수 있다’라며 적극적인 동참을 해 주었다. 이어 단 한 명도 빠지지 않고 모든 임원들이 참여하는 업무분장 등 행사 조직구성을 마무리하고, 초기 TF팀을 집행부로 임원 전체로 그리고 각 기수 별로 확대하여, 문화대축전을 단계별로 정리하고 실행계획 및 콘티 확인 등 세부항목들을 빠르게 진행시켰다. 임원들이 결집되자 각 학번 별로 결집이 이루어지고 사중도 적극적인 지지를 보내 주었다. 법사 섭외, 홍보물 제작, 무대설치 등에 많은 아이디어와 지원을 아끼지 않으신 사중 대덕스님들과 교육팀장님을 비롯한 종무원분들에게 깊은 감명을 받았다. 이러한 일들은 어느 개인의 힘으로만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설사 많은 자금을 들여 진행해도 큰 가치는 없고, 모두가 참여하고 함께 이루어야 그 의미가 있다고 본다. 모든 임원들이 수희동참하여 어려움을 극복하고 큰 숲을 이루며 “우리가 해냈다”라는 자긍심을 가지던 모습을 지울 수 없다.
둘째 ‘53선지식 구법여행 시즌1’을 끝내고 ‘53선지식 구법여행 시즌2’를 재개한 일이다.
‘53선지식 구법여행’은 5대, 6대를 지나 내가 소임을 보던 7대까지 장장 4년 5개월 동안 진행되었다. ‘53선지식 구법여행 시즌 1’이 시작될 때는 끝까지 할 수 있을지 하는 우려 속에서도 총무원장 원행 큰스님을 53회차 선지식 구법여행 증명법사로 모시고 원만하게 회향할 수 있었다. 이는 여러 동문들의 노력이 모여 이룬 자랑스러운 성과라고 자부한다. 그후 그 동안의 자료를 모아 53선지식 구법여행 법문집 <조계사에서 길을 물었더니>를 발행하였고 다시 떠나는 ‘53선지식 구법여행 시즌 2’를 재개하였다.
셋째 조계사 불교대학 총동문 선종사찰 순례단의 일이다.
지난 2019년 8월 27일부터 조계사 불교대학 총동문회는 ‘찾아가는 53선지식 구법여행’의 일환으로 선사들의 가르침을 찾아 중국 선종사찰 순례길에 올랐다. 순례단은 선종의 삼조사, 사조사, 오조사를 참배하였다. 먼저 황매산 사조사를 찾아가는데 사찰측에서 번을 세우고 일산을 들고 징을 울리며 황제 행차에 준하는 의전 5단계로 사조사 방장스님께서 직접 일주문 앞에서 총동문회 순례단을 반갑게 맞이하여 주었다. 대한민국 불교 1번지인 조계사의 위상을 볼 수 있는 한 단면이었다. “계·정·혜의 힘으로 우리 마음의 주인이 되어야합니다. 마음으로 수행하고 자성의 불성을 찾고 우리 스스로 주인이 됩시다”라는 사조사 방장 명기스님의 법문이 아직도 귀에 울리는 듯하다. 중국 대륙을 종단하며 백두산 천지에 올라 참회하며 불심을 다 잡았다. 비바람 속에 한발 한발 “업·장·소·멸! ~~참·회!”를 되뇌이며 천지를 향해 오르는 길은 빗속에서도 환희로운 여정이었고 올라가자 마자 시야를 가리던 안개가 걷히면서 드러난 백두산 천지의 모습은 감동이었다.
넷째 ‘대웅전 열 지킴이 봉사’를 들 수 있다.
지난해 초 전세계가 코로나19의 공포에 휩싸여 밖의 출입도 두려워할 때 총동문회를 이끌고 그 누구도 꺼려하던 ‘대웅전 열 지킴이 봉사’를 진행하였다. 그렇게 약 3개월간 진행하여 조계사를 지켜낸 일 등 보람 있는 일이 많았다. 아쉬운 점도 많았지만 돌이켜 보면 ‘이 일을 우리가 해냈는가?’ 하며 감탄한 적이 많았다. 이 모두가 우리가 함께 하기에 이룰 수 있었다.
이렇게 한 마음으로 일을 할 수 있었던 모든 것이 부처님 은혜이고, 불법을 만난 것이 내 삶의 최고의 가피이다.
개인적으로도 국내 유수의 건설사들과 견주는 프로젝트 규모 1조원이 넘는 사업의 공개 공모에서 선정되는 영광 등등 일일이 말할 수는 없는 최고의 가피를 입었다.
부처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