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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완료] 원명스님의 마음산책

밀린다왕문경(10) 부처님(佛陀)은 실재(實在)하는가

  • 입력 2021.10.01

밀린다팡하 Milindapanha, 나가세나비구경 

 

 대부분은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실제로 존재하셨다고 당연하게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역사적인 여러 자료를 통하여 특히 아쇼카 석주를 통하여 의심한 바 없이 실재하셨다고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때때로는 그 부처님이 생존해 계신다면 무엇이 가장 궁금하고 무엇을 여쭈어 볼것인가, 그분의 모습은, 그분의 목소리는, 등등의 궁금함.
이러한 궁금함은 비단 지금뿐만 아니라 밀린다 왕도, 
그 당시의 사람들도 역시 그러했었습니다.
부처님께서 실존했는가의 의문스러움을 밀린다 왕을 통하여 접근해 보겠습니다. 

 

왕은 물었다. 
나가세나 존자여, 부처님을 보신 적이 있습니까. 
아닙니다. 대왕이여. 
그러면 그대의 선생께서는 부처님을 보신 적이 있습니까. 
아닙니다. 대왕이여. 
나가세나 존자여, 그렇다면 부처님은 계시지(實在) 않습니까. 
대왕이여, 그대는 히말라야 설산에 있는 우아하아 강을 보신 일이 있습니까. 
아닙니다. 존자여. 
아니면 그대의 아버지께서 우아하아 강을 보신 일이 있습니까. 
아닙니다 존자여. 
대왕이여, 그렇다면 우아하아란 강은 없습니까. 
존자여, 그 강은 있습니다. 나도 아버지도 우아하아 강을 본 일이 없습니다. 
그러나, 우아하아 강은 실제로 있습니다. 
대왕이여, 마찬가지로, 나도 선생님도 부처님을 본 적은 없습니다. 
그러나, 부처님이란 분은 실제로 계셨습니다. 
잘 알겠습니다. 나가세나 존자여.  

 

세계의 문명의 시작과 발전은 강을 중심으로 형성되었다는 것은 역사적인 과정을 통하여 잘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경전에도 강의 존재를 부처님께서 실재했는가의 비유로 사용될 만큼 강의 존재는 대단했던 것 같습니다. 
인도에서 인더스 강의 역사적인 의미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인도의 축제와 인도 아대륙의 성지화 전략과 관련하여 지리적인 영역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강의 존재이다. 인도의 강은 일반적으로 강의 발원지에 따라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다. 즉 발원지가 히말라야로부터 시작하는 강들과 인도 아대륙 내부에서 발원을 하는 강들이다. 
첫 번째 부류에 속하는 강들은 다시 최종적인 종착지가 어디인가에 따라 벵골 만으로 이어지는 강가 중심의 강가 시스템과 아라비아 해로 빠지는 인더스 강 중심의 인더스 시스템으로 분류가 된다.
이 중에서 인더스 강은 인도의 고대 문명의 발흥과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다.
인더스 계곡 문명(Indus Valley Civilization)이라고 부르는 인도의 고대 문명은 기원전 약 3300-1300년에 있었으며, 기원전 2600-1700년경에 전성기를 누렸던 문명이다.
인도의 세계관과 문화를 이해하는 데 있어서 인더스 강의 위치는 절대적인 위치를 차지한다. 인더스 강은 지리적인 개념에서 보면 그 길이가 3180킬로에 달하여 풍부한 물 때문에 농업을 비롯한 고대 문명의 발달을 조성하기에 충분한 조건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인더스 계곡 문명은 지금은 하랍파 문화라고 부르는 것을 선호한다. 
전성기 하랍파 문화의 중심적인 역할을 했던 모헨조다로와 하랍파 두 지역은 현재 파키스탄에 위치하고 있다. 모헨조다로는 인더스강 하류 지역인 신드 지방에서, 하랍 파는 인더스강 상류 지역인 펀잡 지방에서 수도와 같은 행정 도시였던 것으로 추정이 된다. 
모헨조다로는 ‘죽은 자의 언덕’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모헨조다로의 드라비다 식 이름은 ‘꾸꾸따르마’로 알려져 있는데 꾸꾸따는 ‘젊은 수탉’의 뜻이고, 르마는 ‘도시’라는 의미이다.
즉 그 당시에 있었던 닭싸움이 종교적인 중요성을 갖고 있었고, 닭을 키우는 목적도 식용보다는 종교적인 목적이었다는 것을 추측하게 된다.
 

인도 최고(最古)의 경전인 리그베다에는 인더스강이 신비의 강으로 묘사되어 있다. 
원래 인더스강은 신두(Sindhu)라는 이름으로 불렸는데 신두라는 말의 의미는 ‘전율하는 물이 있는 지역’이라는 의미이다. 
대부분의 강들은 여신으로 비교되면서 문법적으로 여성형을 사용하고 있는데 인더스 강은 남성형을 사용하면서 강한 용사의 이미지로 묘사된다. 
고대 시대에 있어서 인더스 강 너머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신비의 근원이기도 하였고, 페르시아의 다리우스 왕은 기원전 510년경 탐험대를 보내기도 하였다. 
원래 인더스 강을 가리키던 신두라는 산스크리트어는 
페르시아 사람들이 S 발음을 제대로 할 수 없었던 관계로 힌두(Hindu)라는 말로 표현이 되었다. 그러므로 인도 사람들을 가리키는 힌두라는 말은 ‘인더스 강 너머에 있는 사람들’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힌두교를 의미하는 힌두이즘은 인더스강 너머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종교뿐만 아니라 그들의 삶과 문화와 철학을 총칭하여 일컫는 말로 발전이 된 것이다. 
인더스 강은 히말라야 산악지대에 위치한 티벳에 있는 만사로바 연못에서 발원을 해서 펀잡 지방으로 흐르다가 아라비아 해로 흘러 들어간다. 
펀잡 지방은 인도 최고의 곡창지대로서 삼모작까지 가능한 지역이다. 
펀잡이라는 단어의 뜻은 펀츠(다섯)+압(강)으로 구성되어서 ‘다섯 개의 강이 흐르는 땅’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 다섯 개의 강은 인더스강과 연결이 되는 체나브, 젤롬, 라비, 써틀레지, 베아스 강을 의미한다. 인더스 강과 인더스 강과 연결되는 다섯 개의 강으로 말미암아 이 지역의 땅은 인도 아대륙에서도 가장 비옥하고 특별한 신의 축복을 받은 땅이 되었다고 일컫는다.”*

 

*<이윤식, 인더스강의 이야기>

 

원명스님 (조계사 부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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