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마스크를 벗고 촬영하였음. 좌측부터 조계사불교대학원 학생회장 김택유, 교육지원팀장 강미정, 조계사불교대학 학생회장 조묘상,교육본부 장경태 부회장, 조계사불교대학 총동문회장 윤청옥, 교육기획팀 수석차장 김영인, 교육봉사팀장 도영숙, 교육기획팀장 김용안
조계사 신도회 교육본부(부회장: 성해 장경태)는 교육기획팀, 교육봉사팀, 교육지원팀, 불교대학팀, 불교대학원팀 등 다섯 팀과 불교대학 총동문회로 구성되어 있다. 조계사 신도교육과 관련된 행사와 활동을 지원하고, 때로는 주관하며 앞장서서 이끄는 것이 교육본부의 소임이다. 불법으로 이끄는 도반, 교육본부 팀장들과 총동문회장을 소개한다.
조계사 신도교육은 입문과정(기본교육), 심화과정(천수경, 반야심경, 금강경), 전문과정(불교대학, 불교대학원), 선림원, 참선입문, 자율선원 등 체계적으로 짜여 있다. 기본교육 3개월 과정을 마치고 불교대학과 대학원, 선림원 등 교육과정을 다 마치려면 적어도 7~8년은 걸린다.
신도회 교육본부는 기본교육부터 불교대학원까지, 이 과정과 관련된 모든 단체와 조직을 이끌고 관리하는 일을 맡고 있다. 교육본부 운영회의(5개 팀 팀장 및 삼직, 총동문회 회장 및 9개 팀장)를 중심으로 전체 행사와 활동 등을 논의하고, 팀별 활동도 공유한다. 교육본부의 중요 소임은 기본교육 수강생 수 늘리기, 불교대학 진학률 높이기, 졸업 후 조계사 신행조직에 자리 잡도록 지원하는 일 등이다.
교육본부 장경태(성해) 부회장
장경태 부회장은 조계사불교대학 개교 30주년이었던 지난 2019년, 제7대 총동문회장으로서 ‘총동문 문화대축전’을 성황리에 치러 불교대학과 총동문회의 위상을 한껏 높였다. 총동문회 기획 수석, 총무부장 등을 역임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고, 덕분에 동문회장 재임시 참신한 기획과 치밀한 추진력으로 총동문회 활성화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을 들었다.
현재 총동문회 상임고문을 겸하고 있는 장 부회장은 장장 4년 5개월에 걸쳐 진행된 ‘53선지식 구법여행 시즌 1’을 작년에 회향하고, 시즌 2를 다시 시작한 것을 큰 보람으로 여긴다. 시즌 1에서 만난 선지식들의 말씀을 《조계사에서 길을 물었더니》라는 제목으로 묶어 발행했다. 불법을 만난 것이 ‘삶의 최고의 가피’라는 장 부회장. 코로나가 시작되었던 작년 초, 대웅전 체온 측정 봉사를 대부분의 봉사자들이 꺼릴 때 불교대학 총동문회가 선뜻 나서서 3개월간 맡아준 일에 대해 큰 고마움과 자부심을 느꼈다고 털어놓는다.
조계사불교대학 학생회장 조묘상(보리수)
총 2년 4학기 과정의 조계사불교대학은 평일 주·야간반(화)과 토요반, 각 학년 당 3개 반씩 총 6개 반이 개설되어 있다. 1989년 1년 과정의 ‘여성불교교양대학’으로 출발해서 1992년 2년 4학기제로 재정립했다. 1994년 제1회 졸업생부터 2020년 제27회까지, 약 4천 명의 불교계 인재를 길러냈다. 조계사불교대학 제29대 조묘상(보리수) 학생회장은 작년 1년간 대부분 비대면 수업을 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을 못내 아쉬워한다.“저희 64학번은 입학하면서부터 활동을 거의 못했어요. 3천배 행사도 1,080배로 줄여서 할 수밖에 없었어요. 올해는 꼭 여법하게 치를 수 있기를 바랍니다.”올 3월부터는 큰 강의실에서 사회적 거리를 지킨 채 대면 수업을 하고 있다. 하지만 사찰 순례나 졸업여행 등을 못 가게 될지 몰라 걱정이다. 서로 만날 기회가 없던 학생들이 그나마 지난 부처님오신날 기념 바자 때 함께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불교대학 학생회는 학생회장과 부회장(운법 김양배), 5개 팀(총무, 재무, 기획, 봉사, 신행)의 팀장 및 부장, 차장(2)까지, 총 17명의 임원이 함께 움직인다. 조 회장은 어렸을 때 ‘묘상(妙相)’이라는 이름이 싫다면서 아버지께 투정을 부리고는 했다. 그런데 낯선 스님의 “이름 참 좋다!”라는 말씀 한마디에 자부심이 생겼다. 부처님과는 그렇게 깊은 인연이었나 보다.
불교 공부가 하고 싶어 스스로 찾아온 조계사에서는 공양간 봉사조차 환희심이었다. 오는 7월 임원 템플스테이를 앞두고, 임원들에게 감사의 말을 꼭 전하고 싶다는 조 회장. 서로 하심하고 보듬어주는 도반들을 보면 저절로 행복해진다는 말이 긴 여운으로 남는다.
조계사불교대학원 학생회장 김택유(청정)
조계사불교대학원 학생회는 이번 회장단이 제5대에 해당한다. 불교대학원이라는 교육기관은 우리 불교계에 아주 드물고, 특히 사찰 단위에서는 거의 유일하다고 볼 수 있다. 다른 불교대학 출신이나 다른 사찰 신도에게 입학 기회를 주는 것도 그 때문이다. 불교대학원도 2년 4학기제로, 평일 주·야간반(월)과 토요반이 있으며, 한 학년 당 3개 반이 개설되어 있다.
“학생들 단합이 훨씬 잘 돼요. 더 많은 시간을 함께한 덕분이죠.”김택유 학생회장은 코로나19로 학생들의 소통 기회인 성지순례가 무산된 것과 부처님오신날 행사를 더 성대히 치르지 못한 것이 가장 아쉽다고 한다. 출퇴근길 차안에서 반야심경이나 천수경을 독송하고, 조계사 2시 기도에도 가끔 동참한다는 그는 아직은 직장에 매어 있어 자유롭지 못한 편이다. 하지만 학생회 일은 그에게 늘 최우선이다.33년의 은행원 생활이 몸에 밴 김 회장은 모든 것을 소비자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접근하는 것을 자신의 장점으로 꼽는다. 도반들을 대할 때나 임원들과의 관계에서도 그것이 힘이 된다고 한다.불교에 귀의한 것이 가장 잘한 일이라는 김 회장. 기도와 예불을 마치고 나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자녀들이 무탈하고 건강한 것, 그것이 가피임을 새삼 느낀다.
조계사불교대학 총동문회장 윤청옥(묘법장)
교육본부에서 회원이 가장 많은 조직이 불교대학 총동문회다. 총 회원이 3,500여 명, 활동 인원만 180여 명이다. 제8대 묘법장 윤청옥 총동문회장의 어깨가 가볍지 않은 이유다. “연회비를 내고 활동하는 회원이 약 300명이에요. 정기적으로 법회를 하고, 공감하는 활동을 하니까 동문회에 애정을 갖는다고 생각해요.”가장 중요한 건 정기법회다. 한 달에 세 차례, ‘조계사성역화 원만불사 발원 천수다라니기도’(첫째 금), 교육법회(둘째 금), 53선지식 구법여행 시즌 2(넷째 금)를 진행한다. 동참자가 웬만한 사찰 법회 규모를 넘어선다. 특히 ‘53선지식 구법여행’은 불교신문사와 업무협약을 맺고 2015년 11월부터 4년 5개월간 진행한 대작 불사다. 매달 선지식 한 분을 초빙해서 법문을 듣고, 1년에 한 차례는 해외 사찰을 찾아간다. 미얀마, 라오스, 인도네시아, 베트남, 중국 등에서 만난 선지식들의 법음도 큰 감동을 주었다. 마침내 지난해 6월, 총무원장 원행 스님을 모시고 시즌 1을 회향하고, 현재 시즌 2를 진행 중이다. 또한 동문을 한 자리에 불러 모으기 위한 ‘제2회 총동문 문화대축전(10.9)’도 자비도량참법기도 등, 세 차례의 결집 법회를 거치면서 역량을 높여가는 중이다. 모든 일은 ‘운영위원회’를 통해 의결되는데, 매월 회장과 상임고문, 고문, 감사, 부회장(8), 9개 팀의 팀장·수석차장·차장 등, 60~70명이 참석한다. 윤청옥 총동문회장은 기본교육(77기)을 수료하고, 총동문회 제5대와 6대, 7대 재무팀의 재무차장과 수석차장, 부장으로 견문을 넓혀, 현재 제8대에서 총동문회를 이끌고 있다.
교육지원팀장 강미정(법연지)
교육지원팀은 사중 교육국의 행정업무를 지원하는 봉사자 12명이 활동하고 있다. 봉사 경력이 10년 넘은 팀원이 대부분인데, 요일별로 조를 짜서 일주일에 하루는 꼬박 교육국에서 자리를 지켜야 한다. 이를 ‘요일봉사’라고 부르며,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매일 두 명씩 배정되어 있다.
불교대학 등의 신청서 접수와 컴퓨터 입력 등 단순한 행정업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컴퓨터도 다룰 수 있어야 하고, 문의내용을 잘 파악해서 답해줄 수 있는 불교 지식도 갖추어야 한다. 친절과 원만한 성격은 기본 필요조건이다. 교육지원팀 강미정 팀장은 기본교육을 마치고 4년간 백송대학에서 봉사했다. 2000년 반야법회와 인연이 되어 10여 년간 전방 군부대로 한 달에 한 번씩 떡볶이 봉사를 다녔다. 불교대학 입학 전, 신도회 사무처에서 총무차장으로 활동했는데, 어릴 때 본 친정어머니의 영향이 적지 않다.
“어머니는 성철 스님께 법문도 듣고 수계도 받은, 신심 깊은 불자였어요. 큰오빠도 성철 스님을 친견하려고 3천배를 할 정도였고, 공무원이었던 아버지는 인사이동 등 중요한 일을 앞두면 어머니께 ‘절에 가서 기도 좀 하고 오라’며 등을 떠미셨어요.” 조계사가 큰 절이라 ‘조용히’ 다닐 수 있으려니 하는 생각을 접고 보니 이일 저일 할 일이 눈에 띄더라는 강미정 팀장. 서로 배려하고 화합하는 팀원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면서, 아들과 딸의 좋은 인연 찾기도 조심스레 발원한다.
교육봉사팀장 도영숙(보명화)
교육봉사팀원은 ‘동행도반’이라고도 불린다. 그 이름이 더 정겨운 건 ‘도반’이라는 말 때문인데, 함께 길을 가는 친구처럼 도반으로 함께한다는 뜻이다. 이 팀에는 도영숙 팀장을 포함해서 15명의 팀원이 활동하고 있다. “기본교육 수료식장에서 ‘고맙다’, ‘고생했다’라며 손을 잡아주는 사람들을 만날 때 큰 보람을 느껴요. 만발봉사 때 옆에서 함께 해주고, 조계사에 관심 갖는 참불자로 이끌어주는 것이 저희들 할 일이죠.”
기본교육 3개 반에 각각 5명씩 팀원을 배정하고, 수강생을 5개 조로 나눠 단체카톡방을 만들어서 소통하게 하는 등, 교육봉사팀의 할 일이 소소하지만은 않다. 62학번이 주축을 이루는데, 불교대학 도반의 인연이 깊고 길게 이어지는 모습이다. 도영숙 팀장은 고등학교 불교학생회 출신으로, 일찍이 부처님 법을 만났다. 여고시절에는 옷자락에서 향내가 날 만큼 많은 시간을 절에서 보냈다. 나이가 지긋해진 어느 날, 불교를 공부해서 부처님 같은 미소를 지어야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어 기본교육과정의 문을 두드려 오늘에 이르렀다. 교육봉사팀 동행도반들의 교육생들을 향한 배려와 정성에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한다.
교육기획팀장 김용안(옥천)
2021년에 새로 만들어진 교육기획팀은 팀원이 단 둘뿐이다. 김용안 팀장과 김영인(일향지) 수석차장. 두 사람은 기본교육과정에서 만나 불교대학(62학번)을 같이 다녔고, 학생회 부회장과 총무로서 일찍이 뜻을 함께해왔다. 좋은 인연은 길게 가는 법, 장단점을 잘 아는 사이인 만큼 서로 넘치면 덜어내고 부족하면 채워주면서, 팀을 빠른 속도로 자리 잡게 하고 있다.
교육기획팀은 일종의 ‘전략팀’이다. 교육본부가 소화해야 할 행사와 사중 행사의 봉사 일정 및 봉사자 배치 등을 조율한다. 교육본부는 활동 인력이 풍부해서 봉사자 확보에는 별 어려움이 없는 대신, 오히려 코로나19로 인해 사중의 행사 규모가 축소되면서 행사 동참 인원을 줄여야 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용안 팀장은 이력도 남다르지만, 생각의 흐름도 독특하다. 독실한 불자 집안에서 태어났으나 신부님과의 친분으로 5년 전까지 타종교 신도로 살았다. 조계사 가까이 이사 오면서 ‘종로에 백송이 있는 절이 있다’라는 말을 기억해내고 조계사를 찾아왔다. 당연한 듯 기본교육을 신청하고, 그 다음은 물 흐르듯 불교대학과 대학원을 마쳤다.
“기본교육 때 자원해서 반장을 맡았는데, 공부도 좋지만 도반들과의 만남이 더 좋았어요.”그 뒤부터 봇물 터지듯 만발봉사를 비롯해서 온갖 봉사에 발 벗고 나섰다. 그것도 엄청 열심히……. 부처님오신날에는 새벽 1시부터 절에 나와 ‘주지스님 다음으로 바쁜 사람’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김 팀장이 열심히 봉사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내가 열심히 하면 남들이 편하겠다.’ 싶어서다. 새삼 ‘불청지우(不請之友 청하지 않아도 찾아와 벗이 되어주는 친구)’를 생각나게 하는 그에게는 독특한 원력이 있다. 주문 걸듯, 자신에게 다짐하듯 회의 때마다 같은 말을 반복한다. “조계사 불자의 남녀 비율을 반반으로 만들 겁니다. 죽을 때까지 저의 꿈입니다.” 지금은 남녀 신도의 비율이 15:85라는 말도 덧붙이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